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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뿌직

한일 피시로드, 흥남에서 교토까지

by Thisis Geoedu 2022. 1. 13.

가벼운 마음으로 폈다가 생각보다 진지해졌다. 스토리가 있는데 다 묵직하다. 식민주의의 본질을 담담하게 조명하고, 선악 구도로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게 만든다. 한일간 배타적 감정과 내셔널리즘이 횡행하는 판이라 더 절절하게 와닿는다.
한일 피시로드, 흥남에서 교토까지한반도의 수산업에 대한 기록이다. 바다에는 국적이 없지만, 조업하는 선박에는 국적이 있다. 생선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장어와 명태와 우치다와 식민주의와 자본주의와 분단과 통영과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넘나드는 서술에 쏙 빠져버렸다. 경남과 간사이 사이의 경로의존성은 경악할만한 내용이었다.
통일은 유난히 와닿았다. 정권의 성향과는 무관하게 이미 통일의 논리는 자본의 입장에서 펼쳐지고, 교단에까지 뻗어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통일은 값싼 노동력의 공급원이자 개발과 투자의 대상만이 아니다. 분단으로 생이별한 사람의 아픔이 치유되는 과정이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만 한다. 생선으로도 동아시아를 살펴볼 수 있는 식견이 참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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