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기후 시스템과 기후변화의 원인을 간단하게 살펴보았는데, 이번 시간에는 그러한 기후변화가 어떻게 지역별로 나타나게 되는지 따라가 보려고 합니다.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인 현상이지만, 실제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들은 지역별로 천차만별입니다. 과거에 나타나던 기후가 아닌 다른 기후가 나타난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지역별로 어떤 영향이 나타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이해해야 제대로 기후변화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현재 시점의 지구 기후 분포를 쾨펜의 기후 구분 방식에 따라 나타낸 지도와 2100년 시점의 지도를 비교해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특정한 지역을 중심으로 전후를 비교해보면 기후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시각적으로 다가옵니다.
기후 현상을 다룰 때에 여러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하나가 있습니다. 일단 당연히 과학적인 사실이니까,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서 다루면 좋겠습니다. 민감한 이슈이지만 정작 제대로 된 이해 없이 함량 미달의 기사가 자극적으로 보도되는 경우도 제법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환경문제를 지역의 자연적, 인문적 특성을 면밀히 고려해서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기후변화 영향을 우리가 자주 접하는 곳은 바로 북극권입니다. 남극은 남극대륙 위에 두꺼운 얼음이 쌓여있는 형태라면, 북극은 북극해 위에 두꺼운 얼음이 둥둥 떠다니고 있는 형태입니다. 그러니까 바닷물이 얼어붙은 해빙입니다. 우리가 얼어붙어 있으면 대부분 그냥 빙하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빙하라고 쓰면 얼음이 강처럼 흐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빙하 지형을 배운 친구들이라면 그 차이를 이해하고 있을테니, 구분해서 정확하게 표현하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북극해의 해빙은 당연히 계절에 따라 얼고 녹고를 반복합니다. 겨울에는 해빙의 면적이 넓어지고, 여름에는 해빙의 면적이 좁아집니다. 이러한 해빙 면적을 장기적으로 살펴보면 연평균 면적도, 여름철 평균면적도, 겨울철평균면적도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북극해의 해빙이 여름철보다 겨울철에는 늘어나므로 기후변화는 없다는 주장은, 사실 기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북극권에도 변화를 줍니다. 당연히 해빙의 면적이 줄어들구요. 북극권에 있는 그린란드 등에는 거대한 빙상이 발달해 있는데, 이러한 빙상의 크기도 감소합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유빙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빙상의 크기가 줄어들고 얼음으로 덮였던 지역의 지표가 노출되면 알베도가 감소하게 되어 기후에 다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더 무서운 것은 북극해에 있는 해빙입니다. 사실 지구의 바다는 연결되어 있고, 해수대순환에 의해 컨베이어벨트처럼 움직입니다. 그러한 해수의 순환에 의해 지구의 에너지가 이동하고, 그러한 영향으로 지금의 기후대가 만들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서안해양성기후는 북대서양의 난류와 편서풍이 결합되었다는 내용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해수 순환을 만들어내는 원리가 해수의 온도와 염도입니다. 해빙이 녹게 되면 북극해의 염도가 달라질 수도 있는데, 이러한 것들이 해수 순환에 영향을 주면 지구 전체 기후를 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북극해의 변화를 기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필 얼마 전에 수에즈운하가 막히는 바람에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운송 경로와 물동량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습니다. 북극해의 경우 유빙으로 인해 항해가 자유롭지 못하고, 유빙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 그나마도 쇄빙선을 이용해야합니다. 하지만 북극해를 이용하게 되면 우리나라에서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는 경로보다 더 짧게 유럽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생기게 됩니다. 캐나다쪽 항로를 북서항로, 러시아쪽 항로를 북동항로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높아 북동항로에 특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북극해에 가까운 고위도 지역의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그 중에서도 러시아의 시베리아 일대입니다. 툰드라 기후가 나타나는 야말반도 등 고위도 지역에서는 운석충돌구처럼 움푹 파인 거대한 지형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툰드라 기후는 연 평균기온이 낮기 때문에 지하에 영구동토층이 발달해 있습니다. 여름철에만 잠깐 지표 가까운 곳만 녹아 활동층을 이루어서, 영구동토층 위에 활동층이 얇게 얹혀있는 형태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이러한 영구동토층은 고위도로 갈수록 두껍고 연속적으로 분포하고, 저위도로 갈수록 상대적으로 불연속적이고 얇아집니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 이러한 영구동토층의 두께가 점점 얇아집니다. 그래서 영구동토층에 있던 빙기의 매머드 등이 발굴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영구동토층 내에서 있는 메탄입니다. 영어로는 메테인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메탄은 지하에서 동결되고 압축되면서 고체 상태인 메탄하이드레이트 형태로 영구동토층과 함께 있기도 하는데,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그 메탄이 방출되며 폭발한 것처럼 지표에 흔적을 남기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것들이 다시 피드백을 일으킨다는 점입니다.
피드백에는 양성피드백과 음성피드백이 있습니다. 양성피드백은 출력량이 다시 입력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피드백입니다. 그래서 아예 사라지거나, 아예 증폭됩니다. 수학에서 배운 발산을 떠올리면 쉬울 것 같습니다. 우리 일상에서 자주 보는 양성피드백은 사실 하울링이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마이크를 스피커 가까운 곳에서 쓰면 듣기 싫은 소리가 납니다. 마이크에서 들어간 소리가 스피커로 나오고, 그 스피커에서 나온 소리가 다시 마이크로 들어가고, 다시 마이크로 들어간 소리가 스피커로 나오면서 극단적인 소리로 바뀌게 됩니다. 음성피드백은 출력량이 입력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피드백입니다. 그래서 평형 상태를 찾아가게 됩니다. 수학에서 배운 수렴을 떠올리면 쉬울 것 같습니다. 항온동물의 체온 등 평형 상태를 유지하는 대부분의 현상들은 사실 이러한 음성피드백에 기반한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툰드라 지방의 지구온난화에서 양성피드백이 있다는 점입니다. 지구온난화는 고위도의 영구동토층을 융해시킵니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얼어붙어있던 메탄이 대기중으로 방출됩니다. 메탄은 주요 온실기체이므로 다시 온실기체가 증가하고, 온실효과는 강화됩니다. 그러면 다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됩니다. 그래서 지구온난화가 일단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고위도 지방에서 상대적으로 툰드라보다 따뜻한 지역에서는 냉대림인 타이가가 발달해 있습니다. 침염수림이 지배적으로 나타나는 타이가는 사실 몇 종의 침엽수가 극단적인 기후 환경에서 적응하며 만들어진 생태계입니다. 문제는 타이가에서도 지구온난화는 다가온다는 사실입니다. 기존에는 추운 날씨 탓에 벌레가 생존하기 가혹한 조건이었는데,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따뜻한 기후에서 자라는 외래종 벌레들이 활동하며 넓은 면적의 타이가를 변화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생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베리아 일대에서도 지구온난화로 인한 다양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기존의 영구동토층을 활용해 인프라가 조성되어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송유관 등이 영구동토층에 기반해 건설되어 있는데, 영구동토층이 변화하면 이러한 기반시설이 붕괴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혹독한 자연환경으로 인해 인간 거주가 어려웠던 지역의 기후가 상대적으로 온화해진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 입장에서는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면적이 늘어나고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중위도 일대의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그 중에서도 미국 서부입니다. 미국 서부는 캘리포니아 일대의 해안지역을 따라 지중해성 기후가 나타나고, 내륙 쪽에서 모하비 사막, 로키 산맥, 그레이트 플레인즈 등이 나타납니다. 지역 이해에서 다루었던 내용이라 잘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 중에서도 캘리포니아는 상대적으로 온화한 기후가 나타나서 인간 거주에 유리합니다. 대도시들도 잘 알려져 있지만 지중해성 기후를 이용한 포도 재배가 유명해서, 와인을 만드는 양조장들도 많습니다.
이러한 캘리포니아에서 엄청난 규모의 산불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캘리포니아의 산불이 기후변화의 영향이라고 보는 경우도 있지만, 기후변화와 전혀 관련 없다고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적으로 캘리포니아 산불은 숲 관리를 못했기 때문에 피해가 컸고, 핀란드처럼 숲 관리를 잘 하면 피해가 적다고 주장했습니다. 핀란드가 냉대기후라서 캘리포니아와 주어진 환경이 다른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겨울철에 춥기 때문에 지구온난화는 거짓이라는 주장은 기후와 기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핀란드를 러시아 속국이라고 하거나 벨기에를 도시라고 하는 걸 보면 기초적인 세계지리 수업이 트럼프에게 필요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은 무시해버리는 반지성주의가 확산되는 단면을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완전히 시사하는 바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우리에게는 아직 숲 관리라는 부분이 좀 생소하기 때문입니다. 아메리카 대륙에는 빙기 이후로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미국 내에서는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만 일부 살고 있긴 합니다. 캘리포니아 일대에 거주하던 원주민들은 먹을거리를 확보하는 등 다양한 이익을 위해 숲에 주기적으로 작은 불을 일부러 만들었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숲의 하층에 쌓인 덤불이나 죽은 나무들은 제거되었습니다. 하지만 북동부의 소규모 정착지에서 시작한 미국은 서부로 팽창하였고, 원주민들은 문명화의 대상으로 여겨지며 쫓겨났습니다. 유럽계 백인들은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거대한 국가를 건설하였습니다. 자연을 보며 경탄하고, 옐로스톤을 시작으로 국립공원이 지정됩니다. 인간과 자연을 구분하고, 자연을 보호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환경주의자들은 숲 정책에서도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합니다. 이러한 결과 잡목들이 무성해지고, 숲 전체가 거대한 땔감이 쌓여가는 곳으로 바뀌어 갑니다. 그래서 산불이 시작되면 확산되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졌다고 보기도 합니다. 역설적으로 큰 규모의 산불을 막기 위해서는 적정한 수준으로 인간이 관리를 해야한다는 의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리의 일환으로 인화성 잡목을 제거한 곳에서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다는 점을 보면 환경주의적인 숲 정책에만 원인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연평균 기온의 상승과 강수량의 감소 등의 기후변화가 산불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후변화가 산불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노력 자체를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합니다. 기온이 상승하면 고산지역에 있는 눈이 더 빨리 녹아버리고, 여름철의 고온건조한 날씨는 더 일찍 시작해서 더 오래 갑니다. 그래서 기후변화가 없다고 해서 산불이 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캘리포니아 일대의 산불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는 추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사실 기후변화는 캘리포니아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중위도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기후도 바꾸고 있습니다. 21세기 말의 한반도는 지금보다 기온과 강수량 모두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특히 태풍으로 인한 집중호우로 극심한 강우량을 보이는 기록들이 갱신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기후변화는 여러 측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한반도 주변 바다의 평균 표층 수온도 올라갔고, 어족자원의 분포도 달라졌습니다. 난류성 어족의 어장은 북상하고, 한류성 어족의 어장은 북한이나 오호츠크해로 이동하였습니다. 기온은 높아지고 열대야는 많아지며 서리가 내리는 날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겨울은 짧아지고 냉방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멜론이나 무화과 등 과일 재배지역도 변화하고 있고, 망고 등 열대작물의 재배도 늘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에는 열대의 기후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사실 기후가 따뜻해지면 열에너지가 증가하게 되고, 대기 중의 포화수증기량도 증가하게 됩니다. 우리가 태풍으로 잘 알고 있는 열대 이동성 저기압은 지구 대기 시스템이 열대 해상의 막대한 에너지를 중위도로 이동시켜주는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열대의 기후가 더 따뜻해지면 더 큰 에너지가 생겨 열대 저기압의 풍속과 강수가 증가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해수면도 상승합니다. 북극해의 해빙이 녹아서 상승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얼음물이 담긴 컵에서 얼음이 녹아도 물이 넘치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고산지역 등의 빙하가 녹은 물이 바다로 유입되고, 바닷물 자체의 온도가 올라가서 해수의 부피팽창이 이루어지면 해수면은 상승합니다. 문제는 가뜩이나 점점 해수면이 상승할텐데, 열대이동성저기압 등으로 폭풍우의 규모는 커지고 빈도는 잦아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결합되면 앞으로 해안의 저지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입힐 피해는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인류의 상당수가 해안 저지대에 살고 있다는 점인데, 그래서 우려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열대의 얕은 바다에는 산호초가 많습니다. 특히 태평양 서쪽에는 이러한 산호초가 아주 대규모로 발달한 곳이 나타납니다. 산호초는 산호충이라는 조류가 광합성을 하면서 만들어지는데, 형태나 색 등이 아름다워 스킨스쿠버다이빙을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고 관광자원으로도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 각종 물고기들이 산란을 하는 등 서식지로 활용되기 때문에 산호초는 생태계의 보물창고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높은 수온이 지속되면 이러한 산호초가 하얗게 바뀌어버립니다. 이렇게 산호초가 파괴되기 시작하면 해양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해수면은 상승하고 있고, 그 피해가 가까운 미래에 올지 먼 미래에 올지 예측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후변화는 이미 지구 곳곳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해볼만한 주제들을 넣었습니다.
오늘 수업듣느라 고생했습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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