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발전이 중요한 개념은 맞다. 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성급하게 마구 도입되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쉽게 이룩하기 어려운 목표일텐데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구조적으로 결코 그렇게 될 수 없을 것 같은 분야에서도 언급되는 것을 고려하면 그린워싱이 문제라는 점은 인지하게 된다.
위장환경주의는 환경으로 포장된 현실을 고발한다. 해양쓰레기로 만든 청바지, 팜유농장,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광물, 사료작물의 플랜테이션 등이 고루 제시되어 있다. 익숙한 주제도 구체적인 사례가 나오니 훨씬 적나라하다.
쓰지도 못할 만큼 많이 생산하는 유럽과 미국식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를 인지하면서도, 그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쾌도난마식의 명쾌한 답이 있기 어렵다. 그렇지만 해답이 없다고 뻔뻔하게 즐겨도 되는 상황은 아니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함께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이 더 중요한 것 같다.
다른 것보다 기억에 남는 부분은 스테비아였다. 집단적인 경험으로 축적된 지식조차 자본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는데 무언가 낯익은 느낌을 준다. 번역 때문인지 어색한 표현들이 조금 등장해서 학생들에게 권해도 되나 싶긴 한데, 전반적으로 서술이 지나치게 현학적이지 않고 명료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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