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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뿌직116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지난 세기는 대가속의 시대였다.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겪었다. 섭취하는 식량이 개선되었고, 이용하는 에너지가 대폭 늘었다. 전 세계는 글로벌 상품 사슬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세계지리를 가르친다. 인구도, 식량도, 에너지도. 모두 시험에 나오는 지식으로 이해하고 있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는 선진국 중산층 이상에게 호소하는 글이다. 슈퍼컴퓨터와 첨단 모델링을 동원해도 일기예보는 틀릴 수 있고, 당연히 과학자들이 시나리오도 어긋날 수 있다. 반증 가능성이 있어야 과학 이론이라는 점을 오해한 모양인지, 과학자들의 측정과 분석과 예측 모두 틀렸다는 주장도 있다. 자본주의 팽창의 수호를 위해 지구 시스템에 대한 온갖 추측을 무시하는 반지성주의는 그토록 비판하는 종말론과 똑같다. 화석연료 .. 2022. 8. 20.
전라디언의 굴레 한반도는 오랜 기간 쌀을 중심으로 하는 농업국가였다. 산업화는 1960년대 이후 극히 짧은 기간에 급속도로 진행되었으며, 그 전까지는 기후가 따뜻하고 평야가 넓은 지역은 인구밀도가 높을 수 밖에 없었다. 조선시대까지 하삼도로 불리는 호남, 영남, 충청은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었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급속한 변화는 그 이전과 이후의 공간구조를 완전히 다르게 만들었다. 도시화는 도시 인구의 비중이 늘어나는 현상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이 그러하듯, 이러한 도시화는 어쩔 수 없이 그나마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간주되는 수위도시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중앙집권적 체제와 군사독재와 산업화는 우리나라의 도시화에 독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촌향도의 목적지가 되는 도시가.. 2022. 7. 13.
고기의 역사 먹을거리는 인간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에너지를 제공한다. 먹을거리는 본능이다. 그리고 동시에 문화이다. 고기의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현대에는 고기 자체가 문명화와 대척점에 서있는 것처럼 취급받고, 채식주의는 옳고 그름의 영역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고기의 역사는 고기지리에 대해 다룬다. 경제지리나 농업지리까지는 익숙해도 고기지리라는 말이 참 생소한데, 대놓고 국제적인 감염성 질병의 발생같은 사회적인 이유도 고기지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진술이 나온다. 그야말로 인류의 기원과 고기 섭취부터, 문명의 발전과 고기의 미래까지 다루는 것을 보니 고기지리가 맞는 모양이다. 책이 다루는 소재나 챕터별 구분은 아주 마음에 든다. 고기소비의 시작, 고기소비의 문화, 고기생산의 지리,.. 2022. 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