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으로 가보겠습니다. 거리로는 정말 빼도박도 못하고 완전 짝꿍인데,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좀 멀찍합니다. 기분탓인데, 사실 뭐 세계 곳곳의 이웃나라가 다 그렇습니다.
일본은 천년 전에도 일본이었습니다. 일본(⽇本)은 해가 뜨는 근본이라는 뜻에서 동쪽에 있는 나라라는 뜻입니다. 오랜 기간 우리나 중국과 관계를 맺어왔기에 자기들이 동쪽에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지은 이름으로 보입니다. 일본어로 읽을 때는 니혼 혹은 니폰이라고 발음됩니다.
일본은 크게 네 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고, 면적은 38만㎢로 한반도의 1.7배입니다. 한국사람들은 이상하게 한반도와 비슷하다고 알고 있는데, 실제로는 일본이 훨씬 큽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섬인 혼슈는 세계에서 7번째로 넓은 섬이며, 사람이 두 번째로 많이 사는 섬입니다. 인구는 1억 2천만으로 세계 10위입니다.
일본의 GDP는 4조달러가 넘으며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입니다. 1인당 GDP는 4만3천달러로 우리나라보다 살짝 높은 수준입니다. 본격적인 저성장국면에 있어서 경제성장률은 높지 않은 편입니다. 일본의 정치도 우리나라에게는 약간 생소한데, 국회가 중의원과 참의원으로 양원제로 구성되어 있고 다수당의 대표가 국정을 책임지는 의원내각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왕이 없는 우리나라와 달리 명목상의 일본 왕인 덴노가 여전히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지방정부는 도도후켄(都道府県도도부현), 시, 초, 손의 위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중 도도후켄은 일본의 광역행정구역을 부르는 약칭인데, 각각 도쿄도, 홋카이도, 오사카후(오사카 부), 그리고 43개의 켄(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본도 우리만큼이나 역사적인 뿌리가 깊습니다. 고대에는 조몬이나 야요이 등의 문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나라시대와 헤이안시대를 거쳐 국가의 체계가 자리잡았습니다. 중세와 근세에는 일본사에 특이한 구조가 나타나는데, 바로 무인들의 집권 체계인 바쿠후입니다. 덴노는 명목만 남겨놓고 실권은 쇼군이 차지하는데, 쇼군이 있는 바쿠후의 위치에 따라 가마쿠라, 무로마치, 에도라고 부릅니다. 청과 조선이 열강에게 노출되었던 것처럼 에도막부 말기에 개항을 겪었으며, 이후 정치체제가 다시 덴노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메이지, 다이쇼, 쇼와, 헤이세이를 거쳐 얼마 전 레이와 덴노가 즉위하였습니다.
조선이 행정구역을 팔도로 나누었기에 우리도 지역구분으로 팔도라는 방식이 널리 활용됩니다. 일본은 혼슈, 홋카이도, 큐슈, 시코쿠라는 큰 네 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섬으로 나눌 때에는 4개로 나누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혼슈는 인구도 많고 면적도 넓어서 중요성도 훨씬 큽니다. 그래서 혼슈를 다시 다섯개로 나누어 총 8개로 나누는 방식이 사용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큐슈와 가까운 서쪽 끝은 주코쿠, 서쪽은 간사이, 동쪽은 간토, 그 사이는 주부, 동북쪽은 도호쿠라고 부릅니다. 앞으로 수업시간에 나오는 개념들은 이 개념을 활용하는 일이 많으니 지도를 보며 어디인지 꼭 확인해주세요.
이제 일본의 자연지리를 살펴보겠습니다. 일본의 지형을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먼저 이해해야하는 것이 바로 판입니다. 우리는 판의 경계에서 지진이나 화산활동이 활발하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들었습니다. 근데 일반적인 판의 경계가 그냥커피라면, 일본은 장난아닙니다. 무려 판과 판과 판과 판, 판 4개가 만나는 경계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지진이나 화산활동도 많고, 국토에 화산재로 덮인 부분도 많이 나타납니다. 일본이라는 섬이 생성된 것도 이러한 판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일본의 섬들처럼 있는 형태를 호상열도라고 부르는데, 열도는 줄지어있는 섬이라는 뜻입니다. 호상은 직선이 아니라 원의 일부처럼 완만하게 휘어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마치 바나나처럼 완만하게 휘어있는 섬들의 연속체가 일본에서도 나타납니다. 우리나라가 산지가 많다면 일본은 더더욱 국토에 산지가 많습니다. 그래서 평야가 워낙 드물고, 간토평야 등 평야가 가지는 가치가 남다릅니다. 산지가 워낙 비율이 높다보니 하천은 발달이 미약해서 대부분 유로가 짧고 금방 바다로 빠져나가버립니다. 일본에서 가장 긴 하천도 압록강보다 짧습니다.
일본의 지체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 땅 밑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일본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선을 하나 살펴보겠습니다. 바로 동일본과 서일본은 나누는 선, 이토이가와-시즈오카코조센입니다. 이토시즈센이라고 줄여부르기도 하는데, 이 선을 기준으로 서쪽은 유라시아판, 동쪽은 무려 북아메리카판입니다. 이토시즈센 동쪽으로는 폿사마그나라고 불리는 거대한 지구대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뭐 우리가 지구과학 할거 아니니까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또 다른 중요한 구조선은 서일본을 태평양쪽과 동해쪽으로 나누어주는 주오코조센이 있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구조선이 여러 개 지나가는 복잡한 땅인데, 이런 선들을 기준으로 일본이 구분된다는 것 정도만 알면 될 것 같습니다.
일본의 지질구조에 비해 지형은 사실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우리랑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사실 한반도보다 엄청 길쭉한 나라입니다. 북쪽 끝에서 남쪽 끝까지의 길이가 미국의 동쪽 대서양 연안과 비슷하니까 사실상 엄청 길쭉한 나라인 셈입니다. 하지만 기후는 그다지 다양하지는 않고, 남쪽에서는 온대, 북쪽이나 산지에서는 냉대가 나타난다는 점만 기억하면 될 것 같습니다. 뭐 워낙 길쭉하다보니 남쪽과 북쪽의 기온 차이는 큰 편입니다. 우리랑 비슷하게 대부분의 강수가 여름철에 집중되어 있는데, 태풍이나 장마가 큰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우리랑 좀 다른 점도 있습니다. 우리는 기온이나 강수의 연교차가 크게 나타나는 대륙성 기후인 반면, 일본은 섬나라다보니 상대적으로 해양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서 우리보다는 대체로 연교차가 작게 나타납니다.
일본의 기후에서는 구분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일본을 태평양쪽이랑 동해쪽으로 쪼개보도록 하겠습니다. 뭐 태평양쪽도 여름에 비 많이 오는게 우리랑 비슷합니다. 근데 특히 차이가 나는게 겨울입니다. 겨울은 손이 시려워 꽁 발이 시려워 꽁 뭐때문이죠? 겨울바람때문입니다. 겨울바람 어디서 불어오죠? 네 시베리아에서 불어옵니다. 바로 유라시아대륙 내부에서 태평양 방향으로 부는 바람입니다. 시베리아를 닮아 매우 춥고 건조한 바랍입니다. 근데 문제는 이 바람이 우리나라에서는 춥고 건조한 겨울을 만드는데, 일본으로 가려면 반드시 바다를 건너야합니다. 특히 동해바다는 깊고 넓은 바다입니다. 바다를 건너다보면 시베리아 바람도 조금 변질됩니다. 그래서 밑에서부터 수분을 머금기 시작한 상태로 일본에 도착합니다. 근데 일본은 뭐가 많다구 했죠? 산이 많다고 했습니다. 높은 산을 건너가기 전과 후에는 공기의 성격이 어떻게 된다구요? 무슨 현상? 바로 푄현상입니다. 바람받이 사면에서는 지형성 강수가 내리고, 바람그늘 사면에서는 고온건조해집니다. 그래서 일본의 동해쪽 동네에서는 강수량이 많은 곳들이 꽤 있습니다. 오죽하면 니가타를 배경으로 쓴 설국이라는 문학작품도 있어요. 산을 넘어가면 태평양쪽에는 상대적으로 덜 춥고 건조한 바람으로 바뀌긴 합니다. 뭐 어쨋든 지진도, 화산도, 태풍도, 장마도 많은 나라인데 폭설도 발생하는 동네가 있어요.
일본의 역사를 살펴봅시다. 일본 역사에서 가장 특이한 것은 역시 중세를 넘어가면서 생기는 무인들의 정권입니다. 우리나라 무신정변 생각하면 좀 이해가 편합니다. 칼 든 무사들이 정권을 잡게 되는데, 그 우두머리를 쇼군이라고 부르고 그 정부를 바쿠후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쇼군은 대체로 동아시아 국가들과는 교류를 하지만, 외부와는 교류를 거의 하지 않는 정책을 취했습니다. 얘는 뭐 중국이나 조선 모두 해당하는 이야기죠. 하지만 조금 예외적으로 나가사키에서는 포르투칼이나 네덜란드를 통해 아주 일부나마 외부의 문물을 받아들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닫혀있던 일본의 문을 연 것은 바로 미국입니다. 미국의 선박들인 구로후네가 지금의 도쿄에 해당하는 에도 앞바다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결국 일본은 개항의 길로 가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체제들을 싸그리 다 갈아엎는 과정에서 쇼군은 사라지고 다시 모든 권력이 덴노에게 돌아가게 되며, 이 때의 덴노가 메이지 덴노라서 메이지 덴노가 다시 전권을 쥐는 전제군주정이 시작됩니다. 이를 통해 일본 사회를 다시 뿌리부터 바꾸는 개혁이 시작되는데, 이를 메이지유신이라고 합니다. 그럼 메이지유신을 통해 새로운 일본이 어떤 나라가 되어야하는지 방향이 있겠죠?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일본의 똑똑한 젊은이들이 유럽과 미국에 가서 배워옵니다. 특히 이 시기에 영향력이 강했던 지식인이 바로 후쿠자와 유키치입니다. 후쿠자와유키치는 탈아입구에 대해 주장했는데, 아시아에서 벗어나 유럽으로 포함되어야한다는 인식을 담았습니다.
일본은 점차 제국주의 국가로 변신합니다. 한반도를 침탈하며 청과 러시아를 격파했고, 중일전쟁으로 중국에도 진출하게 된 것에서 그치지 않고 동남아시아 일대를 점령하고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수행했습니다. 일본 제국이 최대로 팽창한 이 시기에 일본은 대동아공영권이라는 개념을 주장했습니다. 함께 잘사는 거대한 동아시아의 권역이라는 뜻인데, 뭐 함께 잘 살 수 있나요. 우리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결국 세계를 상대로 벌인 전쟁에서 패전하고 무조건 항복합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무기에 두 번이나 피해를 받은 국가가 바로 일본입니다.
그 고생을 했는데 교훈이 있어야겠죠. 국민들의 마음을 모으고 모아 만들어진 합의의 결과물을 우리는 헌법이라고 부릅니다. 새로운 일본이 되려면 새로운 헌법이 필요했습니다. 새로운 헌법 9조에는 무력을 영구히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들어가 있습니다. 일본에는 군대가 있나요? 군대가 없습니다. 이름도 자위대에요. 그래서 이 헌법 체계를 평화헌법이라고 부릅니다. 새로운 일본에는 새로운 파트너가 생겨요. 미국은 소련과 공산화된 중국이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본을 거점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불과 1945년까지 싸우던 미국과 일본 두 나라가 갑자기 엄청난 우호관계로 바뀌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일본은 국방비 부담 없이 국가 재건에 성공합니다. 그렇게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고, 최근에 중국에 밀려 3위로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엄청난 나라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 일본의 경제지리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뭐 마찬가지로 깊게는 못들어가고, 산업들만 쪼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농업입니다. 사실 세계에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 중에는 농업을 포기한 나라가 없습니다. 일본은 영토는 좁고 인구는 매우 많아서 농업대국이 되기에는 불리한 여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밀이나 옥수수 등 주요 곡물 수입국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농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우리나라의 농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거의 양상이 유사해서, 여러분들에게도 낯설거나 어려운 내용이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농가인구는 감소세이고, 농지면적 또한 감소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임금근로자에 비해 농촌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소득이 적어 도농소득격차가 나타납니다. 게다가 농업의 근간이 되는 작물이 바로 쌀인데, 국민들의 쌀 소비량이 감소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과의 무역 과정에서 국내 농산물 시장이 점차 개방되고 있어서 구조적으로 불리한 여건인 농업에 미치는 타격이 큽니다. 그러다보니 젊은 사람들의 농업 유입이 제한적이고, 농민들은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일본 또한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름 대안으로 모색하는 것이 바로 농가소득을 다변화하는 것입니다. 일단 농산물을 고급화해서 고소득작물 위주로 변화시키는 방법도 있고, 관광이나 체험 등과 연계하여 농업 외 수익을 유도하는 방식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수산업도 발전한 나라입니다. 태평양에서 올라오는 난류와 오호츠크해 일대에서 내려오는 한류가 섞여 조경수역을 이루는데, 일본 주변에는 이러한 북서태평양의 큰 어장이 형성되어 해산물이 많이 잡히고 문화적인 특성상 많이 먹기도 합니다.
그래도 역시 일본은 제조업이 튼튼한 공업강국입니다. 일본의 공업화는 메이지유신 이후로 진행되었는데, 사실 우리도 관련이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국가 주도로 제철, 조선 등 공업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필요한 원료, 노동력 등이 한반도에서 수탈되거나 징집되는 경우들이 상당했기 때문입니다. 동아시아에서 열강으로 성장한 일본의 뒤에는 누군가의 피와 눈물이 그림자로 있었을지도 모르는 셈입니다. 그렇게 산업화를 이룬 일본은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그래서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은 다시는 일본이 전쟁을 수행할 능력을 가지지 못하도록 만들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전쟁을 치르느라 잿더미로 변한 일본에게는 점령군인 미군마저 압박하는 상황이라 여러모로 다시 산업을 일으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미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수행하게 되고, 그 필요에 따라 다시 일본은 산업을 재건하는 초록불이 켜지게 되었습니다.
1950년대부터 풍부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가볍고 싼 소비재를 주로 생산하는 경공업부터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자본이 축적되고 더 크고 무겁고 기술이 필요한 중화학공업도 발전하기 시작하고, 이제는 세계 다른 국가들이 생산할 수 없는 기술집약적 첨단산업도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공업이 점차 고도화되고 일본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되었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일본은 그야말로 눈부시게 잘 나가던 시기였습니다. 그 시기를 버블경제라고 합니다. 결국 거품은 붕괴되었고, 그 이후 지금까지도 당시의 경기를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지독한 불경기의 시간이 길게 나타났습니다.
일본의 공업구조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우리나라와 유사해서 사실 또 어렵지 않습니다. 일본이 산업화를 하는 과정은 미국과 중국이랑은 또 다릅니다. 국토가 워낙에 넓은 나라들은 자원이 풍부하니까 산업화 과정에서 원료가 있는 곳에 산업이 발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근데 일본은 부존자원이 빈약합니다. 그래서 사실상 산업이 가공무역의 형태로 발달하게 됩니다. 원료를 해외에서 사오고, 제품을 뚝딱뚝딱 만들어서 다시 해외로 수출하는 방식입니다. 그런 배경때문에 일본의 산업지역은 대부분 해안가에 있는 항구도시를 따라 발달하는 경향이 있는데, 후쿠오카에서 도쿄에 이르는 일련의 대도시들을 태평양벨트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지난 수십년간 일본은 이런 태평양벨트를 따라 경제가 성장했습니다. 세계에서 일본의 지위는 높아졌지만, 정작 일본 내에서는 태평양벨트와 그 이외지역의 격차가 점점 커지면서 일본도 균형개발정책을 수립하였습니다. 최근에는 내륙이나 동해쪽 산업 발전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주요 공업지역을 4대공업지역이라고 부릅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간토지방의 게이힌 공업지역이 있습니다. 일본 최대의 공업지역이고, 다양한 공업이 발달한 지역입니다. 간사이에는 한신공업지역이 있습니다. 그 사이에는 주쿄 공업지역이 있는데, 아무래도 자동차 산업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일본의 인구지리를 살펴보겠습니다. 일본은 인구밀도가 애초에 높습니다. 영토는 좁은데 인구는 많으니까요. 근데 심지어 산지가 많아 사람이 살기 적합한 땅은 더 적습니다. 그래서 평야대를 중심으로 인구밀도가 매우 높게 나타납니다. 중국은 도시화가 진행 중인 과정이라면, 일본은 도시화가 이미 많이 진행되어 대부분의 인구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태평양벨트를 따라 있는 대도시권에 일본 인구의 밀집도가 높은 편입니다.
일본의 인구에서 특이할만한 것은 바로 고령화입니다. 우리는 고령화의 속도가 빠른 것이 문제점이라면, 일본은 이미 고령화가 많이 진행된 점이 특이합니다. 이미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였습니다. 생산가능인구도 이미 줄어들고 있는데다 이제는 총인구까지 감소하고 있어서, 사실상 경제성장이 구조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일본을 이루고 있는 일본인들은 대부분 일본사람입니다. 뭔 말 같잖은 이야기냐구요? 세계적으로 한국에는 한국인이 많이 살고, 일본에는 일본인이 많이 산다고 하는 것이 상식처럼 굳어져 있습니다. 근데 사실 단일민족만으로 이루어진 국가는 없어요. 우리도 다양한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소수이지만 같이 살잖아요. 일본 사회의 주류를 이루는 일본인들을 야마토라고 부릅니다. 이런 야마토 사람들이 다수이긴 하지만, 야마토만 있지는 않아요. 원래 일본 도호쿠부터 홋카이도, 러시아의 쿠릴과 캄차카, 사할린 일대에 살고 있는 원주민 아이누도 있습니다. 다만 지난 수백년간 차츰 점령당하고 동화되어서 점차 사라지고 있어요. 남서쪽에는 오키나와에 살고 있는 류쿠인이 있습니다. 류쿠인들은 지난 수백년간 독립된 왕조를 이루고 우리와도 교역을 하던 나라였는데, 일본에게 병합되어서 일본의 일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중국이랑 조선이 가깝다보니 화교나 재인조선인들도 많이 있구요. 특이한 것은 일본계 외국인들이에요. 일본인구가 많아서 예전에 농업이민을 장려했는데, 브라질로 간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근데 브라질 경기가 안좋아서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기도 했어요. 그럼 브라질의 문화적 배경을 가진 혈통만 야마토의 일본인인 사람들이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을 못하고 다시 본국인 브라질로 돌아가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특히 중요한 사람들이 바로 재일조선인, 자이니치입니다. 일제강점기를 전후한 시기에 워낙에 일본에 자의든 타의든 이주한 사람들이 많아서 일본 내에서도 수가 매우 많은 집단에 속합니다. 광복 이후에는 본국으로 귀국하기도 하고, 아니면 일본에 남아서 대한민국이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적을 취득하기도 하였습니다. 근데 분단된 조국의 반쪽자리 국적을 취득하지 않고 여전히 조선사람인 상태로 남아있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사실상 무국적인 셈이죠. 분단의 비극은 일본에서도 이어져서, 냉전 시기에는 민단과 총련이라는 단체로 나뉘어 갈등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일본 사회에 동화가 진행중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인사 중에서도 이런 자이니치였던 사람이 꽤 많습니다. 세상은 딱 떨어지게 나누어지지 않아요. 지역에도 경계가 있고 경계에는 점이지대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인과 일본인의 경계에는 자이니치가 있습니다. 최근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혹시나 편협한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볼까봐 굳이 내용을 넣었습니다.
이제 일본의 교통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의 여객과 화물에서 특이한 교통수단이 하나씩 있습니다. 바로 철도와 해운입니다. 일본은 섬나라인데다가 대부분 도시가 항구도시이다보니 느려도 대량의 운송이 가능한 해운이 일본에서는 화물운송수단으로 꽤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철도망이 잘 발달해 있어 시민들의 발로 중요하게 기능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전철이나 통근열차도 대단하지만 세계 최초로 고속철도를 만든 신칸센이 있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본의 도시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의 도쿄는 간토평야 남부에 위치한 거대도시로, 일본의 중심이자 최대도시이고 최고차계층의 세계도시입니다. 특히 일본의 대기업들 본사가 도쿄에 있는 경우가 많다 보니 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일본 제2의 도시는 오사카입니다. 간사이지방의 중심도시이고, 도쿄가 지금처럼 성장하기 전까지 수백년간 일본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번성한 도시였습니다. 우리에게는 특별히 더 중요한데, 아무래도 한국계 주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일본 도시은 미국도시보다 대부분 밀도가 높은 편인데, 특히 오사카~나고야~도쿄 구간에 대도시권을 따라 교통망 등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일본 내에서 가장 핵심적인 이 지역을 도카이도 메갈로폴리스라고 부릅니다.
본의 정치지리는 영역의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든 영역에 관련된 사안에는 대부분 극히 보수적이며, 국가 사이의 갈등은 흔하게 발생합니다. 일본 또한 마찬가지라서 영역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주변 나라와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본의 홋카이도 북동쪽에는 일련의 섬들이 있는데, 이를 쿠릴열도라고 부릅니다. 원래 도호쿠, 홋카이도, 쿠릴, 캄차카, 사할린 등 이 일대의 지역은 아이누가 살고 있는 곳인데, 남쪽에서는 일본이 올라오고 북쪽에서는 러시아가 내려오면서 두 국가의 경계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일본제국주의 시절에는 좀 더 북쪽까지 영역이 확장되었다가, 나중에 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현재와 같은 경계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러시아가 쿠릴열도를 실효지배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이 섬들을 북방영토라고 부르며 러시아에게 반환을 요청하고 있는 중입니다.
반대 상황도 있습니다. 타이완 북동쪽에 있는 작은 섬들을 일본에서는 센카쿠열도라고 부르는데, 섬은 작지만 이 일대의 얕은 바다에는 화석연료를 비롯한 자원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본이 현재 실효지배하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이 섬들을 댜오위다오라고 부르면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 중국 이야기하면서 중국과 타이완의 양안관계를 이야기하면서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다고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하나가 됩니다. 중국의 민간인들이 이 섬에 상륙을 시도하면서 외교 문제로 커진 적도 있습니다.
우리와는 독도가 문제입니다. 독도는 대한민국이 실효지배하고 있는데, 일본이 일방적으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과 우리가 동맹국이고 아주 중요한 파트너인 상황에서 일본과의 갈등 상황을 이용하려는 모양인지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독도 일대에서 자주 군사적인 위협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남서쪽으로 가보겠습니다. 일본 본토와는 상당히 떨어진 곳에 오키나와가 있습니다. 과거 류쿠왕국이라는 독자적인 국가였지만 일본의 일부로 편입되었고,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은 곳이기도 합니다. 전쟁이 끝나면 이제 평화가 오고 군인들은 더 이상 없을 줄 알았는데, 주일미군이 주둔하면서 오키나와를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의 역할로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체 주일미군의 대부분이 오키나와에 기지를 두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오키나와 주민들은 미군기지 문제에 대해 지난 수십년간 의견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도쿄에서는 국익을 우선하다보니 잘 받아들여지지 않기도 합니다.
마지막은 남쪽으로 가보겠습니다. 우리와 협의를 통해 나눠서 사용해야하는 동해와 달리 태평양 방향으로는 다른 국가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본은 태평양쪽에 있는 섬들의 영유권을 확정짓고 배타적경제수역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오가사와라제도에 있는 오키노토리시마와 미나미토리시마가 있습니다.
일본은 좋으나 싫으나 우리와 짝꿍입니다. 일본도 우리를 가까운 이웃나라라는 뜻에서 근린제국으로 부르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곳곳에 왜관이 있어 지명으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일본에서 근대 이후 한반도를 정벌한다는 정한론이 대두되기도 하고, 결국 식민지배를 하면서 착취하는 기간도 있었습니다. 광복 이후에는 동아시아의 경제성장 과정을 일본이 산업고도화를 이루면 우리나라나 타이완, 중국 등은 뒤따라 기러기가 날아가듯 발전한다는 안행형 모델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핵심고부가가치 산업은 일본이 가지고 있으면서 주요 소재나 부품 등에서 일본 경제 의존도가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마우지경제가 아니냐는 비판까지도 나왔습니다. 중국에서 가마우지를 통해 물고기를 잡는 방식인데, 결국 가마우지가 고생만 하고 이익은 어부에게 뺏기는 것과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1965년 일본과 국교가 수립된 이후 우리는 공식적으로 지금까지 한번도 흑자를 보지 못하고 적자만 지속해왔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적자의 폭만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셈입니다. 최근 일련의 상황을 거치면서 이러한 경제상황에 대해 관심이 늘어난 것도 사실인데, 여러분들은 이번 기회에 산업화, 산업구조, 무역구조 등을 공부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또 문제가 되고 있는 사항이 바로 역사수정주의입니다. 특히 난징대학살이나 성노예 등 과거 일본제국의 문제가 동북아시아의 국제관계에 영향을 주곤 합니다. 특히 헌법개정을 통해 무력사용이 가능한 보통국가로 전환하길 원하는 정치세력이 집권하면서 우리는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환경을 살펴보겠습니다. 일본이 동북아시아에서 일찍부터 산업화를 이룬 국가다보니 아무래도 이런저런 환경문제들도 먼저 심각하게 경험했습니다. 이타이이타이병이나 미나마타병 등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래서 국가 주도로 이러한 문제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진 곳이기도 합니다. 자원이 부족한 특성상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아무래도 방사능과 관련된 문제점이 많이 지적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은 적당히 이쯤에서 마무리짓도록 하겠습니다. 학습지 꼭 살펴보고 공부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