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라는 단어를 들어볼 일이 참 많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기후변화를 무겁게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기후변화가 왜 화두인지 이해하려면 조금 지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 첫 코를 꿰어보겠습니다.
기후의 변화를 이해하려면 그냥 기후를 먼저 반드시 이해해야합니다. 기후는 대기의 장기적인 상태입니다. 흔히 날씨라고 부르는 기상은 상대적으로 단기적인 상태를 의미하니까, 서로 다른 개념입니다. 지금의 날씨와 이따 날씨가 다르고, 오늘의 날씨와 내일의 날씨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자료를 장기적으로 모아보면 어떤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30년 정도의 장기적인 대기 상태를 모아 기후라고 부릅니다. 훨씬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후도 변화할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그럼 대체 왜 발생할까요? 사실 우리는 인위적인 요인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자연적인 요인으로도 기후변화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구의 대기는 결국 태양복사에너지가 중요하게 작용하빈다. 그렇다는 뜻은 태양복사에너지에 변화가 생기면 기후도 변화할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지금은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에 관심이 지대하지만, 과거에는 지구가 차가웠던 시기에 흥미가 많았습니다. 과거 지구에 빙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빙기는 대체 왜 오는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대기의 상태는 결국 태양복사에너지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태양복사에너지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밀란코비치는 지금의 크로아티아 지방에서 태어난 세르비아의 수학자입니다. 지구가 자전하면서 동시에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데, 이러한 것들이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복사에너지에 영향을 준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세 가지에 주목합니다.
먼저 지구 공전궤도의 이심률입니다. 지구의 공전궤도를 흔히 원으로 인지하긴 하는데, 사실 완벽한 원형은 아니고 타원형입니다. 행성의 공전궤도는 타원이고, 두 초점 중에 하나가 태양입니다. 타원이 찌그러진 정도를 이심률이라고 부르는데, 이심률이 0인 공전궤도가 있다면 완벽하게 원형인 공전궤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심률이 클수록 공전궤도는 더 찌그러져 있게 됩니다. 지구의 공전궤도가 찌그러진 타원의 형태이다보니 태양에 더 가까운 시기가 있고, 태양에 더 먼 시기가 있다는 뜻이 됩니다. 지구가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은 근일점이라고 하고, 지구가 태양에서 가장 먼 지점을 원일점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원일점은 근일점보다 태양복사에너지가 적습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이 지구 공전궤도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양한 천체물리학적인 이유로 공전궤도의 이심률이 변화합니다. 대략 41만년 주기와 10만년 전후의 주기가 이심률의 변화에 영향을 미칩니다. 지금은 공전궤도의 이심률이 그리 크지 않지만, 공전궤도의 이심률이 크면 계절에 미치는 영향이 커집니다.
다음은 지구 자전축의 경사입니다. 지구 공전 궤도면에 지구가 똑바로 서서 돌고 있지 않습니다. 다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지구는 자전축이 23.44°만큼 기울어진 상태로 공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구 자전축이 기울어진 상태로 공전하고 있기 때문에 여름철과 겨울철의 계절 변화가 남반구와 북반구가 서로 거꾸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이 자전축의 기울기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경사는 약 22°에서 24° 사이를 왔다갔다하는데, 대략 4만년을 주기로 변화합니다. 기울기가 증가하면 여름철의 태양복사에너지는 더 증가하고, 겨울철의 태양복사에너지는 더 감소하면서 태양복사에너지의 계절 차이가 커집니다.
마지막은 세차운동입니다. 팽이를 돌려본 친구들이라면 회전하고 있는 팽이의 꼭지가 빙글빙글 돌면서 중심을 잡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지구의 자전축도 대략 2만 6천년을 주기로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북반구 기준으로 자전축이 태양쪽으로 향해 있어 북반구의 낮이 가장 긴 지점을 하지, 반대 위치에서 북반구의 밤이 가장 긴 지점을 동지라고 합니다. 그 사이를 춘분과 추분이라고 부릅니다. 세차운동으로 자전축이 회전하면 동지, 추분, 하지, 춘분이 모두 바뀌게 됩니다. 원일점과 근일점도 연결지어 생각해볼 수 있구요.
들으면서 이해가 잘 된 친구들도 있겠지만, 이해가 어려웠던 친구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그건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지구의 공전궤도 변화,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 변화, 지구 자전축의 세차운동이라는 세 변수가 서로 결합해서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복사에너지의 양이 변화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천문학적인 이유로 태양복사에너지가 변화하는 양을 계산해 밀란코비치 주기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흔히 기후변화의 천문학적 가설이라고 하면 밀란코비치 주기를 떠올리면 됩니다.
그래서 기후 변화를 이해하려면 사실 지구과학부터 제대로 이해해야합니다. 특히 대기를 이해하려면 태양복사에너지를 이해해야하니까, 당연히 천문학에 대한 이해도 꼭 필요합니다. 다만 지금의 기후변화를 설명하는 요인으로 자주 언급하지는 않습니다. 아까 봐서 알겠지만 주기가 백년 이백년 단위도 아니고 보통 만년 단위입니다. 지금으로부터 만년 전만 따져도 구석기시대 끝자락이에요. 그래서 천문학적 요인은 기후변화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인 것은 분명하지만, 상대적으로 단기간의 기후변화를 설명하는 경우에는 자주 언급되지 않습니다.
자연적인 기후변화에는 장기간의 점진적인 변화만 있지는 않습니다. 단기간의 변화도 만들어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화산폭발이 있습니다. 게다가 천문학적인 가설은 실제 빙하코어 등 다양한 실증자료와 비교하며 검토해야 얻을 수 있는 반면에, 화산폭발에 의한 기후변화는 실제 우리 인간들이 경험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1815년 탐보라 화산이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됩니다. 얼마나 강력한 폭발이었는지 해발고도가 4200m였던 화산의 정상부가 사라지고 2700m정도로 낮아졌습니다. 화산 폭발의 에너지를 환산하면 핵폭탄으로도 수만 발 이상의 위력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당연히 주변 지역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대부분 사망하며 엄청난 피해를 주었습니다.
그 정도로 화산이 크게 폭발하면 용암 이외에도 황산화물이나 염화수소에 의한 산성비가 내릴 정도로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그리고 태양복사에너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화산이 폭발하며 나오는 물질들을 화산쇄설물이라고 부르는데, 특히 화산재와 황산화물이 대기 중으로 공급됩니다. 응결핵이 만들어지면서 구름이 늘어나게 되는데, 태양복사에너지가 지구 표면으로 오지 못하게 막아버리는 효과를 일으킵니다. 탐보라 화산 폭발의 여파로 북반구 여름철 기온이 하강하면서 여름이 없는 해라는 별명도 붙었습니다. 햇볕이 줄어들고 기온이 낮아졌기 때문에 농업에도 치명적이었습니다. 역사적 기록으로만 알고 있던 화산폭발의 영향과 기후변화는 필리핀의 피나투보 화산이 폭발하면서 보다 실증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 자연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기후는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살펴보았지만, 사실 기후변화는 자연적인 요인으로만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기후변화가 일어나는 원리를 이해하려면 기본적으로 지구의 에너지 수지를 이해해야합니다. 태양복사에너지는 단파의 형태로 저 먼 우주에서 옵니다. 그럼 그게 다 지구 표면에 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부는 구름에 의해서 바로 다시 우주로 반사되기도 합니다. 지구 표면에서도 다 흡수되는 것은 아니고, 일부는 바로 반사되기도 합니다. 지구에서 흡수된 에너지는 지구복사에너지가 되어 장파의 형태로 나갑니다. 일부는 우주로 방출되지만, 일부는 구름 등에 의해 다시 반사되어 지표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결국 이렇게 들어오고 나가는 모든 에너지에 대해 정리한 것이 지구의 에너지 수지입니다. 그래서 1제곱미터에 몇 와트가 들어오는지로 숫자를 살펴보면 됩니다.
결국 우리가 지구 표면에 가까이 생활하니까 대기의 온도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하는 것이 바로 지구복사에너지입니다. 문제는 지구복사에너지를 다시 지구 표면으로 돌려보내주는 온실기체가 있다는 점입니다.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에서 햇볕이 들어오지만 열이 잘 빠져나가지 못해 따뜻해지는 것처럼, 지구에서는 온실기체들이 지구복사에너지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아주면서 기온이 더 높아지게 만들어줍니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온실효과라고 부르는 현상입니다. 온실효과 자체는 다른 행성에서도 발견되는데, 지구는 온실효과 덕분에 생명체가 살기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졌습니다.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온실기체에는 수증기,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오존, 염화불화탄소, 수소염화불화탄소 등이 있습니다. 대기의 주요 성분은 질소와 산소 비중이 높아 이러한 온실기체의 비중은 매우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인간 활동으로 인해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 아산화질소, 메탄, 염화불화탄소 등의 대기 중 농도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밀란코비치 주기 등 자연적인 변화만 살펴보는 것도 가뜩이나 쉽지 않은데, 인간 활동의 영향까지 더해져서 기후변화의 원인을 분석하는 일은 더욱 쉽지 않습니다. 더 복잡한 것은 기후가 다시 기후를 만들어내는 되먹임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흔히 피드백이라고 부르는 그 작용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알베도가 있습니다. 알베도는 표면에서 반사되는 비율을 나타낸 것입니다. 화산활동도 대기 중 화산쇄설물이 알베도를 높여 태양복사에너지의 지표 도달을 막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러한 원리로 알베도가 변화하면 피드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눈이 덮인 곳은 일반적으로 알베도가 높기 때문에 태양복사에너지가 잘 흡수되지 않고, 그래서 더 기온이 낮아집니다. 하지만 눈이 녹게 되면 알베도가 작아지게 되고, 태양복사에너지를 더 흡수하게 되고, 그래서 기온이 더 높아지고, 그래서 눈이 더 녹게 됩니다. 지구 전체적인 알베도는 0.3정도이지만 아스팔트로 덮인 땅은 엄청 낮고, 얼음으로 덮인 땅은 엄청 높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 면적이 감소하면 지구 알베도가 감소하면서 태양에너지 흡수량이 증가하게 됩니다. 인간들이 도시를 만들면서 아스팔트 포장 면적을 넓히게 되면 지구 알베도가 감소하게 되고 태양에너지 흡수량이 증가하게 됩니다. 그래서 인간은 온실가스 배출에 의한 온실효과 뿐만 아니라, 지표피복을 변화시켜서 알베도가 달라지는 방식으로도 기후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인간 활동은 기후에 또 다른 방식으로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바로 에어로졸입니다. 에어로졸은 대기에 떠도는 아주 작은 고체나 액체를 이야기합니다. 워낙 작다보니 눈에 보이지도 않고, 너무 가볍다보니까 바닥에 가라앉지 않고 대기를 떠돌면서 확산되기도 합니다. 물론 먼지나 온천 등 자연적으로도 에어로졸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연 등 인공적으로도 에어로졸이 많이 공급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그래서 블랙카본에 대한 관심도 많습니다. 불완전연소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데, 굳이 간단하게 생각해보자면 그을음을 떠올리면 됩니다.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긴 하지만, 나무나 화석연료를 연소시키는 과정에서 연기의 형태로 대기 중에 공급됩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대기현상 중에 미세먼지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한 미세먼지를 만드는 주요 성분입니다. 블랙카본이 에어로졸 형태로 대기 중에서 햇볕을 흡수하면서 지구온난화에 기여한다는 점이 근래에 관심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온실효과만 언급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온실효과 이외에도 인간이 기후에 미치는 경로들이 다양한 셈입니다.
우리가 기후변화를 지구 전체의 현상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빙기에는 지구 전체가 추워져서 얼음 행성이 되거나,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 지구 전체가 금성처럼 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가 다루는 시기의 기후변화는 그렇게까지 극단적이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지역이해나 세계지리에서 배우는 기후대가 이동하거나 변화한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지구에는 적도 주변의 열대 기후부터 극지방의 한대 기후까지 다양한 기후가 띠처럼 위도대를 따라 넓게 분포합니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 이 기후대의 분포가 지금과는 달라집니다. 열대기후나 건조기후가 나타나는 지역이 넓어질 수도 있고, 한대기후가 나타나는 지역이 좁아질 수도 있습니다. 기후변화의 양상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이어서 나올 예정입니다.
오늘은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에 대해 다루다보니 어쩔 수 없이 기후 시스템부터 살짝 언급했습니다. 다소 어려워하는 친구들도 있는 모양이지만, 중요한 내용이니 꼭 복습하면서 이해하길 바랍니다. 생각해볼만한 주제들은 밑에 넣었습니다.
수업 듣느라 고생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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