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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뿌직116

공정하다는 착각 아이들의 면접을 지도하다보니 여러 차례 언급되었다. 이 책이 대체 뭐길래 성전처럼 떠받드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아마도 예상되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 부담 없이 펼쳤다. 공정하다는 착각은 아주 미국적인 책이다. 능력주의의 밑바닥에서 자신의 불우함은 자신의 탓이 된다. 우리나라의 개천용 담론과도 닿아있기도 하고, 아무래도 입시경쟁이 치열한 우리의 중등교육에서는 시사하는 바가 없지는 않다. 윤리에는 시공간적 맥락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좋아할 이유가 있는 책이라는 점은 확실히 알겠다. 2022. 1. 12.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추천받은 기억은 확실한데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다가 이제야 접했다. 환경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맹목적인 행동을 강요하는 듯한 분위기 조성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끌리듯이 읽은 것 같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은 환경으로 종말론을 말하는 사람들에게 날리는 한 방이다. 사람은 살다보면 기꺼이 고기를 먹을 상황이 존재하고, 개를 잡아먹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아무래도 미국 기준의 이야기가 다루어지긴 했지만, 환경을 위한다고 하면서 결국 종말론을 펼치려는 사람들을 비판한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있다. 특히 남들이 차지한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에 대한 서술이 와닿았다. 필요한 것들을 부모가 충분히 주지 못하고 사회가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 식량을 요구할 권리도 없다. 발 디딜 곳에 남아있을.. 2022. 1. 12.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 한국에서 지리를 가르치는 입장이다보니 한국을 다룬 지리 책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생긴다. 국권침탈기 대한제국을 여행했던 이사벨라 버드 비숍은 국어 시간에 한토막을 접한 기억이 있었다. 너무 옛날 문체라 읽기 어려우면 어떡하지 겁냈다가 개정판이 나왔다기에 부담 없이 펼쳤다.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은 영국의 지리학자가 본 조선의 기록이다. 카레와 카메라를 들고 한강을 거슬러 올라가던 모습이 그려진다. 밥을 먹어 똥똥해진 아이의 배를 만지거나 절절 끓는 온돌방에 대한 서술은 정겹기도 하고, 벌레가 들끓고 찬 바람을 맞아가며 산을 넘는 서술은 고생길이 뻔히 보인다. 시대상도 곳곳에 드러나 있는 점은 매력으로 꼽을만 하다. 다만 읽다 보면 뭔가 끊기는 느낌을 자주 받아 아쉽다. 아마 번역상의 문제일 듯 한데, 번.. 2022. 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