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조사는 지리를 이해하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교육에서도 현장에서 체험을 통해 학습하는 현장체험학습이 편성되어있는 이유는, 아마도 분절화된 교실수업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래도 지구과학이나 생태학에서의 답사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물론 사회과학에서의 일반적인 조사방법론과도 겹치는 부분이 많다. 특정한 지역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는 이러한 탐구활동은 모두 지역조사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조사는 책상 밖에서 진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안전, 비용, 학사일정 등 온갖 것들만 잘 고려하면 오감을 자극하는 배움이 펼쳐진다. 물론 그만큼 제대로 준비하기가 쉽지는 않다.
필드를 대상으로 하는 과목인 만큼 지리에서는 지역조사의 의미가 더욱 각별한데, 일상 수업에서 그런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다. 사회조사는 그래도 익숙해하는 것 같은데, 사회조사의 기본인 설문조사나 면담 이외에도 관찰, 측정, 촬영 등이 기본적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경관을 기록하는 촬영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늘 강조해왔다. 실내조사보다는 야외조사에서 더 강렬한 인상을 받다보니, 아무래도 실내조사를 그다지 강조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역조사의 매력을 보여주는 방법론으로 원격탐사도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활동으로는 한강신도시 개발 이후 급변하는 김포 지역 이해를 위해 김포 홍도평 일대의 토지이용 변화를 살펴보면서 항공정사영상을 활용한 것이 전부였다. 구글 위성지도에서 인천 영종도 일대의 시계열 변화도 보여주기도 했지만, 대부분 수업자료를 구성하는 교수자의 입장이었다.
교과서에서는 한 줄 밖에 되지 않는 원격탐사이지만, 재미있는 이야기가 풍성했다. 처음 읽는 인공위성 원격탐사 이야기는 알록달록한 과일처럼 원격탐사의 매력을 알려주는 과즙미가 가득하다. 밴드, 토지피복 등 기본적인 내용도 아주 친절하게 해설해 학생들이 읽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어 보인다. 특히 세계 곳곳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지리의 매력이 한껏 드러난다는 점이 정말 대단하다.
그러고보니 이미 인공위성은 일상에 많이 파고들어 있었다. 어스널스쿨에서 제공하는 모델링 시각화 지도도 종종 들어가서 본다. 구글 크롬브라우저에서 새 탭으로 위성영상이 뜨면 눌러보기도 한다. 올 해 수업에서 쓰는 슬라이드 배경도 나사에서 받은 세계야간조명분포지도이다. 아마도 앞으로 원격탐사의 맛을 느낄 일이 더 많을 것 같은데, 원격탐사를 소개할 수 있는 좋은 책을 접해 마음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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