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계에 대해 어떻게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집어든 책이다. 법학전문대학원에 있는 국제법 전공 교수가 쓴 책이라 하여 겁을 먹었다. 법의 근원과 조항의 해석을 비롯해 얼마나 딱딱할 것이가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전혀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쉽고 재미있는 사례로만 쏙쏙 골라서 설명해주는데,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입장에서 이런 전달력은 정말 본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지배의 법칙은 국제사회의 규범에 대해 안내해주는 친절하고 재미있는 맛보기이다. 베스트팔렌조약 이야기가 안나오면 섭섭할 수는 있지만, 학문적으로 구조화된 지식은 정말 최소로 맥락만 언급한다. 대신 자극적이고 눈에 띄는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하여 2020년대의 국제사회를 이해할 때 꼭 필요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도와준다. ..
박사학위가 있는 분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한 분야에 대해 그러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기까지 오랜 기간 훈련과 고민과 실패를 겪어야하기 때문이다.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많아진다는 것은 사회의 논의가 깊어지고 풍부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지리학 전공자가 정말 많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수많은 전문가가 배출되었고 학문적 성과 뿐만 대중의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드디어 만나는 지리학 수업은 지리학에 대한 입문서이다. 청소년 교양서를 써본 입장이기도 하지만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쓴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교수는 대부분 전공에 대한 글을 쓰기 때문에 논리적으로나 형식적으로 갖춰져있지만 진입 장벽이 있다. 때로는 교양서를 집필하는 경우도 있지만 은연 중에 문턱..
지도학은 지리학의 고유한 분야 중 하나이다. 지리정보를 시각화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지도이기 때문이다. 공교육의 초중등 지리교육과정에서는 지도를 읽는 내용이 거의 빠져있다. 고등학교에서는 그나마 고지도를 통해 세계관에 대해 이해하는 부분이 남아있는 정도였고, 초등학교에서는 심상지도 그리기와 인터넷 지도 검색하기 등이 있었다. 그런 맥락을 고려하면 지도를 그리고 읽을 수 있게 가르치는 과목을 담당했으니 꽤나 운이 좋았다.맵헤드는 지도에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미국의 평균적인 지리 이해 정도는 낮을 수 있지만, 이른바 괴짜인 사람들은 아득하게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있었다. 미국에서 량강도의 혜산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물어본다는게 기겁할 일인데, 그걸 맞춘 학생들이 있다는 것은 더 놀랍다.오픈스트리트맵 ..
지리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지도는 고유한 영역으로 여겨진다. 물론 지리학이 지도학은 아니지만, 지리의 가장 강력한 시각화 도구는 지도이다. 지도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새롭게 만들어진 지도는 세상을 변화시킨다. 그런 사례를 모아서 엮으면 이런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지도를 만든 사람들은 지도와 관련된 이야기를 동화처럼 풀어나간다. 물론 동화보다는 훨씬 어렵고 복잡하고 잔인하지만, 그래도 모험과 교훈을 담으려 노력한 느낌이 든다. 20여년 전 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히 시사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딱딱한 지도학적 해설보다는 스토리텔링에 중심을 둔 내러티브가 받아들이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구술지도에 대한 서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지도책이 떠오르게 만들었다.옮긴이도..
지도를 가르치며 먹고사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공간정보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지도가 가진 강점을 강조하지만, 동시에 고지도가 인류 문명을 이해하는 도구로 가치가 있다고 힘을 준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가 얼마나 대단한 지도인지 설명하며 자부심을 가지길 바란다.알고 보면 반할 지도는 고지도에 대한 다른 이야기를 전해준다. 1872년 지방도나 동람도 등은 처음 접한 지도는 아니었지만 해설이 인상깊었다. 민화와 막사발에 비유하여 투박한 지도의 맛에 대해 다루는 부분에서 막걸리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중에 대한 관심이라고 해야할지, 기층문화나 하위문화라고 불러야할지는 모르겠다.공학과 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다. 계량주의적 관점이 익숙하고, 일상에서도 자주 다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 대한 가치는 인문학에서 나온..
인구교육은 중요하다. 인구지리학은 지리교사 임용시험에 반드시 출제되며, 지리교육과 커리큘럼에도 개설된 학교가 많다. 한국지리에서는 한국의 인구를, 세계지리에서는 세계의 인구를 오랜 기간 다루기 때문이다. 인구분포, 인구구조, 인구이동 등을 통해 지역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번에 인천교육청에서 최초의 인구 교과서라고 홍보한 인구와 미래를 보면 인구교육과 관련한 논의는 대부분 일반사회 교사 주도로 이루어지는 듯 하다. 물론 인구교육이 지리교육만의 독점적 영역이라고 주장할 수도 없고, 일반사회교육과의 커리큘럼을 잘 알지도 못한다. 그래도 중등교육에서 인구교육을 오랜 기간 담당해왔다고 자부하는 지리교육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인구와 사회는 인구교육을 담당할 교사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