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러시아입니다. 하하하. 얼어붙은 동토의 나라로 바로 갑니다.
러시아는 러시아입니다. 로씨야라고도 부릅니다. 영어발음이냐 아니냐 정도의 차이입니다. 우리가 오늘 배워볼 나라는 러시아 연방입니다. 러시아는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있는 나라입니다. 정확하게는 동유럽과 북아시아에 걸쳐있습니다. 우리말로는 아라사, 로서아, 나선 등으로 표기해왔습니다.
러시아는 무엇보다도 면적이 압도적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나라입니다. 소련보다 많이 줄어들었다지만, 한반도의 70배가 넘는 크기입니다. 어마어마하죠? 세계 육지 면적의 7분의 1정도입니다. 지역이해 수업 듣는 9기 학생들이 한 200명 있으니까, 세계가 200여 개 국가로 이루어진 것과 비유적으로 생각해보면 편합니다. 혼자서 교실 한칸을 쓰고 있다고 생각해봐요. 그 정도 규모입니다. 영토가 넓은데에 비해서 인구가 엄청 많지는 않습니다. 중국이랑 미국에 댈건 아니고, 일본보다 조금 많은 정도입니다. 사람이 살기 어려운 땅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얼마나 거대한지는 시간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표준시가 하나입니다. 서울이랑 부산이라고 해서 다른 시간대를 쓰진 않아요. 일본도 시간대가 하나입니다. 의외로 중국도 시간대가 하나입니다. 4개 정도는 써야하는데, 그냥 베이징 시간대 하나로 통일했습니다. 미국은 본토만 시간대가 4개입니다. 하와이랑 알래스카를 포함하면 6개입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시간대가 9개입니다. 그나마 줄였던거고 다시 11개로 늘렸습니다. 동쪽 끝에서 해가 지고 있을 때 서쪽 끝에서는 해가 뜨고 있는 그런 나라가 바로 러시아입니다. 대륙에 걸쳐있다는 수식어는 러시아에게 참 어울리는 수식어입니다.
러시아의 경제 규모를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GDP는 1조 5천억 달러정도 됩니다. 우리랑 어슷비슷한데 살짝 큰 정도입니다. 의외죠? 대한민국이 이런 나라입니다. 펄럭. 근데 우리 인구가 러시아보다 훨씬 적잖아요? 그래서 1인당 GDP를 따져보면 우리보다 살짝 적은 정도로 나타납니다. 경제성장률은 그다지 높게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러시아의 정치체제는 민주공화정이고, 상하원제이고, 대통령제입니다. 뭐 문서상으로는 그렇습니다. 상대적으로 민주주의의 성숙도가 다른 곳입니다. 궁금한 친구들은 2011년 총선을 검색해보면 140%가 나올거에요. 이해가 어려운 친구들에게 굳이 사례를 들자면 내가 초딩일 때에도 대통령이 푸틴이었습니다.
러시아는 워낙에 영토도 넓고 통치하는 체계도 복잡합니다. 일단 연방을 이루고 있는 주가 46개 있습니다. 그리고 소수민족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공화국이 22개가 있습니다. 그다음 크라이라고 해서 러시아 입장에서 외곽에 있는 변경주 혹은 지방이 9개 있습니다. 유대인만 따로 사는 유대인 자치주가 1개 있고, 소수민족의 자치구는 4개 있습니다. 연방에서 직접 관리하는 연방시는 3개입니다. 핵심은 뭐냐면, 그냥 복잡하다는 점입니다.
러시아는 슬라브족의 일부입니다. 러시아라고 불리는 나라가 원래부터 있던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고려시대에 유라시아 대륙을 모두 정복한 어마어마한 제국이 있습니다. 칭기즈칸을 필두로 하는 몽골인들입니다. 그때 서쪽으로 동유럽까지 가는데, 그 일부가 킵차크 칸국을 이루고 이 지방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인들의 선조들은 이 킵차크칸국의 지배를 받고 있다가 독립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스크바 일대에서 조그만 독립국인 모스크바대공국은 훗날 차르가 다스리는 러시아 차르국으로 확장하고, 표트르대제 이후에는 러시아 제국을 이룹니다. 1917년의 공산혁명으로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으로 바뀌었는데, 1991년 소련은 해체되고 지금의 러시아 연방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러시아의 자연환경부터 이제 자세히 살펴봅시다. 러시아는 땅덩어리가 너무 커서 적당히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연지리 기준으로는 크게 보통 4개로 구분합니다. 서쪽은 유럽쪽 러시아라고 부릅니다. 우랄산맥 기준으로 써쪽이고, 대부분 러시아대평원에 속해 있습니다. 우랄산백 동쪽의 오비강 유역은 서시베리아에 있는 저지대에 해당합니다. 시베리아 서부의 저지대를 빼고 예니세이강 기분으로 동쪽은 중앙시베리아고원 등이 있는 곳입니다. 마지막 베르호얀스크산맥이나 캄차카 등이 있는 러시아의 동쪽 끝은 다 극동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러시아의 지형을 대략적으로 그려보면서 덩어리를 쪼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얘는 자연지리 구분이고 인문지리 구분으로는 러시아연방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연방관구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8개로 쪼개는 방식인데, 대부분 유럽쪽 러시아는 세분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수업에서는 연방관구보다는 자연지리 개념을 활용한 4개 구분 방식이 더 많이 활용될 예정입니다.
러시아의 특징적인 지형을 몇 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러시아평원입니다. 유럽 대평원의 일부이고, 동유럽에서 러시아까지 쭉 연결되어있는 평원입니다. 엄청나게 넓습니다. 지형적인 장벽이 없다보니 유라시아 스텝지역을 따라서 유목민들이 이동하는 통로가 되기도 하는 지역입니다. 러시아 역사에서 유목민족들의 지배부터 이야기하던 것도 생각해보면 되겠죠?
그 다음은 우랄산맥입니다.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까 되는 산맥입니다. 이걸 기준으로 서쪽은 유럽쪽 러시아, 동쪽은 아시아쪽 러시아라고 부릅니다. 근데 그런 중요성과는 다르게 산맥 자체가 엄청나게 높고 험준하지는 않습니다. 고기습곡산지다보니 지각운동을 받은지 엄청 오래되어서 워낙 많이 깎여 그렇습니다. 그래서 유라시아에게 크게 장벽으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이해가 어려우면 신기습곡산지인 히말라야가 중국과 인도를 나눈다는 점을 떠올리면 될 것 같습니다.
러시아의 남동부에는 바이칼호가 있습니다. 엄청난 호수입니다. 얼마나 대단한 호수냐면,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호수입니다. 지구상에서 오직 바이칼호에서만 사는 생명체도 엄청 많구요. 깊이도 어마어마하게 깊어서 지구에서 제일 깊은 호수입니다. 그렇다보니 들어있는 물의 양도 어마어마합니다. 지구에서 가장 많은 물이 저장되어 있는 호수입니다. 북아메리카의 5대호가 엄청 큰 호수인데, 거기 저장된 물 다 합쳐도 바이칼이 더 많습니다.
지체구조와 대지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러시아는 유라시아대륙 내부에 있는 안정된 땅이 많습니다. 러시아 평원의 북서쪽 일대에는 발틱순상지가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안정된 곳입니다. 발트해 쪽이 순상지고, 볼가강 유역에는 평야가 넓게 나타나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시베리아의 레나강 유역에는 시베리아(혹은 앙가라) 순상지가 나타납니다. 시베리아의 서쪽 오비강 유역에는 넓은 평야가 넓게 나타납니다. 산지는 대부분 남부와 극동지방에 있습니다. 남부에는 카프카스 일대의 카프카스산맥이나 바이칼호 주변에 있는 알타이산맥 등이 대표적입니다. 극동지방은 판과 판의 경계다보니 지각운동이 매우 활발합니다. 캄차카나 쿠릴이 대표적인데, 특히 캄차카반도는 현재에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활화산이 많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러시아의 하천은 볼가강이나 아무르강을 제외하면 큰 하천은 대부분 북극해로 빠져나갑니다. 영토가 넓다 보니 하천도 크고 수력발전에도 활용하는 소중한 하천입니다. 우리나라 하천은 여름철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범람이 잦은 특징을 지닌다면, 러시아 하천은 조금 특별합니다. 상류의 산지에서 얼음이 녹는 계절에 얼음 녹은 물인 융빙수가 공급되면서 하천의 유량이 늘어납니다. 문제는 하류는 더 북극이랑 가깝다보니까 얼음이 빨리 얼고 늦게 녹습니다. 그럼 상류에서 공급된 물이 북극해로 원활하게 빠져나가기 어려워 수위가 급격하게 올라갑니다. 그래서 구조적으로 홍수가 발생하긴 하는데 우리랑 원인이 좀 다릅니다.
러시아의 지형을 이해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바로 빙기입니다. 지구 전체가 지금보다 추웠던 시기를 빙기라고 합니다. 이러한 빙기는 러시아 곳곳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먼저 대륙의 빙상이 성장하고 바닷물이 부피가 줄어들면서 해수면이 내려가게 됩니다. 그래서 베링해 건너 북아메리카와 사할린 그리고 일본 등과 육지로 연결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땅이 워낙 추워서 얼어붙다보니까 땅 아래 수천년이 지나도 녹지 않는 영구동토층이 형성되었습니다. 훗날 날씨가 따뜻해지고 나서 표면은 얼고 녹고 하면서 툰드라를 이룹니다. 근데 땅 깊숙한 곳에 있는 영구동토층들은 과거 빙기가 남긴 흔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빙하가 중력을 따라 이동하면서 바위고 모래고 얼려서 뜯어가면서 가루로 만들어버리기도 하고, 고운 흙들은 바람에 날려서 다른 곳에 퇴적층을 만들기도 합니다. 바람에 실려온 흙이 쌓여 만들어지는 지층을 뢰스층이라고 부릅니다. 미국 미시시피강 상류나 중국 황허강의 황투고원 등에서도 발견됩니다.
러시아는 땅도 넓은 만큼 바다도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바다는 북극해에 접해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건 그냥 바다가 아닙니다. 바다가 어냐 안어냐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얼지 않는 항구를 부동항이라고 합니다. 다른 나라보다도 러시아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북극해에 접해있는 대부분의 지역이 얼어붙는 기간이 매우 길게 나타나는데, 스칸디나비아반도 쪽에 붙어 있는 무르만스크는 덜 얼어붙습니다. 엄청 고위도인데 부동항인 이유는 북대서양에서 난류가 오기 때문입니다. 태평양 쪽에는 블라디보스토크가 있습니다. 발트해에는 러시아에서 중요한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있는데,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엄청 중요한 항구임에도 불구하고 겨울에는 결빙이 있습니다. 그래서 살짝 더 남쪽에 보면 칼리닌그라드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발트3국 때문에 러시아에서는 떨어져있는 땅인데도 그냥 러시아의 영토입니다. 우크라이나 남쪽에는 크림반도라는 반도가 있습니다. 러시아가 흑해로 나가는 길목 같은 곳인데, 세바스토폴이라는 항구도시가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동의하지는 않지만 러시아가 영토로 2014년에 병합하였습니다. 그만큼 얼지 않는 항구들이 러시아에게는 중요한 전략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러시아는 영토가 매우 넓지만 기후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습니다. 무지개떡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영토 대부분에서 냉대기후가 넓게 나타납니다. 유라시아대륙의 우크라이나부터 몽골까지 쭈욱 발달해있는 유라시아 스텝의 일부분이 러시아 영토의 남쪽에서 나타납니다. 북극해 연안에서는 북극이 가까워서 툰드라기후지역이 나타납니다. 러시아 기후의 큰 특징 중에 하나는 바로 냉대기후에서 나타나는 극단적인 연교차입니다. 극히 극동지역에서는 여름철은 그다지 많이 시원하지 않은데 겨울이 아주 끝장나게 춥습니다.
이러한 기후는 식생에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북극해 연안의 추워 죽을 것 같은 곳은 일년 중에 영상으로 올라가는 기간이 짧게 나타납니다. 나무가 자랄 수가 없습니다. 이런 땅을 러시아어로 툰드라라고 합니다. 러시아 영토의 절반 가까운 지역에는 냉대기후에 적응한 침엽수의 숲이 나타납니다. 잎이 바늘처럼 뾰족뾰족한 나무들을 침엽수라고 하는데, 이러한 침엽수가 자라는 숲인 침엽수림을 타이가라고 부릅니다. 타이가 지역보다 살짝 따뜻한 곳에서는 활엽수와의 혼합림이 나타나기도하는데, 개간하면 밀 농사가 가능합니다. 그보다 더 남쪽에는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적은 기후가 나타나서 나무가 못자라고 키가 작은 풀로 뒤덮여있는 초원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반건조지대의 초원을 스텝이라고 부릅니다. 스텝지역은 일반적으로 체르노젬 토양이 나타나는데, 워낙에 비옥한 토양이다보니 이 지역의 농업 생산성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제 러시아의 역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러시아는 루스인들의 나라라는 뜻입니다. 과거 킵차크칸국이라는 유목민족의 지배를 받았던 루스인들은 독립해서 자신들의 국가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 중 하나가 모스크바대공국입니다. 러시아 역사의 시작이라고 볼 수도 있는 나라인데,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주변으로 확장하였던 국가입니다. 일본의 왕을 덴노라고 부르듯이 슬라브 어족에서는 차르라고 부르는데, 러시아도 차르가 등장하면서 러시아차르국이 만들어집니다. 이 시기에 시베리아 쪽으로 급속한 영토의 확장이 이루어집니다. 러시아 제국은 이걸 넘어서 동유럽, 중앙아시아 이외에도 심지어 바다 건너 북아메리카 알래스카까지 진출하고, 남쪽으로는 중국방향으로 내려오면서 우리나라와 국경을 접하게 됩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제국이었는데, 1917년의 러시아혁명으로 러시아제국은 사라집니다. 새롭게 등장한 국가,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이 등장합니다. 줄여서 소련이라고 합니다. 스탈린은 중공업을 육성하고 농업을 집단화하는 등 공산주의 경제체제를 만들어나갑니다. 러시아 제국에 비해 영토 일부는 줄어들긴 했지만, 사할린까지 영토확장을 하는 등 우리와는 더 관련이 많아집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공산주의 국가였던 소련은 미국과 함께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냉전 질서를 만들어냅니다. 세계 곳곳에서 패권경쟁을 벌이던 초강대국 소련은 내부의 문제로 인해 개혁개방정책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라는 정책을 취해 소련을 바꾸어보려고 했지만, 소련을 이루고 있던 공화국이 분리독립하면서 지구에서 가장 큰 국가가 순식간에 해체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러시아는 중앙아시아나 발트해 등 여러 국가들이 독립해나가서 과거에 비하면 영토가 많이 줄어들어있는 상태입니다. 네. 많이 줄어든게 이정도입니다.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러시아에는 러시아인이 가장 많습니다. 러시아 사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고, 러시아어를 주로 사용합니다. 이외에도 소수민족이 182개나 있습니다. 자치공화국만 20여개에 이릅니다. 기타 소수민족 중에는 우리 한민족도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고려사람이라고 부릅니다.
러시아의 인구분포는 극단적으로 불균형합니다. 일단 국가 전체적으로 인구밀도 자체가 엄청 낮습니다. 그 중에서도 유럽쪽 러시아에 인구가 치중되어 있어서, 유럽쪽 러시아와 아시아쪽 러시아의 인구 불균형이 매우 큽니다. 게다가 유럽쪽 러시아 중에서도 볼가강 유역에 상당부분의 인구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러시아의 인구 현상 중에는 다른 나라에는 잘 발견되지 않는 특이한 현상이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인구감소가 나타난 기간입니다. 일본의 경우는 인구변천모형에서 4단계로 진입하면서 생산가능인구가 부족하고 고령층이 워낙 많다보니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아 인구의 자연감소단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뭐 그런건 그럴 수 있는 현상입니다. 러시아의 경우는 1990년부터 인구감소가 상당기간 나타납니다. 이게 다 소련이 해체되어서 그렇습니다. 보건서비스 등 국가 체계 자체가 흔들리다보니 그 기간에는 상당한 인구감소를 겪었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는 회복되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또 다른 현상은 인구피라미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고령층에서 러시아는 극단적으로 남성이 적습니다. 바로 과거 전쟁의 흔적입니다. 2차 세계대전 기간에 소련에서만 2천만 명이 사망하였을 정도로 전쟁은 큰 피해를 남겼는데, 그게 인구에서도 드러납니다. 이외에도 전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은데, 이는 러시아 남성의 사망률이 어마어마하게 높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환경요인 이외에도 알콜의 역할도 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제 러시아의 교통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고속도로망이 잘 갖추어져있고, 자동차 생산도 많이 하면서 중산층도 많아 자가용 보급률이 높으며, 국토가 작은 편이라서 자동차로 어디든 잘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통에서 도로교통이 차지하는 분담률이 매우 높게 나타납니다. 근데 러시아는 과거 러시아 제국 시기부터 철도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서 여객과 화물에서 다른 나라보다 철도의 비중이 제법 높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유명하긴 하지만, 러시아의 철도망은 사실 유럽쪽 러시아에 집중되어 있는 편입니다. 고속도로망은 이제 정비하고 있고 자동차보급률이 올라가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서 도로교통의 비중은 낮은 편입니다. 항공기는 평균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보통 가격이 비싸서 화물보다는 여객 중심으로 운용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단거리보다는 아무래도 장거리 위주로 운영됩니다. 러시아는 국토가 워낙 크고 다른 교통수단의 발달도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아서 항공교통이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게 나타납니다. 러시아에서는 선박의 비중이 낮은 편입니다. 일단 워낙에 겨울에 어는 곳이 많아서 해운 자체가 발달하기 쉽지 않은 조건입니다. 국토가 크면 보통 내륙운하는 잘 발달해 있게 마련인데, 러시아는 대부분의 하천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기 때문에 동서방향의 교통에 써먹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겨울만 되면 얼어붙어서 더 선박은 쓸모가 없습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라는 국가의 특성이랑 도로, 철도, 선박, 항공 교통수단이 가진 특성이 만나서 이렇게 다채로운 현상을 만들어내다니 신기하지 않나요? 안신기하면 넘어가겠습니다.
러시아의 주요 도시는 세 개만 보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도시는 역시 모스크바입니다. 러시아의 수위도시이고 러시아의 수도이고 모든 국가의 기능이 집중되어 있는 최고 중요한 도시입니다. 다음은 상트페테르부르크입니다. 과거 러시아 제국 시기에 수도였기도 했고, 러시아에서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항구도시이기도 합니다. 우리한테 중요한 도시는 역시 뭐니뭐니해도 블라디보스토크입니다. 한국사시간에도 자주 들어봤죠? 우리랑 가깝고, 러시아 입장에서는 태평양시대를 여는 극동지방의 핵심도시이기도 합니다.
러시아의 산업을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러시아는 영토가 엄청 넓어서 농업생산량도 어마어마하고, 영토에 비해서 인구가 적어서 수출량도 많습니다. 하지만 영토 크기를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좀 농업에 불리한 편입니다. 이해가 어려우면 기후를 떠올려보면 됩니다. 러시아는 영토가 어마어마하게 넓지만, 정작 농업이 가능한 면적은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습니다. 농업생산성이 좋게 나타나기는 힘든 기후가 워낙 넓어서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은 생산량과 수출량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게 다 러시아 남부에 있는 체르노젬 덕분입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춥고 건조한 기후에도 잘 자라는 작물이고, 따뜻하고 습한 기후가 필요한 쌀 등은 사실 재배가능한 지역이 거의 없는 수준입니다. 대신 국토의 절반이 타이가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임업은 엄청 발달해있습니다. 숲은 사실 아마존의 셀바스가 훨씬 나무도 더 많고 튼튼합니다. 문제는 워낙에 생물 다양성이 높아 나무 종류도 천차만별이에요. 하지만 타이가는 나무 종류도 많지 않아서 개발하기가 훨씬 더 편합니다.
러시아는 영토가 넓다보니 자원도 엄청 많습니다. 여러분들이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자원이 러시아에도 매장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그 수많은 자원을 다 설명할 수는 없으니 에너지자원만 보도록 하겠습니다. 또 워낙 거대하다보니 다양한 에너지가 고루 다 쓰이는데, 다른 나라와 다른 특이한 점으로는 천연가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천연가스를 엄청나게 많이 생산하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러시아 국내에서도 천연가스를 많이 사용하기도 하고, 다른 나라에 천연가스를 수출도 많이 합니다.
러시아의 산업은 콤비나트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콤비나트는 관련 있는 기업들을 결합하여 공업지대를 만드는 방식이나, 제도나, 그 공업지역을 모두 의미하는 말입니다. 이해가 어려운 친구들은 콤비네이션을 생각하면 됩니다. 어차피 공장을 돌리려면 원료가 필요하고, 동력이 필요합니다. 그럼 가까운 석탄 산지랑 원료 산지를 철도로 이어서 그쪽에 공장을 지으면 훨씬 더 운송비도 절약하고 운영하기도 쉽습니다. 예를 들면 철을 만드는 제철 공장도 석탄이랑 철광석이랑 구하기 쉬운데에 있으면 좋잖아요? 그럼 탱크만드는 공장은 철 만드는 공장 옆에 있으면 더 좋잖아요? 이런 식으로 원료와 제품이 다시 원료가 되는 그런 산업체들이 가까운 곳에 모여있으면 훨씬 생산하기가 편합니다. 그럼 생산의 효율이 올라갑니다. 소련 공업화의 큰 핵심은 콤비나트에 있었습니다. 이런 콤비나트는 현대에도 널리 활용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바로 석유화학단지입니다. 어차피 원유를 정제하는 정유를 하는데, 정유해서 나온 부산물들이 다시 화학산업의 원료가 됩니다. 그래서 석유화학산업체들은 콤비나트를 이루고 지리적으로 인접한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 지도를 보면 주요 공업지역들이 원료나 동력 등 자원의 산지와 철도로 연결된 곳에 발달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의 공업지역도 모르는데 러시아 공업지역을 뭐 그렇게 지역이름이랑 특성까지 중요하게 외울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콤비나트라는 것만 잘 기억해놓으면 될 것 같습니다.
특정 지역에 콤비나트를 조성하면서 산업화에 성공한 것은 바로 소련의 전략이었습니다. 미국의 산업화는 자본의 발달에 따라 산업자본주의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면, 소련은 좀 다릅니다. 프롤레탈리아트혁명으로 건국된 소련은 국가적인 목적을 위해 정부가 전략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접근했습니다. 그래서 국민경제 5개년계획을 수립하고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산업을 육성했습니다. 5개년계획이나 3개년계획 그런게 국가 주도로 하는 계획경제의 특징인데, 소련이 제일 유명합니다. 어쨋든 그 전략은 성공해서 소련은 미국과 겨룰 수 있는 세계적인 초강대국으로 성장하는데 성공합니다. 소련의 산업화는 특이하게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철이나 제련 산업도 발달해있지만, 특히나 군수산업이 발달해있습니다. 세계대전은 전쟁 중이라서, 냉전은 미국과의 군비경쟁을 하는 특수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화학무기, 핵무기, 탱크 등의 제조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소비재를 생산하는 경공업은 우선순위에서 밀렸습니다. 세계 최초로 우주로 사람을 보낼 수 있는 기술력이 있는 소련인데, 정작 소련 국민들에게 텔레비전 보급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된 편입니다. 굳이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탱크를 잘 만드는데 비누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다보니 소련 해체 이후에는 시장이 개방되면서 도산하는 업체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거대한 시장을 배경으로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경공업도 성장하고 있는 중입니다.
러시아의 환경 관련된 이슈 몇 가지만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기후변화입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러시아는 기후변화가 더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일단 얼어붙은 땅이 많다보니 국토가 넓어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시베리아와 극동지방 일대는 너무 추워서 인간 거주에 불리한 지역이 많은데, 기후변화로 따뜻해지면 이 지역의 성장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농업 가능지역도 넓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후변화가 가져올 긍정적인 부분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막대한 영구동토층이 융해되면 그 위에 지어놓은 건물이나 송유관 등의 구조물들이 뒤틀릴수도 있습니다. 뭐 더 많지만 기후변화는 이 정도로 생략하겠습니다. 이외에 환경 이슈를 간단히 보면 러시아의 공업지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인근에 있는 도시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유럽쪽 러시아의 오염이 심각한 편입니다. 핵도 있습니다. 소련은 핵실험도 많이 하고, 세계 최초로 원자력 발전소도 건설한 국가입니다. 동시에 지금의 우크라이나인 체르노빌에서 세계 최초로 대형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발생해서 방사능 피해를 입었던 국가이기도 합니다.
이제 정치지리를 살펴봅시다. 러시아는 제국주의 국가입니다. 유라시아 곳곳에 러시아의 패권이 닿은 곳이 참 많습니다. 한 때는 세계 최강 대국이었던 대영제국과 사사건건 부딪혔던 나라가 바로 러시아입니다. 그런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영국의 정치지리학자 매킨더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맥킨더는 대륙이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세계에서 제일 넓은 대륙 유리사이에서도 핵심적인 지역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 핵심적인 지역이 바로 축이 된다고 보았고, 여길 지배하면 세계의 패권을 가질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칭기즈칸 생각해보면 됩니다. 그럼 영국의 역할은 뭐죠? 그 핵심지역을 장악한 나라가 등장하지 못하게 막아야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독일이든 소련이든 장악은 하지 못하게 견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이걸 발전시킨게 바로 미국의 스파이크맨입니다. 스파이크맨은 유라시아대륙의 핵심지역인 심장지역도 중요하지만, 유라시아의 해안지역인 주변지역에 주목했습니다. 그럼 소련이 핵심지역을 장악하고 유라시아의 패권을 가져가면 어떻게해요? 미국이 주변지역을 장악해서 소련을 막으면 됩니다. 그래서 이런 이론에 근거해서 세계적인 강대국들이 패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고 그랬습니다.
러시아가 제국주의 국가로 가장 패권이 강했던 시기는 바로 소련 시기입니다. 냉전의 핵심국가로 세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으니까요. 근데 소련이 해체되고 나니까 한동안은 주변국에 영향력이 좀 약해졌다가, 최근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한 것부터 점차 영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우리와 러시아는 1860년부터 국경을 접한 이웃나라가 되었습니다. 절영도를 조차시켜달라고 요구하기도 하고, 러일전쟁으로 한반도를 두고 일본과 다투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분단된 반쪽짜리 나라를 가지게 된 것에도 소련 탓이 있습니다. 남쪽은 미국, 북쪽은 소련이 분할해서 점령하는 것부터 시작이었으니까요. 심지어 한국전쟁 때문에 문제가 더 복잡합니다. 공식적으로는 소련이 참전하지 않았지만, 소련은 북한에게 무기 등을 지원하긴 했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적대시할수밖에 없는 대상이었습니다. 우리는 UN군 지원도 받았는데, 정작 UN은 가입도 못했습니다. 결국 1991년 가입하게 되었는데, 그게 다 소련이 비토를 줘서 그랬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나봅니다. 소련의 개혁개방 이후로 우리도 북방정책이라는 이름으로 협력을 강화하게 되었습니다. 불곰사업이라고 해서 러시아 무기도 많이 수입해왔습니다. 이제는 신북방정책으로 우리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일대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유럽중심의 러시아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극동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동방경제포럼을 전략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깝지만 잘 모르는 나라인 러시아에도 큰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