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을 슉슉 살펴보았다면 이제 조금 더 렌즈의 배율을 높여봅시다. 비트도 쪼개는데 당연히 지역도 쪼개집니다. 이제 국가 단위로 쪼개고 쪼개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 세계를 여러분들과 샅샅이 살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남은 수업시간에 한계가 있어 우리와 가장 관련이 많은 4개의 국가만 선정해보았습니다. 이른바 4강으로 불리는 그 나라들입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머지 크고작은 지역들은 여러분들이 직접 궁금한 곳만 골라서 조사하고 친구들과 공유해봅시다.
자, 이제 시작입니다. 첫 시작은 북아메리카로 갑니다. 미국입니다.
미국은 크게 본토라고 부르는 큰 덩어리와 알래스카, 하와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을 아무렇지 않게 미국이라고 부르지만, 왜 이름이 미국일까요? 미국 사람들은 미국을 어떻게 부르나요? USA라고 부릅니다. USA는 뭔데요? United States of America를 줄여서 USA라고 부릅니다. 학습지에 오타가 있어요. 고쳐주세요. 다시 돌아와서, 때에 따라서는 US라고 부를 때도 많아요. 결국 주(State)가 모여서 만들어진 연방국가라는 뜻입니다. US라고 줄여 쓰다보니 Uncle Sam이라는 캐릭터로 그려질 때에도 많습니다. 근데 USA는 한국말로 우사지 미국이 아니잖아요. 미국사람은 자기를 어메리칸이라고 소개하겠죠? 어메리칸을 한자로 받아적다보니 미리견(美利見)등으로 받아적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미리견나라, 미나라, 미국이 되었습니다.
미국은 전체 면적이 980만㎢나 되는 거대한 나라입니다. 면적으로도 세계 3위나 되는 엄청 큰 곳입니다. 우리가 21만㎢정도, 남한이 북한보다 쪼금 작아서 10만㎢정도 됩니다. 그럼 사실상 우리보다 50배정도 큰 것입니다. 인구도 무려 3억 3천만이나 됩니다. 면적보다 더 무시무시한 것은 바로 경제입니다. 기축통화인 달러도 대단한데, 국내총생산(GDP)가 무려 20조 달러정도 됩니다. 국방비로만 우리 돈으로 천조원 정도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세계1위인 것은 당연하고 다른 나라들을 합쳐도 넘기가 힘들 정도로 어마어마합니다. 대한민국 정부의 1년 예산이 400조원이 조금 넘는 정도니 정말 어마어마한 셈입니다. 1인당 국민총생산도 6만 달러가 넘는 선진국입니다. 경제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경제성장률이 높지는 않습니다.
정치 체제는 민주공화정이고, 양원제이며, 대통령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방정부로는 주가 있는데, 사실 주 단위로 정부도 구성하고, 군대도 가지고 있고, 법원도 가지고 있고, 의회에서 법도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주 단위로 해결하기 어려운 외교 등의 문제들을 연방정부가 해결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좀 쉽습니다. 대부분의 주 밑에는 카운티(County)가 있는데, 굳이 우리로 따져보면 시군구에 비슷한 무언가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미국에는 주가 50개나 있고, 이 주에 속하지 않는 특별한 행정구역으로 워싱턴DC가 있습니다.
미국의 역사는 뭐 사실 딱히 살펴볼 내용이 없습니다. 현재의 미국 땅에서 살고 있는 원주민들이 만들어놓은 문화와 유적이 있긴 합니다. 아나사지 유적이 대표적인데, 사실상 지금 미국의 구성원들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지는 않습니다. 북유럽 계열의 바이킹도 그린란드를 거쳐 아메리카 대륙에 와서 빈란드 정착지를 만든거 같긴 한데, 마찬가지로 지금 미국이랑 굳이 큰 상관은 없습니다. 그래서 미국 역사는 보통 유럽 식민지부터 말합니다. 유럽 식민지였던 미국은 독립을 하고, 남북전쟁도 하고, 세계대전에도 참가하면서 끊임없는 전쟁을 통해 지금의 지위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미국을 자세히 살펴보려면 워낙 미국이 크다보니까 쪼개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의 인구조사에서는 크게 네 덩어리로 나누는 기준을 주로 사용합니다. 먼저 북동부입니다. 끄트머리에 뉴잉글랜드가 있고, 대서양 중부 해안지역을 합쳐서 북동부라고 부릅니다. 남쪽은 다 남부라고 부릅니다. 텍사스부터 플로리다 있는 곳까지 다 남부로 분류됩니다. 오대호연안과 그 일대는 중서부라고 부릅니다. 지금 미국의 영토를 기준으로 하면 사실 중앙이나 동부에 가까울텐데, 미국 역사가 북동부에서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중서부라고 불리는 것이 납득이 됩니다. 마지막 나머지 영토 대부분은 서부입니다. 서부라고 하지만 사실 엄청나게 거대합니다.
미국의 지형을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의 산지지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큰 두개의 줄기를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북아메리카의 아주 큰 줄기를 이루는 산맥이 바로 로키산맥입니다. 북아메리카에 크게 남북방향으로 뻗어있는데, 거의 서부를 관통해서 간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신기조산대이다보니 고도도 높고 험준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동부에는 애팔래치아산맥이 있습니다. 고기습곡산지라서 로키산맥보다는 침식도 많이 되긴 했습니다. 애팔래치아산맥 일대에 풍부하게 매장되어있는 석탄은 오대호의 수운과 메사비 철광이 결합하여 미국이 산업화하는 시기부터 많이 활용되었습니다.
국토가 워낙 크다보니 산지지형만 대단하지 않습니다. 평야도 대단합니다. 먼저 로키산맥 동부에는 아주아주 넓은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지형의 경사가 크지 않은 곳이 나타납니다. 그 지역을 미국에서는 그레이트플레인즈, 즉 대평원이라고 부릅니다. 그 주변지역은 강수량이 그닥 많은 편이 아닙니다. 전에 우리가 배울때 연 강수량 500mm가 건조기후와 습윤기후를 구분하는 기준이라고 했는데, 이게 좀 애매하게 뭔가 습윤기후도 아니고 건조기후도 아닌 점이지대같은 곳이 넓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아주 키가 큰 풀이 뒤덮고 있는 초원이 나타나는데, 이를 미국에서는 프레리라고 부릅니다. 그레이트플레인즈와 프레리는 농업 하면서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신나게 외웠던 호수도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경계 일대에는 큰 호수가 다섯 개나 있는데, 오대호라고 부릅니다. 이 오대호의 물은 세인트로렌스강을 통해 대서양으로 빠져나가는데, 캐나다는 이 세인트로렌스강 유역에 살고 있는 인구도 많고 도시도 발달해있습니다. 캐나다 얘기는 이게 끝입니다. 미국에는 엄청나게 큰 강도 있습니다. 로키산맥 동부에서 애팔래치아 서부 사이의 북아메리카 대륙 내부에 내린 비는 모이고 모이고 모여서 미시시피강이라는 아주아주 거대한 하천을 이룹니다. 미주리강이나 여러분들이 경제 수업에서 배우게 되는 테네시강도 모두 다 미시시피강의 지류 강줄기에 불과합니다.
미국의 기후를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의 기후는 플로리다 일대가 가장 덥고 습윤하고, 대부분 온대기후가 나타납니다. 북쪽으로 갈수록 기온이 떨어지면서 대체로 위도가 높은 곳에서는 냉대기후가 나타납니다. 근데 얘는 어디까지나 동부 얘기고, 서부는 대체로 강수량이 적어서 건조기후가 나타납니다. 그래서 사막기후, 스텝기후, 그리고 산맥 때문에 고산기후가 나타납니다. 태평양 연안에서는 온대기후가 일반적인데, 캘리포니아 일대에서는 지중해성 기후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기후 지도를 보면서 대략적인 위치는 파악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기후 현상 중에서도 살펴볼 것이 많습니다. 허리케인도 있고, 토네이도도 있지만 시간이 없으니 치누크만 알아보겠습니다. 중위도는 항상풍 중에 무슨 바람이 불죠? 네 편서풍입니다. 미국은 중위도니까 서쪽에서 동쪽으로 바람이 불겠죠? 근데 문제는 서쪽에 주요 산맥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그럼 산을 넘어가는 바람은 어떻게 되죠? 산을 넘기 전과 넘은 뒤에 공기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높은 산을 넘어가게 되면 바람받이 사면의 응결고도 이상에서는 눈이나 비를 내리게 되고, 바람그늘 사면으로 넘어간 뒤에는 건조한데다가 기온은 급격하게 상승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뭐라고 하죠? 네 푄(Föhn)현상이라고 합니다. 그래요. 분명 수업 했어요. 기억해주세요. 미국에서도 로키산맥, 시에라네바다산맥, 캐스케이드산맥 등 서부에 높고 험한 산지가 많습니다. 그래서 산맥을 넘어가는 바람이 푄현상을 일으키는데, 이를 치누크라고 부릅니다. 치누크는 고온건조해져 쌓인 눈을 녹이기에 snow eater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의 자연지리를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미국의 자연환경은 인간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요? 가장 간단하게 보면 인구분포에도 영향을 줍니다. 미국은 서부보다 동부의 인구밀도가 높은데, 아무래도 서부는 산맥도 높고 기후도 건조해서 사람이 거주하기 불리한 곳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이제 미국의 역사를 살펴보겠습니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항해 이후로 유럽인들은 아메리카 대륙 곳곳에 식민지를 만들었습니다. 북아메리카도 원주민들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유럽 열강의 식민지가 점차 자리잡았습니다. 알래스카 일대의 러시아 제국, 지금의 미국 남서부와 남부에 해당하는 누에바 에스파냐의 에스파냐, 미시시피강부터 세인트로렌스강 일대인 루이지애나의 프랑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북동부에 위치한 영국의 뉴잉글랜드 식민지에서 시작됩니다. 열 세개의 주는 영국 본국으로부터의 지배를 거부하고 독립을 선언하게 되고, 조지 워싱턴 장군이 이끄는 독립군은 결국 전쟁에서 승리하며 새로운 국가를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미국입니다. 미국이 영국 식민지에서 시작되었다보니, 여전히 미국 사회에서 영국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미국 사회의 주류를 WASP라고 하는데, 백인, 영국계, 개신교의 앞글자를 떼어 만든 말입니다.
새롭게 독립한 미국은 내분의 시기를 맞이합니다. 특히 북부지방과 남부지방의 의견이 많이 달랐습니다. 북부는 산업화를 중시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노동력의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한데, 미국 남부에서는 목화 플랜테이션을 운영하기 위해서 흑인 노예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북부와 남부는 노예제에 대한 견해도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무역정책에 대한 견해도 달랐습니다. 북부에서는 국내 산업의 성장을 위해 보호무역을 주장한 반면, 남부에서는 대지주들이 산업화된 유럽에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공급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물품을 수입할 수 있도록 자유무역을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남북전쟁(1861~1865)은 결국 터지게 되었고, 북부의 승리로 끝나면서 미국은 더 이상 분열하지 않는 국가로 거듭납니다.
그 이후부터는 국가적인 역량이 외부로 뻗어나가기 시작합니다.
미국은 움직이는 국경을 가진 나라입니다. 동부의 대서양 일대에서 시작한 국가였지만 남쪽과 서쪽으로 팽창하면서 영토를 할양받고, 전쟁으로 빼앗고, 돈으로 사는 등 적극적으로 영토를 확장시켜 결국 태평양에 이르게 되면서 거대한 대륙을 관통하는 국가로 거듭났습니다. 특히 금광 개발에 의한 골드러시와 홈스테드법에 의한 자영농 육성 정책이 이어지면서 서부가 개척되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쉬어갑시다. 금광에서 일하는게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래서 노동자들은 강하고 튼튼한 옷을 원하게 되었습니다. 금방 닳아서 못쓰게 되어버리니까요. 그래서 그냥 천막을 만드는 천으로 바지를 만들어버립니다. 그게 우리가 알고 있는 청바지입니다. 괜히 미국 문화의 상징으로 청바지가 꼽히는 것이 아닙니다.
어쨋든 산업화를 하려고 해도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필요합니다. 자영농을 키우려고 해도 농민이 필요합니다. 미국을 처음 만든 사람들도 결국 영국에서 이민온 사람들이잖아요.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미국에서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그래서 건국 초기부터 이민을 널리 받았고,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섞여 살며 지금의 미국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동서로 나누어 아시아쪽 이민은 적게 받고 유럽쪽 이민은 많이 받으려고 한 시기도 있고, 다시 개방한 시기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에 미국의 이민정책에 손을 보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민족 혹은 인종 구성은 1학기에 통합사회에서 자세히 다루었으니 빨리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아프리카계는 아무래도 과거 목화 플랜테이션이 있던 남부에 많이 있습니다. 아시아계는 아무래도 태평양 연안이나 대도시에 많습니다. 히스패닉은 라틴아메리카와 가까운 지역에 많고, 내이티브아메리칸이라고 불리는 원주민들은 서부지역에 띄엄띄엄 흩어져 있습니다. 원주민 보호구역이 그렇게 설치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전체 인구에서는 백인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히스패닉의 증가세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제 미국의 경제지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제지리는 사실 재미있게 얘기할 부분이 많은데, 시간 관계상 다 요약하고 주요 산업만 다룰 예정입니다. 먼저 1차산업에 해당하는 농업입니다. 사실 미국은 엄청난 농업대국입니다. 농업 생산량도 대부분 세계에서 순위권이고, 특히 옥수수의 생산량은 세계 1위입니다. 더 대단한 것은 대부분 국내 소비량보다 한참 더 많이 생산되어서 수출량이 막대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미국 영토가 워낙 큰데 농경이 가능한 지역의 면적 또한 넓고, 대규모로 경작되어 상대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꼽힙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적지적작(適地適作)이라는 특성입니다. 알맞은 땅에 알맞은 작물을 길러야 효율성이 올라갑니다. 미국은 워낙에 영토가 넓어서 가장 생산되기 좋은 자연적 인문적 특성을 가진 곳에서 생산이 진행되는 적지적작의 원칙이 잘 지켜지는 편입니다. 미국의 기후에서 큰 특성 중의 하나로 강수량의 지역차를 들 수 있습니다. 대략적으로 서경 100°선 즈음이 미국을 동서로 나누는 중간정도 되는데, 이 선이 연강수량 500mm선과 거의 일치합니다. 그래서 대략적으로 서쪽은 건조하고 동쪽은 습윤해서, 서부에서는 대체로 소 등의 가축 방목이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선에 걸치는 대평원과 프레리 일대에서는 밀농사가 대규모로 진행됩니다. 추운 북쪽동네에서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계절에 밀농사를 하고, 상대적으로 따뜻한 남쪽 동네에서는 추운 겨울에도 밀이 자라서 재배 시기가 좀 다르긴 한데 뭐 중요한 것은 결국 밀농사지역이 넓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낙농업은 대도시에서 가까운 오대호 연안부터 북동부 일대에 널리 이루어지고, 오대호 연안과 중서부 일대에는 세계적인 규모로 옥수수 농업이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이 지역을 콘벨트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남부에서는 목화농사가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따뜻한 날씨와 물이 중요한 쌀은 미시시피강 유역이나 캘리포니아의 물 공급이 원할한 지역에서 이루어집니다. 캘리포니아 일대는 지중해성 기후가 나타나 과일로도 유명합니다. 여러분들이 지역별로 농업의 특성을 구분할 수 있길 바랍니다.
미국은 농업 대국일 뿐만 아니라 제조업 또한 막강합니다. 이미 19세기 산업화가 진행된 미국은 2차세계대전을 지나며 세계 최강의 공업국가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공업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섬유의류는 보스턴을 중심으로하는 북동부에, 금속은 철광석과 석탄의 운송비를 절약할 수 있는 오대호 연안에 발달해 있습니다. 자동차는 특히 오대호 연안에 위치한 디트로이트에서 아주 발달한 산업이며, 비행기 제조는 시애틀이 대표적이고, 텍사스에서는 석유화학공업이 발달해있습니다. 이 정도가 전통적이고 대표적인 산업들이고 사실 미국은 다양한 분야의 제조업이 발달한 국가입니다.
이러한 미국의 공업에서 나타나는 변화가 있습니다. 대체로 오대호와 북동부 일대가 미국의 전통적인 공업중심지인데, 1970년대부터 서서히 임금도 오르고 장비는 노후화되고 노조조직률은 올라갑니다. 사실 이 일대는 온대기후 혹은 냉대기후로 겨울에 특히 혹독하게 추운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따뜻한 북위 37° 이남 지역에서 산업지역들이 성장하기 시작하는데, 이를 다 합쳐서 선벨트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선벨트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전통적 공업지역인 스노우벨트의 비중이 예전같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최근 이런저런 상황으로 이 지역의 산업이 더 취약해지면서 이제는 아예 먼지만 날릴 정도로 쇠락한 지역이라는 뜻에서 러스트벨트라고 부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미국의 제조업은 막강하기만 합니다. 클러스터는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산업체들도 서로 연결되면 큰 힘을 발휘하는데, 특히 지리적으로 인접한 지역에 입지한 경우에는 그 효과가 더 큽니다. 산업체들이 모여있는 것을 산업 클러스터라고 합니다. 이러한 클러스터의 장점을 보고 명칭을 붙인 것이 바로 경기교육클러스터입니다. 여러분들도 내년에 듣게 될거에요. 아무튼 이러한 산업클러스터보다 더 강력한 곳도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혁신은 아무데에서나 일어날 것 같은데, 사실 아닙니다. 지구의 특정한 지역에서만 자꾸 혁신이 엄청나게 생겨납니다. 왜 그럴까 학자들이 분석해보니까, 지역별로 상황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특히 산업체 뿐만 아니라 대학교나 연구기관이 집적되어 있는 곳에서 각종 물리적인 인프라 뿐만 아니라 제도와 사람들의 인적 네트워크 및 지역의 분위기까지 모두 결합되면 그 지역은 매우 혁신이 일어나기 좋은 환경이 되는데, 이를 지역혁신체계라고 부릅니다. 지역혁신체계가 잘 뿌리내린 지역에서는 자꾸자꾸 혁신이 일어나서 자꾸자꾸 새로운 업체들도 생겨나고 일자리도 생겨나고 기업도 성장하게 됩니다. 이런 지역혁신체계의 대장에 해당하는 곳이 바로 미국의 실리콘밸리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가까운 이 곳은 원래 스탠퍼드 대학교 인근인데, 이제는 아예 세계적인 기업들의 연구소와 공룡 같은 기업들의 탄생지이며 세계 최고 수준의 임금을 받는 지역으로 널리 알려져있습니다. 규모만 사실 실리콘밸리가 가장 크지, 메사추세츠의 보스턴이나 텍사스의 오스틴 일대에도 지역혁신체계가 자리잡아 미국의 경제를 멱살잡고 끌고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공업얘기를 자세히 했지만 사실 미국 내에서 공업은 이제 예전같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산업화를 가열차게 추진하던 그 시대인데, 이미 미국은 1970년대 후반부터 제조업의 종사자 수와 전체 산업에서의 제조업의 비중이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이른바 탈공업화 시대입니다. 미국은 그럼 망했나요? 아닙니다. 미국이니까 가능한 이야기이긴한데, 미국은 서비스업으로 먹고살고 있습니다. 여기서 서비스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서비스업은 아닙니다. 바로 기술과 높은 수준의 교육 및 전문성이 기반이 되어야만 움직이는 지식기반서비스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지식기반서비스가 미국 경제 전체를 선도하며 지금의 번영을 이끌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교통지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래 교통지리는 교통수단이나 교통망, 공간적 상호작용에 대해서 배우는 학문이지만 여력이 없으므로 교통수단만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교통수단은 육상, 수상, 항공으로 구분하고 다시 육상은 도로와 철도로 구분합니다. 철도는 경우에 따라 지하철로 또 구분하기도 하고, 수상은 해운과 내륙운하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정보를 옮겨주는 것이 통신이라면, 교통은 사람과 물자를 옮겨주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럼 어떤 교통수단의 중요성은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요? 지하철은 엄청 많은 사람을 태우지만, 사실 이동하는 거리는 짧은 편입니다. 반면 비행기는 엄청 긴 거리를 이동시키지만, 이동시킬 수 있는 사람은 적은 편입니다. 그래서 수송량은 사람 혹은 화물톤수에 이동거리를 곱해서 구합니다. 그래서 전체 수송량 대비 해당 교통수단의 비율을 수동분담률을 구할 수 있는데, 각 나라의 교통 인프라가 반영되어 있어 지역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지표라고 볼 수있습니다.
미국의 교통수단을 발달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18세기를 열었던 선박이 있습니다. 증기선이 발명되자 미시시피강을 통해 미국 곳곳을 다니기 시작하였으며, 오대호와 이리강 등 여러 하천들이 운하로 연결되면서 선박을 이용한 교통망이 자리잡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태평양까지 넓어진 영토를 반영하여 멀리 남아메리카까지 돌아가지 않고 파나마를 가로지르는 운하까지 건설하게 되었습니다. 선박은 속도가 워낙 느린 탓에 요즘엔 다른 교통수단이 많아서 예전처럼 중요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대량의 운송이 가능해서 화물을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 다음은 철도입니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미국은 서부로 팽창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는데, 그 핵심이 바로 철도였습니다. 아예 대서양 연안부터 태평양까지 아메리카 대륙을 관통하는 철도 노선이 만들어지면서 19세기에 철도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다만 최근 철도는 동부의 일부를 제외하면 거의 화물 운송 수단으로 이용되는 편입니다.
역시 미국은 자동차의 나라입니다. 자동차 생산량도 어마어마하게 많고, 국민소득이 높아 자동차를 구매할 능력도 되어서 자동차 보급률도 높게 나타납니다. 애초에 도시가 자동차를 전제로 만들어지기도 했구요. 더 대단한 것은 1950년대에 이미 자동차 시대가 열릴 것을 알고 전국적인 도로교통망을 정비했다는 점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각 주를 잇는 주간고속도로를 건설하는데, 그 때 만들어진 사통팔달의 도로망이 지금의 자동차대국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미국이 자동차 대국이긴 하지만 국토가 너무 넓다보니 사실 차로 수십시간을 운전해야 갈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그 전까지는 너무 비싸서 우편물을 옮기거나 전투하는 용도로만 사용하던 비행기가 1960년대 이후 미국에서는 이제 대중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그래서 비행기를 많이 제작하기도 하고, 비행기로 승객들도 어마어마하게 수송하는 항공교통의 대국이기도 합니다. 다만 학습지에는 최근 중국이 빠른 속도로 성장한 부분을 미처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니까 수정해주면 좋겠습니다.
도시지리는 도시구조나 도시체계를 중심으로 도시사회, 도시경제, 도시문화, 도시정치, 도시계획, 도시 특성, 도시재생, 젠트리피케이션, 뉴어버니즘, 압축도시, 스마트 성장, 스마트 축소, 신자유주의 도시, 포스트모던 도시, 도시 기업가주의, 사회자본, 도시 거버넌스, 국제이주와 초국적 도시성, 도시와 젠더 등 다양한 분야를 살펴보는 학문입니다. 특히 최근 세계의 인구 대부분이 도시에 거주하게 되면서 삶의 무대로 더욱 각광받고 있고 다양한 인접학문과 연구가 활발한 '핫한' 분야입니다. 하지만 역시나 여건이 허락하지 않으므로 통합사회 선생님께 부탁드리고 간략하게 미국의 대표 도시만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뉴암스테르담입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잡동사니로 구매한 땅에 만들어진 이 마을은 영국사람들이 뉴욕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이제는 인류 사회에서 가장 큰 역할을 수행하는 도시로 성장하였습니다. 세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도시를 세계도시라고 부르는데, 가장 중요한 세계도시를 흔히 최고차세계도시라고 부르며 뉴욕, 도쿄, 런던을 꼽습니다. 뉴욕은 세계에서 가장 넓은 도시도,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도 아닙니다. 하지만 뉴욕에서 결정된 사항은 전 세계 그 어떤 도시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백여년 전에도 마천루가 뒤덮었던 뉴욕은 오늘날에도 UN등 다양한 기능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다음은 로스앤젤레스입니다. 미국에서는 두 번째로 큰 도시고, 우리에게는 한국계 주민들과 영화의 본고장 할리우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샌안드레아스 단층대가 지나가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미국 도시답게 자동차를 가진 사람들이 도시를 외곽으로 외곽으로 확장시켜서 마치 달걀을 부칠 때 흰자가 주르륵 퍼지듯 시가지가 넓게 퍼져나가는 교외화 현상이 어마어마하게 일어난 곳입니다.
미국 북동부에는 대도시가 많습니다. 대도시를 메트로폴리스라고 합니다. 근데 그 대도시들이 다닥다닥 있습니다. 그래서 교통수단으로 연결되어 서로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는 초거대도시권이 생겨났습니다. 지리학자 고트만은 이에 주목하고 이를 메갈로폴리스라고 이름붙였습니다. 지구촌에는 메갈로폴리스가 일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미국 북동부는 보스턴부터 워싱턴까지 이어지는 메갈로폴리스가 대표적입니다.
이제 한참 왔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세요. 환경지리입니다.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중심 내용으로 하는 지리교과에서는 다른 교과보다도 더 환경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 환경교육을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근데 뭐 지금 가뜩이나 할거 많아서 말도 빠른데 더 더하기는 어렵죠. 환경 문제 몇 가지만 그냥 후루룩 보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그레이트플레인즈에 농업 얘기했죠? 농사 많이 짓습니다. 근데 너무 많이 짓다보니까 모래폭풍이 불면 토양째로 다 쓸려가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더스트볼이라고 하는데, 과거 미국을 엄청 괴롭혔던 환경문제입니다. 농업 대국 미국을 만들어준 그 밑바탕에는 오갈랄라대수층이 있습니다. 엄청나게 거대한 지하수층인데, 미국에서 농사짓겠다고 다 꺼내쓰면 고갈될까봐 조심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자원도 많이 사용합니다. 알래스카에서 석유나 천연가스를 본토로 옮기려고 송유관을 건설했는데, 순록이 이동할 통로를 막기도 합니다. 석유를 캐다 보면 땅에서 좀 새어나오기도 하고 바다에 엎지르기도 하고 폭발도 하고 수 조원 단위로 피해도 발생하고 그렇습니다. 미국이 워낙 석유를 많이 쓰니까 석유 채취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는 뉴스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석탄도 엄청 많이 씁니다.
미국의 대기오염으로 대표적인 것은 산성비였습니다. 산업강국이니 어쩔 수 없죠 뭐.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니까 황산화물이나 질소산화물이 대기오염을 시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에는 규제가 강해져서 뭐 예전같이 심하지는 않습니다. 아직까지 해결 못한 것은 탄소배출입니다. 이산화탄소는 대기오염물질까지는 아닌데, 지구온난화를 야기하는 온실기체입니다. 지난 수십년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온실가스를 배출한 나라가 바로 미국입니다. 뭐 최근 들어서 중국이 세계 1위로 올라서긴 했습니다만, 중국 인구가 미국 인구보다 4배 이상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아직 미국이 개선할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근데 파리기후협정도 탈퇴하고 참 어째야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어른들이 되는데까지 노력해볼테니, 앞으로는 여러분들만 믿겠습니다. 지구를 부탁합니다. 이외에도 비료 사용 등으로 질소나 인 등이 지나치게 공급되는 부영양화나 농약사용 등으로 먹이사슬을 따라 배출되지 않는 물질들이 농축되는 생물농축 등도 미국 사회의 큰 환경문제입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정치지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통적으로 지리학의 발전과 함께 정치지리는 큰 인기였습니다. 지역 구분, 관계, 경계, 지리적 공간에서의 정치적 영향력 등을 살피는 학문인데, 아무래도 정치랑 바로 닿아있는 부분이다보니 이래저래 언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좋아하는 것 같아 기회되는대로 맛만 보긴 했는데, 일단 다 때려치우고 미국의 대외정책만 보겠습니다.
미국은 나라가 만들어질 때부터 초강대국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그냥 동네 강국이었어요. 먼로대통령의 외교방침을 먼로독트린이라고 합니다. 아메리카 대륙은 알아서 하겠다는건데, 유럽 열강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간섭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고, 미국이 아메리카 대륙에 패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기도 하고, 뭐 미국은 아메리카 대륙 말고 다른 대륙에는 간섭하기 어렵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어쨋든 힘을 무럭무럭 키운 미국은 세계대전 이후 세계 최강대국으로 성장하게 되면서 세계 곳곳에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특히 제2차세계대전 이후 공산주의 진영의 대표국 소련과 함께 자본주의 진영의 대표국으로 북극부터 아프리카대륙까지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살벌하게 경쟁하는 냉전시대를 열었습니다. 이 때 만든 핵무기들만 수천개라서 아마 사용하기라도 했다면 인류는 죽고죽어 몇백번 고쳐죽었을텐데 지금 살아서 수업하고 있는걸 생각하면 참 다행이긴 합니다. 이제는 그 소련도 해체되어 사라지고 지구상에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스스로가 세계의 경찰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이면 뭘 하겠어요. 미국이 국제 사회의 질서를 잡겠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전쟁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미국은 아메리카에 있지만 초강대국이기때문에 자국의 이익에 따라 전략적으로 유라시아를 이용하는데, 그래서 비유적으로 유라시아는 미국의 체스판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미국은 유라시아대륙 끄트머리에 있는 우리나라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이미 제너럴셔먼호 사건때 만났던 우리는 조미수호통상조약을 통해 공식적으로 외교관계를 수립하였습니다. 하와이를 시작으로 이민이 이어지면서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도 많구요. 광복 이후에는 남한에 아예 미국 군대가 주둔하면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전까지 미군이 직접 통치하는 시기(미군정기, 1945~1948)도 있었습니다. 그 뒤에도 끝나지 않고 한국전쟁을 함께하며 수많은 미국의 젊은이들이 한반도에서 목숨을 잃기도 했고, 전쟁 이후에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으며 한미동맹이 만들어졌습니다. 지금도 미군은 우리나라 곳곳에 주둔해 있고, 지난 수십년간 우리나라의 눈부신 경제성장 뒤에는 우리나라의 생산품을 수출하는 주요 시장으로 미국이 자리했습니다. 이상으로 좋든 싫든,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넘버 원 파트너 미국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수업 듣느라 겁나게 고생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