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거리는 인간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에너지를 제공한다. 먹을거리는 본능이다. 그리고 동시에 문화이다. 고기의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현대에는 고기 자체가 문명화와 대척점에 서있는 것처럼 취급받고, 채식주의는 옳고 그름의 영역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고기의 역사는 고기지리에 대해 다룬다. 경제지리나 농업지리까지는 익숙해도 고기지리라는 말이 참 생소한데, 대놓고 국제적인 감염성 질병의 발생같은 사회적인 이유도 고기지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진술이 나온다. 그야말로 인류의 기원과 고기 섭취부터, 문명의 발전과 고기의 미래까지 다루는 것을 보니 고기지리가 맞는 모양이다.
책이 다루는 소재나 챕터별 구분은 아주 마음에 든다. 고기소비의 시작, 고기소비의 문화, 고기생산의 지리, 고기가공의 지리, 미래의 고기소비, 우리나라의 고기소비. 그런데 저자가 여럿이라 그런지 문체며 깊이가 툭툭 튄다. 게다가 저술하신 분들이 모두 교수님들이라 그런지 딱딱하게 다가오는 부분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 중에는 참고할만한 부분이 참 많다. 고기 이야기를 진지하게 다룬다면 이런 책도 나와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독자에게 조금 더 친절한 책이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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