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능력개발평가를 실시한다. 유쾌한 경험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생각하며 읽는다. 학부모 중에 아이들에게 주요 국가의 위치를 외우게 하는 활동을 보고 80년대냐며 신랄하게 비판하는 의견이 있었다. 그런 인식이 '구글이 있는데 지리는 왜 가르치냐'는 질문이나, 외교부 공식 홈페이지에 라트비아를 발칸 국가로 소개하는 현상과 방향을 같이하는 것 같다.
과거의 교육은 모두 틀렸다는 주장은 명료하고 솔깃하다. 매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지식이 생성되는 시대이다. 바야흐로 고기가 아니라 고기을 잡는 방법이 중요해진다. 역량 중심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꼭 그건 지금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백년 쯤 전에도 듀이는 실용주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일곱 가지 교육 미신은 이런 거대한 물살에 맞서는 단단한 바위가 느껴지는 책이다.
도구가 다양해진다고 해서, 지식이 쓸모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새로 생긴 지식의 수명이 더 짧을 수 있다. 훈민정음은 오백년 전에 만들어졌지만,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가나다라는 외워야하지만, 문맹의 감소를 생각하면 공교육이 지금의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한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거인의 어깨. 인류의 문명은 어느 날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새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더 좋은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은 정말 필요하다. 교육격차는 줄여야한다. 수포자는 줄여야한다. 실질적 문맹도 줄여야한다. 의사소통 능력은 늘려야 한다. 책임감도 키워야 한다. 교육에 문제점이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교육은 가치가 없다고 불신하는 태도로 전환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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