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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자료/고양국제고 수업자료(2022)

세계문제와미래사회_14고기후

by Thisis Geoedu 2022. 4. 19.

기후는 장기적인 대기의 상태입니다. 장기적이라는 말은 곧 축적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빅데이터의 시대를 맞이하다보니 데이터의 분석에 관심이 많은데, 사실 그보다 먼저 정확한 측정과 기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제대로 된 데이터가 아니라면 분석 결과도 엉망일테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기후는 데이터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하와이에서 측정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전 세계의 기후변화를 설명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떠올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의 기후를 이해하고 미래의 기후를 예측하려면 지구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문제는 지구를 여러개 놓고 실험을 해볼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역사를 배우는 것처럼, 지구에서 과거의 기후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고기후는 옛날 대기의 상태인데, 기후에 대한 측정값은 근대 이후의 주요 도시에만 있습니다. 기록이 없는 경우에는 나이테, 빙하코어, 침전물, 동식물 화석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간접적으로 과거의 기후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번 수업에서는 시간 스케일에 따라 기후변화를 간단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지구는 지질시대를 지나면서 여러 차례 기후 변화를 겪었습니다. 선캄브리아기는 시기는 길지만 너무 오래 전이고, 고생대는 대체로 온난했지만 빙기가 있었습니다. 중생대는 전체적으로 온난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신생대는 3기와 4기로 구분하고 3기는 고3기인 팔레오기와 신3기인 네오기로 구분합니다. 신생대 초기에는 중생대와 유사하게 온난하게 시작되었지만, 점차 한랭해지면서 여러 차례의 빙기가 나타났습니다.

신생대 4기에도 기후는 변화했습니다. 기온이 낮아 빙상이 확장된 시기를 빙기라고 하고, 빙기와 빙기 사이에 상대적으로 따뜻한 시기를 간빙기라고 합니다. 주요한 4차례의 빙기와 사이사이의 간빙기가 반복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는 빙상이 없는 중위도 지역에서도 과거 빙상이 덮고 있던 흔적이 지형으로 나타납니다. 남극의 빙하코어에서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오르내리는 경향이 발견되었는데, 이를 통해 당시의 기후에 대해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신생대 4기 막바지에 최후빙기가 찾아옵니다. 2만년 쯤 전에 정점을 찍어서 가장 빙하가 많이 확장되었고, 만 2천년쯤 전에는 끝났습니다. 이미 인류가 지구상에 있던 시기이기 때문에, 우리 인류는 구석기시대 끝자락 즈음에 빙기의 끝이라는 기후변화를 경험해본 셈입니다. 빙기는 대륙에 거대한 빙상이 성장하면서 해수면이 하강하였고, 현재의 얕은 바다는 육지로 드러났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섬들이 연결되기도 해서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해안선의 형태였습니다. 중위도에 해당하는 북아메리카, 유럽, 뉴질랜드 등에도 빙하지형이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유라시아의 추코트반도와 아메리카의 알래스카 사이에 있는 좁은 바다인 베링 해협도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동남아시아 일대는 순다랜드라는 거대한 평야가 펼쳐져 있었지만, 그 시기에도 오세아니아와는 연결되어있지 않았기에 오스트레일리아나 뉴질랜드는 상대적으로 인류 정착이 늦게 이루어졌습니다. 동북아시아에서도 한반도와 중국 사이에 있는 서해는 얕기에 육지로 노출되어있었으며, 한국과 일본도 얕은 부분은 연결되어 걸어서 이동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식생은 적고 하천은 약하고 바람은 세고 빙하는 암석을 부수니 바람에 의한 퇴적층이 쉽게 형성되었습니다. 이러한 뢰스층은 비옥한 토양으로 남아 식량생산을 뒷받침하기도 합니다.

최종빙기 이후에도 영거드라이아스기를 거치며 점차 온난해졌습니다. 빙기 이후의 시기를 후빙기라고 부릅니다. 후빙기의 특성은 사실 간빙기의 특성과 비슷합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대륙빙하가 축소되기 때문입니다. 중위도에 있던 빙상이 사라지면서 중위도에도 숲이 늘어났고, 이러한 지역에 인류는 점차 정착해나갔습니다. 신석기혁명으로 농경과 목축이 이루어지며 인류 문명이 발전한 시기도 모두 후빙기에 해당합니다.

인류가 정착한 이후에도 기후는 작게나마 변화하기도 합니다. 빙기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전후 시기보다 비교적 추운시기를 소빙기라고 부릅니다. 지역마다 나타나는 시기가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17세기를 전후한 시기인 경우가 많습니다. 기상관측이 과학적으로 이루어져 측정 결과가 남아있는것 까지는 아니지만, 인간이 살고 있다보니 기온 저하로 인한 다양한 현상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염도가 낮은 내해가 얼어붙는다거나, 농작물의 생장과 관련된 것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고기후를 살펴보면 지구 대기 시스템에 대해 추측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구에서 기후변화는 인간이 존재하기 이전에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 기후변화의 정도와 속도를 생각해보면 이러한 것들 이외에도 훨씬 증폭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지구의 기후는 측정지점도 많고 종합하기가 워낙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자들이 현대의 기온은 상승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고기후를 잘 이해하는 것이 현재와 미래의 기후를 이해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신간으로 기후의 힘이라는 책이 나왔습니다. 고등학생들이 읽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겠지만, 고기후를 설명해주는 책으로 이만한 책이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기후 자료는 아무래도 외국 자료가 풍부해서 번역된 경우가 많지만, 이 책은 우리나라의 관점에서 쓰여 훨씬 의미가 있습니다. 기후에 대해서 조금 더 공부하고 싶은 친구들은 혼자 읽지 말고 같이 읽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래프가 많이 제시되었는데 모두 이해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