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뿌직뿌직116

말레이 제도 월리스 선을 들어본 정도였다. 동물지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라는 수준의 막연한 생각이었다. 음모론처럼 다윈보다 유명했어야 할 비운의 학자라는 환상만 있었다. 어째서 지리교육에서는 학자 이름이 나오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다. 크리스탈러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훔볼트도 생소한데 월리스까지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긴 하다. 말레이 제도는 여행기다. 어쩌면 답사보고서일지도 모른다. 다윈에 비해서는 어려운 집안이었던 월리스가 고군분투하며 치열하게 남긴 기록이다. 극락조에서 시작하다보니 당연히 동물분류학이 중심으로 보인다. 하지만 화산지형과 빙기의 해수면변동이 나오고, 말레이와 파푸아의 민족과 언어가 나오고, 플렌테이션 작물과 통치 체제가 나온다. 그야말로 지리학적 연구 성과인데 동물지리에서만 언급되는게 안타.. 2023. 5. 18.
대학원에서 살아남기 졸업한 제자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물어볼 때가 있다. 진학상담도 어렵지만, 진로상담은 더 어렵다. 더 곤란란 것은 진로 고민은 인생 내내 이어진다는 점이다. 교단에 서긴 했지만 여전히 진로 고민이 많다. 어떤 교사로 살아야하는지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학원에서 살아남기는 현실적으로 도움을 주는 대학원 가이드북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에 대한 도피처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고, 이미 직업이 있는 상태로 학위가 필요해서 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논문을 쓰러 가는 곳이고, 학계이다. 대학원의 일정은 자기 스스로 챙겨야한다는 점이 와닿았다. 아주 친절하고 상세하다. 입학 전 교수님과 상담을 잡는 단계부터 논문 통과 이후까지, 인사말을 어떻게 쓸지부터 주제를 어떻게 잡는지 다루고 있다. 모.. 2023. 5. 12.
일본산고 이웃나라 일본. 어쩔 수 없이 많이 들어봤고, 일본에 대해 가르쳐야하지만 여전히 모르는 부분이 많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상호 협력이 강화되면 좋겠다는 방향에 대해서는 아마도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다만 그 전제가 무엇이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사실 일제에 의한 강제침탈은 역사 속에만 있고, 경험한 바는 아니다. 학자들은 증거의 부재가 부재의 증거는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다. 수탈을 합리화하려는 역사수정주의자들은 증거가 있어도 존재를 부정한다. 고래심줄처럼 질긴 노력이 무서울 정도인데, 결국 선진국에서 태어난 현세대가 일본에게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파고드는 중이다. 일본산고는 일본어 세대의 경험이다. 지독한 반일주의자이면서도 한국인의 반일이 분풀이라는 본능적 감정이라는 것도 인정한다. 민.. 2023.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