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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뿌직116

외국어 전파담 언어를 가르친다. 정확하게는 언어의 분포와 전파를 가르친다. 인간의 문화에서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기 때문에, 문화지리에서 언어가 작은 주제라고 말하긴 어렵다. 그래서 언어학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는 주제에 공용어, 국어, 모어, 제1언어, 제2언어, 어족, 어군, 문자, 분화, 피진어 등의 개념을 설명한다. 외국어 전파담은 실로 놀라운 책이다. 미국 사람이 외국어인 한국어로 외국어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했기 때문이다. 전근대 엘리트들을 중심으로 하는 텍스트 중심의 문해능력부터, 제국주의 시기를 거쳐 사회자본으로 언어가 기능하는 양상과 회화의 중요성 확대 등 외국어에 대한 큰 흐름을 살펴준다. 특히 언어와 교육의 관계를 중요하게 표현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제국주의가 원주민은 강제로 교육하고.. 2020. 4. 4.
우산도는 왜 독도인가 독도 교육은 사실 마음 한켠이 무겁다. 그래도 독도 교육을 한다. 다른 교과에 비해 지리가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얼마 되지 않는 영역임을 안다. 국가적으로도 이 영역 만큼은 인정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국토를 가르치는 입장이고, 애국심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무거운 것을 어떻게 하나. 독도 교육의 주요 내용은 독도가 지리적, 역사적, 국제법적으로 우리 영토임을 주장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등학교 한국지리에서 욕심을 내고 많이 할애해 봐야 한 차시인데, 우리에게 유리한 사실들만 가르치더라도 수용이 어려울 정도로 분량이 많다. 설사 무리해서 시간을 더 확보하더라도, 우리에게 불리한 근거를 소개하고 반박하는 것은 더 어렵다. 하물며 한자와 영어를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아이들에.. 2020. 3. 2.
군주론 나이를 먹으면서 '해야 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고민이 지구 반대편의 오백년 전에도 충분히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철학도 지리적 맥락이 있다는 말이 새삼 다시 떠올랐다. 춘추전국 시대가 백가쟁명을 낳았고, 폴리스가 고대 그리스 철학을 낳았다. 결국 교황령, 베네치아, 밀라노, 피렌체 등으로 찢겨진 이탈리아가 프랑스, 에스파냐, 신성로마제국 등 주변국과 영향을 주고받는 상황에 대해 알아야 이해가 가능하다. 그래서인지 편집자들은 저자소개 바로 다음 지도부터 제시한 것 같다. 마키아밸리에게는 당연한 배경이었을 내용들이 자연스럽게 툭툭 제시된다. 이탈리아가 아닌 한국에서, 중세가 아닌 현대에 사는 사람에게, 모세부터 메디치에 이르는 수많은.. 2020.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