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까지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을 중심로 지정학 이론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주로 영역 이야기를 하겠지만, 그에 앞서서 지정학 이론의 발전을 조금 다루겠습니다.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관련된 내용을 접하다 보면 이해할 수 있지만, 모두 공간상에서 국가의 권력과 통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국가의 군사력에 대한 이야기인 셈입니다. 바다엔 해군, 육지엔 육군이 있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그리고 기존에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속도로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하는 비행기가 등장합니다.
미국의 알렉산더 셰버스키는 이러한 항공기의 힘에 주목해서 항공력이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세계대전에서도 증명된 것처럼 정밀한 폭격은 전략적으로 매우 가치가 있기 떄문입니다. 군수물자를 생산하는 공장이 폭격당하면 전쟁을 지속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무거운 폭탄을 싣고 먼 거리를 안정적으로 날아갈 수 있는 전략항공자산들의 가치에 일찍부터 주목했습니다. 직접 가지 않고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에도 주목했고, 앞으로는 우주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했으며, 레이더 등의 전자장비의 중요성에 일찍부터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러한 셰버스키는 냉전 시기 항공력이 집중될 수 있는 북극 일대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미국과 소련이라는 거대한 두 초강대국은 서로의 핵심 공업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항공력을 지니고 있었고, 두 나라가 북반구에 있었기에 북극권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 커졌습니다. 얼어붙은 동토가 가진 가치는 그린란드에 있는 미군 기지를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지정학 이론들은 영역 개념과 맞닿아 있습니다. 국가는 주권, 국민과 함께 영역이 있어야 국가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거의 모든 나라는 국가의 영역에 대해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입니다. 발가락만한 영토라고 하더라도 우리 신체의 일부가 잘려나가는 것처럼 대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역은 영토와 영해와 영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땅이 영토이고, 영해는 영토에 닿은 바다이고, 영공은 영토와 영해의 상공입니다. 영역은 입체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셈이고, 그 기반은 영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토는 국가의 운명에 큰 영향을 줍니다. 영토가 큰 경우에는 자원이 많이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른 나라가 침략하더라도 영토가 크면 국방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거대한 영토를 지닌 러시아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영토가 크다고 꼭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통합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영토의 위치도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바다를 끼고 있습니다. 항구를 건설하면 전 세계 해양 네트워크에 접속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바다를 끼고 있지 않은 내륙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국제하천으로라도 접근할 수 있는 경우는 좀 낫지만, 그렇지도 않은 경우 무역에 상당히 불리해서 주변 국가와 원만한 관계가 꼭 필요합니다.
영토의 형태도 국가 통치에 영향을 줍니다. 덩어리진 형태는 상대적으로 넓이에 비해 국경이 짧습니다. 팬의 손잡이처럼 툭 튀어나온 영토가 있는 경우 돌출된 형태로 보는데, 대체로 그러한 영토를 가지게 된 배경이 있습니다. 영토가 길쭉한 나라는 국경이 매우 길어지고, 영토가 흩어진 나라는 자국 영토에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영토에 구멍이 뚫린 경우는 안쪽 나라가 바깥쪽 나라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세계지도에서 보기엔 국경은 명확하게 나누어진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엄청나게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국경, 아랍에미레이트와 오만의 국경 등을 보면 별별 모습이 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 심심하면 인터넷 지도로 찾아봐도 좋습니다.
국경은 나라와 나라의 경계인데, 거기 살고 있는 주민들의 문화적인 경계와 함께 생각해보면 네 가지의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선행형 경계, 종행형 경계, 전횡형 경계, 잔존 경계 등이 있으니 한번 슥 확인해보면 좋겠습니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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