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제와미래사회_11인류세

우리는 환경의 의미가 더 중요해진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진로 대부분의 분야에도 환경 관련된 이슈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문제 중에서도 환경 문제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환경에 대해 살펴보는 수업을 하려고 합니다.

환경 문제를 인식하려면 자연과학적인 지식과 인문학적이고 사회과학적인 지식이 함께 필요합니다. 우리가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살펴보는 시선에는 꽤나 익숙하기 때문에, 자연과학적인 시야도 함께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어지간한 경우에 자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인간의 위력이 이를 넘어서서 훨씬 강력해졌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구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은 단순하게 자연환경의 일부로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야기된 커다란 변화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문제로 인식합니다.

우리가 이미 배워서 알고 있는 것처럼 지구는 시스템입니다. 지권, 수권, 기권 그리고 생물권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이러한 지구의 부분들은 서로 상호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한 부분만 뗴어서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대기를 이해하기 위해 해양을 이해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생명체의 일부분일 뿐인 인간이 독자적인 무언가로 분류되어 작용한다는 것이 참 신기할 따름입니다. 45억년이 넘는 지구의 역사에서 보면 인간은 극히 최근에 생겨난 종이기 때문입니다. 지질시대의 이름으로 인류세가 언급되는 이유는 그 짧은 기간에도 지구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아직 인류세는 학자들이 논의하면서 심화시키는 단계에 있는 개념이기는 합니다. 논의 중에는 인류세의 시작을 언제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것도 있습니다. 신석기혁명으로 인해 농경과 목축이 시작되며 작물화와 가축화가 이루어지던 시기를 중심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유럽에 의해 아메리카 대륙의 식민지화가 이루어고 콜럼버스 교환으로 생물종 변화가 나타난 16세기를 주목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석탄의 사용량을 급격하게 증가시킨 산업혁명을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시점으로 보기도 하고, 20세기 중반 이후 인구증가과 사회의 변화가 급격하게 나타난 대가속의 시대를 시점으로 보기도 합니다.

인류세도 지질시대로 구분하려면 다른 시대와 구분되는 흔적이 지층에 남아있어야 합니다. 그게 방사성 낙진일수도 있고, 닭뼈일수도 있습니다. 닭이 우리 인간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닭을 통해 우리 인류 문명의 특성을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인류세 논의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습니다. 지구 시스템에 무리가 되지 않게 인간 활동을 관리해보려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인류세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류가 단일 종이지만 다양한 인간집단이 상이한 수준의 생태 위기를 가진 점에 주목해서 불평등이나 권력관계도 함께 다루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자본주의 질서는 서유럽에서 시작하여 자연과 노동과 돌봄과 식량과 자원 등을 저렴하게 만들면서 전 세계로 팽창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제국주의는 무력에 의한 정복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발달과도 연결되어 있고,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화는 다른 의미로 지리적 불균등발전을 심화시킨 과정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현대 사회의 핵심 중에 자본주의가 있고 전 지구에 자본주의가 덮여 있는 이상, 인류세에 대한 논의도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을 추구하겠다는 방향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됩니다.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경우 인간과 자연에 대한 관점을 어떻게 가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수업 듣느라 고생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