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갑작스럽게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어서 당황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수업을 안할 수는 없죠. 첫 차시 지정학부터 다루어봅시다.
지리학과 지정학은 한 글자 차이입니다. 지리학은 Geography라고 쓰는데, 땅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기록하고 설명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강수, 바람, 전쟁, 교통 등 자연현상과 인문현상을 가리지 않고 공간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현상에 다 관심이 많다는 뜻입니다. 지정학은 Geopolitcs라고 씁니다. 땅과 정치 혹은 전략을 뜻하는 말입니다. 지정학은 지리정치학을 줄인 말이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정치지리학은 공간과 권력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국가, 도시, 신체 등 다양한 지리적 스케일을 넘나들 수 있습니다. 지명은 땅의 이름이지만, 부르는 사람들 사이의 권력관계를 반영합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명이 언급됩니다. 우크라이나 수도는 러시아식 발음인 키예프로 부르는지 우크라이나식 발음인 키이우로 부르는지를 생각해보면 됩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통일이라는 이슈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정치지리학에서 관심을 뗄 수가 없습니다.
지정학은 지리적 요인으로 힘의 관계를 분석합니다. 고전지정학은 주로 국가의 흥망성쇠를 다루는 측면이 나타나고, 현대지정학은 다양한 의미로 확장되었습니다. 정치지리학은 지리학자들이 쓰는 말이고, 지리정치학은 정치학자들이 쓰는 말이라고 생각하면 충분합니다.
지리와 정치 사이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이 일찍부터 있었기에 고대부터 지정학적인 사고는 이루어졌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나 헤로도토스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중요하게 다룰 지정학은 근대 이후의 지정학입니다. 루돌프 쉘렌이 지정학이라는 용어를 만들고 프리드리히 라첼이 제시한 레벤스라움 개념이 확장되면서 독일에서 근대 지정학이 발전하게 됩니다. 이러한 독일 지정학을 대표하는 학자가 바로 칼 하우스호퍼입니다. 범지역이론에서는 핵심지역을 이루는 강대국과 그 지리적 배후지를 기준으로 지구를 세 개의 통제권으로 구분하였습니다. 나중에 소련이 등장하면서 네 개로 늘어나긴 하지만, 핵심은 강대국과 그 패권을 논의했다는 점입니다. 독일이 유럽과 아프리카 일대의 패권국가로 성장해야한다는 지정학적 논리는 나치즘의 등장과 독일 제3제국의 형성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정학은 독일 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일본열도라는 자연지리적인 특성에 바다와 육지로 뻗어나갈 사명이라는 지정학적 의미를 부여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데올로기가 국가의 교육과 결합되어 초선총독부의 국민학교에서 일본 제국 주도의 대동아공영권을 선전하는 황국신민화 교육이 실시되었습니다.
고전지정학은 전쟁을 합리화하여 국제사회의 평화를 해친다는 인식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지정학의 시대는 끝난 것처럼 보였지만, 결코 끝난 적은 없습니다. 지금도 지구상에는 다양한 충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북아시아의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가 지정학의 시야를 배워야하는 이유입니다.
'수업자료 > 고양국제고 수업자료(202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문제와미래사회_05제국주의와1차대전 (0) | 2022.03.18 |
---|---|
세계문제와미래사회_04영토경계 (0) | 2022.03.16 |
세계문제와미래사회_03대륙세력 (0) | 2022.03.15 |
세계문제와미래사회_02해양세력 (0) | 2022.03.08 |
세계문제와미래사회_00오리엔테이션 (0) | 2022.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