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직뿌직116 한국인의 기원 한국인에 대해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단일민족 신화를 강요받은 세대도 아니고, 혈통의 단일집단이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인종은 피부의 색을 임의로 구분한 것에 가까운 것임을 알게 되었고, 민족이라는 번역어가 가져오는 문제점도 인지하였다. Y하플로그룹과 미토콘드리아 DNA를 통해 부계와 모계 혈통을 추정해볼 수 있다는 점도 듣긴 했다. 결국 한국인이라는 것은 고대 삼한일통과 현대의 대한민국 사이 어딘가에서 많은 사연을 안고 있는 정도로 뿌옇게 자리잡고 있었다.한국인의 기원은 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한다. 인류의 기원부터 현대의 기후변화까지 세계 곳곳을 훑으며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책을 읽다보면 어떻게 한 인간이 이렇게 방대한 사실을 엮어서 이야기로 만들 수 있.. 2024. 12. 18. 축소사회 대한민국 총인구는 2020년 정점을 맞이했다. 남북한 합쳐서 7천만이 넘는 인구가 거주한 것은 지구에서 한반도가 만들어진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대부분의 지역이 그렇듯 인구 팽창의 시기에는 다양한 지표가 함께 변화한다. 우리도 그렇게 지난 세기 급격한 인구 팽창을 경험하였다.축소사회 대한민국은 현재 문제를 구석구석 다루어준다. 어렵고 복잡한 이야기를 가급적 쉽고 재미있게 풀어주는 것을 보면 저자가 교사라는 특성을 잘 살렸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점은 인구문제의 양상이 지역별로 상이하다는 점을 풀어주는 것이다. 인구문제의 충격을 줄일 수 있는 기회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메시지도 와닿았다.도시의 저임금노동자를 지탱하기 위한 저곡가 정책으로 농촌 인구의 이탈을 유도하고, 이를 다시 도시 저임금노동자 공급으로 활용하.. 2024. 11. 29. 채식주의자 어린 시절 만화책을 정말 좋아했다. 수염이 날 무렵부터는 배를 깔고 누워 대하소설을 읽었다. 토지,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 임꺽정, 객주, 혼불 등 시작을 하면 끝까지 헤어나올 수 없었다.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시기가 꽤 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직장인이 되고 십 년이 지나 게임도 잘 하지 못하고 책도 별로 읽지 않는다. 그런 형편이니 문학을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은 부끄럽지만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그래도 경사라며 기사가 나오는데 한강 작가의 작품에 호기심이 생겼다. 한켠에 두 칸 짜리 책꽂이를 두고, 학급문고라고 이름을 붙인 교실이 있었다. 아마도 학급 담당 교사의 성품이 담겨있을 터이다. 눈에 보이게 채식주의자 책이 놓여있었고, 분명 학생들이 읽었으면 하는 마음이었겠지만 염치없게도 수업하러온 내가 .. 2024. 10. 18. 이전 1 2 3 4 ··· 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