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계층이 주도하는 도시의 활력. 새로운 미래는 창조경제가 만들어나간다는 메시지. 플로리다의 간결한 주장은 더 열린 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설득력을 가지고 있었다. 궁금한 점이라면 도시의 이른바 엘리트들이 활성화하는 도시 경제가 모두에게 도움이 되냐는 점이었다. 마치 도시의 기반기능이 비기반기능의 성장을 가져온다는 명제만큼 단순했다. 말이야 맞는 말이지만 낙수효과가 과연 잘 발생하고 있는지 의심하는 사람은 많았다.
역시나 도시는 더 불평등해졌다. 잘 나가는 도시는 분명 빠르게 달리고 있는데, 도시 내부의 분화는 더 치밀해지고 있었다. 미국 도시에서는 2차대전 이후 교외화가 중산층의 성장을 이끌었고, 내구재 소비가 경제성장을 견인했고, 자본주의는 그렇게 조응하며 팽창했다. 도심과 교외와 농촌으로 구분하는 방법은 간결하고 명료했다. 하지만 도심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고, 교외에서도 슬럼화는 진행되며 양상은 복잡해져간다.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는 도시 위기를 다루고 있다. 인류의 번영도 도시에 기반해있고, 문제점도 도시에 기반해 있다. 당연히 도시에 대해 이해해야하고, 해결책도 도시에서 나와야 한다. 생활임금을 고려한 최저임금제나 도시정부에게 재정 권한을 확대하는 지방분권 등도 요즘 자주 접하는 대안이다.
미국 도시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쓴 책이라서 우리에게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비교, 제조업 일자리의 평가, 인종별 분리나 도시 서열화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고 시사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승자 독식을 경계하고 사회 통합을 주장하는 것이 가진 가치를 주장해서 고맙다. 과연 앞으로 도시가 그렇게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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