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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재난 국가 지역이해를 가르치다보면 권역을 다루게 되는데, 문화권을 설명하며 유교자본주의를 언급한다. 하지만 가르치면서도 동아시아문화권을 유교라고 해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 들긴 했다. 몬순기후와 쌀농사와 한자와 유교와 불교와 조공체계와 발전국가와 안행형모델이 뒤섞인 이 권역에게 어울리는 표현은 끝내 매듭짓기 어려웠다. 쌀 재난 국가는 환경결정론으로 남한 사회를 설명한다. 문화의 기저에 자리잡은 벼농사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점이 지루할 법도 한데 꽤나 신선하다. 특히 재난과 국가의 역할을 연결짓는 설명이 아주 명쾌하고 깔끔하게 다가온다. 국난극복이 전국민레포츠라는 자조적인 표현의 광석을 캐낸 기분이다. 벼농사로 시작은 했지만 결국은 연공서열제를 비판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그래서 기승전연공서열제로 .. 2021. 10. 19.
과학콘서트 중학생 때 읽었어야 할 책이었다. 그 사이 교사가 되었고, 아이들이 읽는 모습을 본 적 있다. 이제야 잡게 되었는데,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과학콘서트는 인간 냄새가 나는 과학책이다. 고등학교에서 물리학을 제대로 배운 것은 아니지만, 세월의 풍화에도 유난히 열정적이던 물리1 방과후학교 장면이 아스라히 남아있다. 뉴턴역학으로 무엇이든 설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채우다가 빛의 이중성으로 결국 아무것도 모른다며 마무리하는 이야기의 흐름이 멋졌다. 읽다보니 이름도 시기도 모르는 그 물리 수업이 다시 떠올랐다. 자연과학이 너무 인간에게서 멀어지는 점에 문제의식을 가졌다고 밝히는 것 답게, 구석구석 일상과 닿아있는 많은 주제를 건드려주는 모습이 매우 교육적이다. 자연과학과 인문학과 사회과학과 공학의 접점으로 결국 .. 2021. 10. 14.
아메리칸 팜스 아메리칸 푸드 한국지리는 대한민국 광복 이후 고등학교에서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가르쳐온 중요한 과목이다. 아니 이미 광복 이전 신흥무관학교에서부터 가르친 유서깊은 과목이다. 국토도 아는만큼 사랑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회탐구영역의 일반선택과목으로 인기가 예전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꽤나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름은 한국지리이지만 다루는 영역이 많다. 국토인식, 공간정보, 지리지, 고지도, 영토, 지형, 기후, 토양, 촌락, 도시, 농업, 공업, 서비스업, 교통, 관광, 국토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그 이후에 남한과 북한을 다룬다. 사실상 지리학의 기초와 한국의 지리가 더해진 셈이다. 그래서 교과서에 있는 한 줄은 그야말로 집약시키고 집약시킨 정보 그 자체이다. 호남평야의 쌀농사는 한반도에 거.. 2021.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