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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자료/고양국제고 수업자료(2021)

세계문제와미래사회_19기후전망

by Thisis Geoedu 2021. 4. 30.

기후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결국 기후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이번 내용까지 다루면 기후변화에 대한 내용은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생각해보면 기후가 꽤나 복잡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일단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워낙에 많습니다. 게다가 원인이 변했다고 해서 바로 결과로 드러나지 않고, 그 과정에서 시차가 있습니다. 게다가 피드백이 워낙 많습니다. 양성피드백과 음성피드백이 다 있다보니 단순하게 원인과 결과로 나누기도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전 지구적인 과정입니다. 기후데이터는 지구 전체적으로 측정해야하고, 심지어 장기간 축적되어야 기후 데이터로 의미가 있습니다.
기후를 이해하려면 결국 지구시스템 전체를 이해해야합니다. 그래서 지구시스템에 대한 모델은 점점 더 발전하면서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기후를 이해하기 위해 그냥 기상관측자료에 기반한 대기 모델링만 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표피복, 해양, 해빙, 해수순환, 에어로졸, 탄소순환, 생태계, 대기화학, 질소순환, 메탄, 숲, 습지, 빙상, 하천, 해안, 산불 등을 더해가면서 더욱 더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여기에 인간의 활동까지 기후분석을 위해 계산되고 있습니다. 괜히 기상청에서 슈퍼컴퓨터를 사용하는게 아닙니다. 그래서 전 지구적인 기후 시스템을 이해하려면 지구적인 규모로 협력도 필요합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기후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 중에는 피드백도 있습니다. 기후에 영향을 끼치는 기후요인과 기후라는 현상을 드러내주는 기후인자가 단순하게 인과관계로 연결되는 것이 아닌 셈입니다. 피드백은 다시 돌아온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되먹임 또는 환류 등으로 부릅니다. 기후 시스템에는 다양한 피드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증기 피드백이 있습니다. 기온이 상승하면 대기 중 포화수증기량이 증가합니다. 그러면 대기 중 수증기의 양도 늘어나고, 수증기에 의한 온실효과도 발생합니다. 그럼 온실효과에 의해 다시 기온이 상승합니다. 전에 한번 등장한 얼음-알베도 피드백도 있습니다. 기온이 상승하게 되면 한대지방에 있던 눈이 녹게 됩니다. 반사를 잘 하던 눈이 녹게 되면 흡수를 많이 하게 되니까, 알베도가 감소합니다. 알베도가 감소하면 지표면에서 흡수되는 태양복사에너지의 양이 늘어나게 되고, 그러면 다시 기온 상승으로 연결됩니다. 이런건 기후에서 양성피드백 혹은 양의 되먹임이 일어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구름도 피드백이 있습니다. 기온이 상승하게 되면 증발량도 많아지고, 대기 중 수증기의 공급도 원활해집니다. 구름이 대기 상층부에 만들어지면 태양복사에너지가 지구 표면으로 오지 않게 반사해버립니다. 그러면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복사에너지가 감소하면서 지표면의 기온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음성피드백이 나타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해양도 기후에 큰 영향을 줍니다. 지구 표면의 대부분은 사실 육지가 아니라 바다인 만큼, 사실 대기와 해양의 상호작용도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예를 들면 얕은 바다에서 광합성을 하는 생물들에 의해 대기 중 탄소는 깊은 바다 바닥으로 축적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증가하면, 바닷물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의 농도도 증가합니다. 그러면 탄산이온이 늘어나면서 바닷물의 pH가 낮아지게 되고, 결국 해양이 산성화됩니다. 산호나 조개 등은 탄산칼슘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해양생태계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육지 뿐만 아니라 바다에도 영향을 주는 셈입니다.
그래서 아까 언급한 것처럼 지구 시스템이 기반이 되어야 기후에 대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기후변화를 다루려면 파악해야할 내용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이런 저런 내용들을 다루었던 것이구요. 다시 정리해보자면 기후는 결국 태양복사에너지로부터 오는 지구의 에너지 수지와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기후변화를 세 가지로 간략화할 수 있습니다. 태양복사에너지의 입사에 변화가 있는 경우, 태양복사에너지의 반사에 변화가 있는 경우, 지구복사에너지에 변화가 있는 경우입니다. 밀란코비치 주기 등 천문학적인 요인들은 태양복사에너지의 입사량에 영향을 줍니다. 보다 근본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베도와 관련된 내용들은 태양복사에너지의 반사량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알베도가 커지면 반사가 더 되니까요. 지구복사에너지는 우주로 빠져나가기도 하는데, 온실효과로 다시 돌아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온실효과는 다른 것들에 비해 인간의 영향이 강하게 드러납니다.
특히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주요 온실기체들 중에 인간의 활동으로 대기 중에 농도가 늘어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이산화탄소나 메탄 등이 복사강제력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구는 실제로 19세기보다 기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 지구적으로 관측된 기온에 대한 그래프를 살펴보면 오르락내리락하는 단기적인 값들과 함께 기온이 상승하는 추세 자체는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인간활동 중에서도 특히 온실기체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습니다.
1850년대 이후 지구 전체적인 기온은 0.87℃ 정도 상승했습니다. 사실 한반도는 전 지구적인 평균보다 더 많이 상승해서 1.5℃정도 상승한 것으로 드러납니다. 우리가 기후변화에 무관심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78ppm이었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400ppm을 돌파하게 되어 기온 상승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국제적인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정부간 기후변화 패널이 있습니다. 흔히 IPCC로 줄여서 부릅니다. 국제연합환경계획에 의해 설립되어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기후변화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해줍니다. 이러한 보고서를 기반으로 인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행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2차보고서가 나오고 교토의정서가 생겨났고, 5차보고서가 나오고 파리협약이 맺어졌습니다. 지금은 6차보고서가 작성 중인 상황이라서, 5차보고서에 대한 부분을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IPCC 5차 보고서에서는 인간 활동이 대기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경제적 시나리오를 여러 개 작성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2100년까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경로를 예상하여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읽어야하는 기초가 대표농도경로 RCP입니다. 기후변화에는 고려해야할 것들이 너무 복잡해지는데, 간단하게 복사강제력으로 정리합니다.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복사에너지가 지구의 기후를 만드는 근본적인 에너지 공급원이니까, 결국은 지구에 들어오고 나가는 에너지만 살펴보면 지구 온도가 높아질지 낮아질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복사에너지는 그대로인데 지구에서 우주로 방출되는 에너지가 예전보다 적어지면 기온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온실기체는 온실효과를 통해 지구로 돌아오는 에너지를 늘려주는데, 이러한 온실가스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복사강제력은 높아집니다. 반대로 구름 등은 복사강제력을 낮춰주게 됩니다.
지구대기 시스템은 에너지의 평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복사강제력은 단위면적당에너지변화율(W/㎡)으로 나타내는데, 현재는 대략 2.3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기후학자들은 다양한 요소들의 복사강제력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복사강제력이 커진다는 말은 더 많은 에너지가 들어오고 있으므로, 결국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고 기후가 변화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돈이 많아질수록 주식의 가격이 비싸지고 주가지수를 높이는 것과 비슷한 셈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복사강제력으로 가는 경로를 대표적으로 몇 개 선정해서 RCP2.6, RCP4.5, RCP6.0, RCP8.5 등으로 표현합니다.
이러한 복사강제력을 이해하면 기후변화에 인간이 끼치는 영향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온실가스를 중심으로 인간활동이 복사강제력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면, 기후변화에 인간이 기여하는 방향과 정도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RCP가 크면 태양복사에너지가 지구 표면에서 기온 상승에 더 많이 기여하는 경로라는 뜻이고, RCP가 작으면 태양복사에너지가 더 적게 기여한다는 뜻입니다. 지상에 도달하는 에너지가 약 238W/㎡입니다. RCP2.6인 경우 1.1% 정도 증가하고, RCP8.5인 경우 3.6%정도 증가하는 셈입니다. RCP 경로를 따라가면 2100년에 지구를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RCP2.6인 경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현재와 비슷한 420ppm이지만, RCP8.5인 경우 두 배가 넘는 940ppm이 될 예정입니다.
RCP는 대표적인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앞으로 인간 사회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드러납니다. RCP2.6의 의미는 지금 당장 이산화탄소 배출을 멈추고 지구가 인간 활동에 의한 영향을 다소나마 극복하는 시나리오입니다. RCP4.5는 온실가스 저감 정책을 상당히 실행해서 배출량이 급감하는, RCP6.0은 온실가스 저감 정책을 어느 정도 실행해서 배출량이 감소하는 시나리오입니다. RCP8.5는 온실가스 배출의 저감 없이 현재의 추세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시나리오입니다. 당연히 RCP2.6의 경우 계산에 따라 다르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 대체로 현재와 기온이 유사하거나 소폭 하강하여 과거 수준을 회복할 수도 있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RCP8.5의 경우 지구온난화가 지속되어 지구의 기온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한발짝 더 들어가 봅시다. 복사강제력의 변화를 의미하는 RCP에 공통 사회경제 경로라는 의미로 SSP가 추가되었습니다. 세계의 인구, 경제, 복지, 생태계, 자원, 제도, 기술, 정책 등 다양한 요소를 복합적으로 기후변화와 함께 살펴보겠다는 뜻입니다. 굳이 단순화하자면 RCP는 대기에 대한 과학적인 모델이라면, SSP는 그러한 모델에 부합하는 사회의 모습도 함께 담고 있다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그리고 지리적인 스케일이 훨씬 다양해집니다.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인 현상이지만, 기후는 원래 지역마다 서로 다른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 대륙단위나 국가단위 혹은 지역단위 등 다양한 지리적 규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기후변화의 양상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SSP1은 사회변화가 크게 일어납니다. RCP2.6과 대응해서 생각하면 됩니다. 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화석연료의 사용은 최소화합니다.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에 도달한다는 가정을 하고 있습니다. SSP5는 산업발전에만 큰 관심을 가지는 경우입니다. RCP 8.5와 대응해서 생각하면 됩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화석연료를 이용하고, 도시의 무분별한 개발도 진행됩니다. 결국 기후라는 자연환경을 다루지만, 그러한 기후를 변화시키는 사회경제적 구조와 인간의 노력에 대한 시나리오가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 셈입니다.
RCP4.5인지 RCP8.5인지에 따라 2100년의 세상은 많이 다를 것 같습니다. 지구적으로 기온 상승이 2.8℃인지 4.8℃인지, 강수량 증가가 4.5%인지 6.0%인지가 달라집니다. 전 지구적 기후변화보다 사실 우리에게 더 관심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은 한반도의 기후변화입니다. 기후변화가 일어나면 그 영향이 전 지구적으로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역별로 기후변화의 양상은 더 세밀하게 살펴보게 됩니다. 한반도는 여태까지 기온상승 폭이 컸던 것처럼, 2100년까지 기온 상승과 강수량 증가의 폭도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천사백만개의 미래를 보고 왔다는 마법사는 아니지만, 우리 앞에는 탄소배출과 기후변화에 대한 다양한 미래가 열려있습니다. 어쩌면 산업화 이전을 기준으로 탄소배출을 줄이고 탄소중립을 이루게 될지도 모르고, 지금처럼 기후변화를 계속 이끌어나갈지도 모릅니다. RCP2.6을 따라가는 32개의 미래와 다르게 RCP8.5를 따라가는 39개의 미래에서는 지금보다 기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세기에 북극해에 해빙이 없는 여름을 맞을지도 모릅니다. 세계의 평균 해수면은 상승할 것이고, 표층해수의 pH는 낮아질 것입니다.
대표농도경로에 맞춰 시나리오를 만들어내고, 예측한 값을 기반으로 인간 사회 곳곳에 적용해야합니다. 농업 생산량은 어떻게 변할지를 파악해야 대책을 수립합니다. 제방의 높이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 것인지를 계산해야합니다. 무더위는 얼마나 더 오는지 알아봐야 여름방학을 언제 얼마나 할지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우리 인류는 어떤 길로 가야하는지 선택해야합니다. 우물쭈물하다가는 기회를 놓쳐버린다는 점은 기후변화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후학은 우리가 선택할 길의 수십년 수백년 앞을 밝혀주며, 지금 당장 우리가 어떻게 선택할 것인지 물어보고 있습니다. 우리 인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우리나라는 22세기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일입니다. 누군가는 이런 고민을 해야하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이런 과목을 배우고 있습니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입니다. 수업 듣느라 고생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