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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뿌직

인구의 힘

by Thisis Geoedu 2021. 5. 9.

인구는 기초적인 지리정보이다. 숫자로 표현되는 간결한 정보이지만, 온갖 부문에 연결되어 있는 의미 있는 정보이다. 그래서 인구분포, 인구이동, 출생, 사망, 인구구조 등 인구에 대해 학교에서 지리 시간에 다룬다. 교육과정이 바뀌면서도 빠지지 않는 핵심적인 내용이다.
인구의 힘인구를 교과서보다 쉽게 설명하는 말랑말랑한 책이다. 맨틀 대류가 판을 움직여 세계의 대지형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세계의 인구가 어떻게 세상의 밑바닥에서 작동하는지 하나하나 짚어가며 해설해준다. 어렵지도 복잡하지도 않아 중학교에서 배우는 인구변천모형을 가지고, 국가와 시기를 넘나들며 적용하는 유연함이 돋보인다.
그러면서 이주노동자나 부양비 등 교과서 속 개념들도 중요하게 설명해주는데 꽤나 친절하다. 러시아의 성별 기대수명 등 수업에서 종종 다루었던 소재들도 포함되어 지루하지 않다. 영아사망률이나 합계출산율 등 통계적인 기초도 강조해준다. 그야말로 수업에 활용하기 딱 좋은 말랑말랑한 책이다.
영국의 제국주의에 대한 서술은 인상적이다. 저자가 영국 교수라서 그 부분이 유난히 자세한 편이라 더 그렇다. 콜로니가 고대 로마 제국이나 그리스에서 정복되어 지배를 받는 속령의 의미였을텐데 왜 식민지로 번역되는지 맥락이 이해가 된다. 식민주의는 결국 식민지라는 땅에 본국의 넘치는 인구를 심는 것이 핵심인 셈이다. 인구지리가 빠지면 제국주의도 알맹이가 없다.
정치현상에 대한 서술은 자극적이다. 폭력사태, 내전, 혁명 등도 젊어야 가능하다는 견해이다. 사회운동을 일으킬 대졸 실업자도 주목한다. 이런 것들은 검증 가능한 가설은 아니겠지만 충분히 납득은 된다. 고령화 사회에서는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이르자, 인구는 힘이 세다는 주장에 납득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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