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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자료/고양국제고 수업자료(2019)

27 유럽

by Thisis Geoedu 2019. 9. 2.

첫 번째로 살펴볼 대륙은 유럽입니다. 우잉? 왜 유럽이냐구요? 동아시아에 살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당연히 아시아를 하는게 맞습니다. 그렇지만 세계 곳곳에는 유럽이 뿌려놓은 흔적이 여기저기에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럽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 유럽을 먼저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유럽을 먼저 가르치긴 하지만, 여러분들의 머리 속에서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정리가 잘 되면 좋겠습니다.

자 그럼 첫 번째. 유럽은 어디가 유럽인가요?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유럽이에요? 질문을 바꿔봅시다. 프랑스는 유럽인가요? 네. 유럽입니다. 도이칠란트(독일)은 유럽인가요? 네. 유럽입니다. 영국은 유럽인가요? 우리나라 사람들을 비롯해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영국을 유럽으로 봅니다. 유럽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도 영국은 유럽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정작 영국인 중에는 유럽이라고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아주 드물게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영국은 유럽 대륙의 강자가 나타나지 않게 균형과 조정을 하는 역할이므로 유럽에 포함되는 개념으로 보기에는 좀 그렇다는 인식입니다. 뭐 대영제국의 향수가 남아있기도 합니다. 애매하죠? 사실 일본도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세계인들과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일본이 아시아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주 일부의 일본인들은 일본이 G7에 속하는 세계적인 대국인데 아시아에 포함되어서 같은 범주에 들어가면 곤란하다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뭐 이런 사례들은 세계에서 드문 사례에 속합니다. 그럼 다른 나라를 들어볼까요? 러시아는 유럽인가요? 러시아는 어마어마하게 큰 나라입니다. 국토가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있습니다. 물론 러시아의 인구와 산업 대부분은 유럽쪽 러시아에 속해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러시아가 유럽에 포함된다고 설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러시아는 그냥 러시아입니다. 굳이 표현하면 러시아는 유라시아에 걸쳐 있는 나라라서, 특수한 상황이므로 따로 다루어주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럼 터키는 유럽인가요? 터키는 국토 대부분이 아시아에 속해 있지만, 극히 일부가 유럽쪽에 속해 있습니다.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있는 나라라고 표현하면 맞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 찝찝합니다. 터키가 유럽이라면 유럽연합에도 가입할 수 있을까요? 그럼 그린란드는요? 위치로는 북아메리카에 훨씬 가까운데. 지역이라는 것은 원래 다 그렇습니다. 구분이 칼로 벤 것처럼 쫙 나누어지지 않습니다. 자꾸 까먹을까봐 다시 상기시켜봤습니다.

그럼 복잡하고 어려운 얘기는 집어치우고, 다시 유럽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어디가 유럽인가요? 일반적으로 쓰는 유럽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설명하려고 합니다. 1학기에 국가 이름들 기억 나죠? 당연히 알 거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유럽은 러시아에 있는 우랄산맥의 서쪽 부분을 이야기합니다. 남쪽으로는 흑해와 지중해가 있고, 이 둘을 이어주는 보스포러스 해협이 있습니다. 서쪽으로는 대서양이 있고, 북쪽으로는 북극해가 있습니다. 이런 유럽은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방식은 바로 동서남북으로 구분하는 방식입니다. 그 중 북유럽과 서유럽은 공통점이 많아 북서유럽으로 함께 구분하여 3지역 구분 방식이 많이 활용됩니다. 이미 익숙하죠? 하지만 얘는 그냥 널리 쓰는 방식일 뿐, 세부적으로 구분하면 엄청나게 많은 방법이 있을수 있습니다. 근데 지역을 구분하는게 구분하는 사람이 기준만 세우면 되는 것이라서 그런 거기도 하지만, 유럽 내의 다양성이 워낙 높아서 그런 것도 있습니다.

이제 유럽의 자연지리 기초를 살펴보겠습니다. 유럽의 지형은 샌드위치처럼 나눠봅시다. 남쪽에서는 아프리카판이 유라시아판을 밀어붙이면서 만들어진 신기조산대가 있습니다. 피레네산맥이나, 알프스산맥 등이 대표적입니다. 북쪽에는 과거 습곡작용을 받았던 스칸디나비아산맥 등의 고기습곡산지가 있습니다. 이 둘 사이에 동유럽평원 등 구조적인 평야가 나타납니다. 기후는 지중해 연안에서는 지중해성 기후가, 그 북쪽으로는 서안 해양성 기후가 나타납니다. 북쪽으로 더 올라가거나 내륙으로 가면 냉대기후가 일반적으로 나타납니다. 거시적인 기후는 이러하고, 국지적으로 이베리아 반도 내부에서 스텝기후나 알프스 산지에서 고산기후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유럽은 일찍 산업화를 이루어서 그런지 환경문제도 일찍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석탄 등 화석연료의 사용은 늘어났습니다. 게다가 서안해양성 기후다보니 안개가 자주 끼는데, 연기와 안개가 결합한 스모그가 발생하여 대규모의 인명피해를 만든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이러한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스모그만 있지는 않습니다. 선진산업국가에서 배출한 물질들이 대기에서 편서풍을 타고 이동하면서 동쪽에 있는 국가들에게 산성비를 내리게 한 경우도 있습니다. 정작 엉뚱한 국가에서 피해를 보는 그런 상황에서,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모두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경험도 가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의 많은 부분이 국경을 넘나든다는 점에서, 외교적인 해결책을 찾는 부분은 우리가 본받을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쨋든 다시 유럽으로 돌아와서, 유럽의 인문지리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럽을 가장 먼저 가르치는 이유는 유럽이 좋든 싫든 세계에 미친 영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은 산업혁명이 가장 먼저 일어나 일찍부터 산업화된 지역이기도 하고, 시민혁명으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정치 체제가 도입된 곳이기도 합니다. 15세기 이후 항해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지리상의 대발견시대를 이끌었고, 전 세계에 식민지를 만들고 지배하면서 자신들의 문화와 질서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배우는 세계 곳곳에 유럽의 많은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유럽의 경제를 산업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유럽의 농업은 옛날에 배웠던 그거 생각하면 됩니다. 지중해성 기후 지역에는 지중해성 농업을 많이 하고, 서안 해양성 기후 지역에서는 혼합농업을 많이 하고, 대도시 가까운 곳에서는 원예농업이나 낙농업이 많이 이루어집니다. 산업혁명은 일찍부터 이루어졌다보니 기술 축적이 많이 이루어져서 먼저 산업고도화를 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사실 산업의 입지 변화를 살펴보기도 좋은 곳입니다. 예를 들어 철을 만들기 위해 예전에는 숲에 공장을 지었다면, 그 뒤에는 탄광에 짓고, 나중에는 해안가로 이동하는 식입니다. 세계지리가 아니니까 굳이 자세히 다룰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기억할만한 것은 동네에 따라서 산업이 뜨고 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지구 어딘가의 누군가도 산업화를 하는데, 왜 여전히 유럽이 잘나가냐는 것입니다. 그 답 중 하나는 바로 고도화입니다. 똑같은 상품처럼 보이지만 똑같지 않습니다. 지금의 내연기관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는 독일에서 제일 먼저 만들었습니다. 우리도 자동차는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차보다 훨씬 비싸게 독일 차는 팔립니다. 심지어 이탈리아 차는 그거보다 더 비싼 것도 있습니다. 우리도 가죽을 잘라 가방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리에서 만든 명품 가방은 훨씬 비싸게 팔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한 것이긴 하지만, 이런 것들이 기술 축적입니다. 축적이 이루어지면 쉽게 따라잡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 축적이 지역적으로 기업의 성장과 상호작용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라서 쉽게 옮겨지지도 않습니다. 그냥 그렇다구요.

이제 유럽의 문화적 특성을 살펴보겠습니다. 언어도 다양합니다. 다 인도유럽어족이긴 하지만 주로 남부유럽의 라틴어군, 북서유럽의 게르만어군, 동부유럽의 슬라브어군으로 다양하게 구분됩니다. 종교도 다양합니다. 다 기독교이긴 하지만 남부의 가톨릭교, 북서부의 개신교, 동부의 정교회 등이 있습니다. 드물게 알바니아와 터키는 이슬람교가 많습니다. 이런 다양한 기준으로 민족을 구분하는데, 유럽은 다른 대륙에 비해 다양한 민족국가들이 올망졸망 수십 개 모여있는 형태입니다. 그렇다보니 국가와 국가 사이에 갈등이나 전쟁도 많이 있었습니다.

유럽은 유라시아대륙의 일부일 뿐인데, 사실 하나의 대륙으로 나누어서 배웁니다. 아프리카나 아메리카는 누가 봐도 대륙으로 짠 구분이 됩니다. 바다로 갈라져있으니까요. 근데 유럽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유럽을 따로 배우는 이유는 , 유럽이 인규밀도가 높고 영향력이 컸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지구의 인구가 너무 많아서 환경적으로 부담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를까봐 걱정하고 있는 수준인데, 과거에 인구는 곧 국력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인구가 곧 생산가능성이고 전투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유럽은 산업혁명 이후로 2차대전 이전까지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중국, 인도, 미국, 러시아, 브라질 같은 아주아주 큰 대국이 인구 대부분을 차지하고 지역의 패권을 장악한 그런 형태는 아닙니다. 러시아는 특수한 경우니까 제외하면 유럽 중에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가 독일입니다. 근데 독일 인구도 한반도 인구보다 조금 많은 수준입니다.

인구 이야기가 나왔으니 인구 더 살펴보겠습니다. 유럽의 인구분포는 대체로 도시의 분포와 유사합니다. 산업혁명이 일찍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도시를 중심으로 일자리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도시로 이주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이촌향도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전체 인구 중에 도시에 사는 인구의 비율, 즉 도시인구율이 높아지는 현상을 도시화라고 부릅니다. 유럽은 이런 도시화가 수백년간 천천히 진행되어 지금은 도시화율이 매우 높은 상태를 보입니다. 유럽의 도시들은 역사가 오래 된 도시들이 많다보니 건축물도 오래 전부터 남아있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유럽 여행을 가게 되면 역사도시의 흔적을 한번 살펴보길 바랍니다.

인구는 결국 통계학에 기반한 학문이라서 숫자 이야기를 안꺼낼 수 없습니다. 1950년대 이후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유럽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인구변천모델을 떠올려보면 됩니다. 유럽은 대체로 3단계나 4단계에 해당해서 인구성장속도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세계 평균 인구성장속도보나 느리게 나타납니다. 인구의 사회적 증감, 즉 인구이동을 살펴보면 선진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구분이 드러납니다. 유럽과 북아메리카는 인구 유입이 나타나는 반면,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는 인구유출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유럽과 북아메리카도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북아메리카는 꾸준히 유입이 많았던 반면, 유럽은 1950년대에는 잠시 유출이 많았던 적도 있습니다. 이는 당시의 상황에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연령별 인구구조를 살펴보면 유럽의 특성이 더 잘 드러납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고령층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생산가능인구도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고, 유소년층도 비중도 적어서 앞으로 생산가능인구가 늘어날 가능성은 더욱 드문 상황입니다.

유럽의 인구를 지역 단위로 다시 살펴보면 동서남북 유럽의 특성이 보이긴 합니다. 먼저 동유럽에는 러시아가 포함되어 매우 인구가 많은 것처럼 보입니다. 통계를 볼 때 자세히 뜯어봐야 이해가 됩니다. 러시아를 제외하면 비슷한 수준입니다. 북부유럽은 기후의 영향을 받아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편입니다.

유럽의 인구 중에서도 북서부유럽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산률이 대체출산률 이하로 떨어진 지 오래되다보니, 유럽에서는 장기적으로 인구증가율이 줄어드는 상황이 예상됩니다. 심지어 북서부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인구 감소까지 전망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바로 이민입니다. 이민을 하면 대개 생산가능연령층이므로 즉시 일하고 즉시 세금을 납부하여 정부 입장에서는 인구의 사회적 증가로 인한 효과를 누리기에 좋습니다. 동시에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이민자 집단은 본국 주민들보다 출생률이 높은 경우가 많아 앞으로 자연적 증가도 기대하게 만들어 줍니다. 문제는 이렇게 이민을 받았는데도 독일은 인구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민을 조금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유럽은 2차세계대전 이후로 황폐화되었고, 이를 복구하기 위해 수많은 젊은 사람들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적극적으로 해외의 이민을 받아들인 결과 다른 대륙에서 많은 이민자가 유입되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도 전혀 상관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경제 재건에 성공한 서독으로 우리나라의 광부와 간호사가 파견되었으니까요. 그럼 유럽에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민자들이 들어오게 되고, 그래서 다문화에 대한 관심이 일찍부터 생겨났습니다. 기존처럼 문화제국주의적인 입장을 고수할 수는 없는 셈입니다. 문제는 유럽이민자 중에 상당수가 가까운 이슬람 문화권에서 이주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러한 집단이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경우 동화를 위해 노력하는 국가의 입장과 충돌하는 경우도 나타납니다. 터키인들이 대규모로 이주한 독일, 알제리를 국토 일부로 판단했던 프랑스와 모로코 및 서아프리카 이민자들, 파키스탄과 인도 출신 이민자가 많은 영국 등 유럽에 있는 수많은 국가들은 비슷한 상황에 노출되었습니다. 심지어 유럽과 아라비아의 합성어인 유라비아라는 표현이 쓰일 정도까지 되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2005년 프랑스 방리유의 청소년들이 보여준 강력한 소요사태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위대한 프랑스라고 생각했는데, 과연 그런 프랑스조차도 다문화에 대한 준비가 얼마나 되었는지 물어보게 만들었으니까요.

그래서 유럽은 이미 다문화주의에 큰 책임감을 가지고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긴 합니다. 프랑스는 그 방법으로 축구를 택했습니다. 방리유지역에 유소년센터를 세우고, 이민자의 자녀들이 성공적으로 육성되어 스포츠 스타로 알려지면서 프랑스 국가대표 축구팀이 프랑스의 다문화주의를 상징하는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스포츠는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도 하고, 집단의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해주기도 하는데, 궁금한 친구들은 좀 더 찾아봐도 될 것 같습니다.

자 이제 다시 유럽으로 돌아가서 통합의 유럽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유럽사를 살펴봅시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유럽은 냉전 시대에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쪽 1세계와 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동쪽 2세계로 갈라졌습니다. 사이에는 철의 장막이 가로지르고 있는 그런 가운데, 유럽은 갈기갈기 찢겨져 과거의 영광에서 멀어져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쉬망은 하나의 유럽이라는 큰 꿈을 제시합니다.

독일과 프랑스가 협력하면 철광석과 석탄을 나눠 쓰면서 전쟁 후 복구사업에 힘쓸 수 있습니다. 또한 협력하니까 독일이 다른 마음을 품는지 감시도 가능합니다. 이런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입니다. 유럽석탄철강공동체는 프랑스와 독일 뿐만 아니라, 베네룩스 3국과 이탈리아도 참여하여 여섯 개 나라가 함께 출발합니다. 국경을 넘어 협력하는 성과는요?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더 협력하기로 합니다. 유럽 경제공동체(EEC)와 유럽원자력위원회를 합쳐 유럽공동체(EC)를 만들게 됩니다. 협력의 정도가 점점 더 강해지는 셈입니다. 결국 1993년 마스트리히트조약을 통해 유럽은 국가를 넘어서는 새로운 단위를 만들게 됩니다. 그렇게 등장한 것이 바로 유럽연합(EU)입니다.

EU는 하나입니다. 경제도 하나에요. 영국을 제외하면 모두 단일통화로 유로화를 이용합니다. 그래서 환전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정치도 하나에요. EU에는 집행위원회도 있고, 재판소도 있고, 의회도 있습니다. 마치 국가가 삼권분립을 이루듯이 EU도 그 내부에서 권력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사회도 하나가 됩니다. 솅겐조약을 맺어 사람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락합니다. 한국에서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 다니면 여권검사가 필요 없는 것처럼, EU 내에서는 굳이 국경에서 검사를 하지 않습습니다. 심지어 독일은 교과서도 주변 나라와 함께 쓰고 있습니다.

이런 EU도 처음에는 서유럽의 국가들이 중심으로 만들어졌지만, 소련이 붕괴되고 동유럽 국가들이 독립하면서 이제는 동유럽 국가들도 EU에 합류하여 명실상부한 유럽 전체의 통합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추세 가운데에도 터키는 여전히 가입을 못하고 있긴 합니다. 어쨋든 소련이 없어지고 미국 혼자 패권을 가지고 있던 세상에 새로운 강자의 등장을 알렸습니다. 

이렇게까지 하고 끝날 거였으면 참 쉬울텐데, 사실 통합과 분열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 바로 현실입니다. 유럽은 다양하잖아요. 일단 EU가 아닌 나라도 아직 많습니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리히텐슈타인, 스위스는 여전히 EU에 가입도 안하고 있습니다. EFTA라고 자유무역협정만 맺은 국가들입니다.

게다가 국가 위에 EU가 통합으로 달려가는데, 국가 밑에 지방은 분리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민족구성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에스파냐 동부의 카탈루냐는 내전까지 겪었고, 지금도 분리투표가 이야기 나옵니다. 우리보다도 작은 벨기에도 플랑드르와 왈롱이 갈라지고, 이탈리아는 남티롤에서 자치권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실 조용할 날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무엇일까 고민해보니 역시 영국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영국이라고 부르잖아요? 근데 좀 복잡합니다. 그레이트브리튼이라는 섬이 있고, 거기에 남동부에 잉글랜드라는 지방이 있어요. 그 지역이 제일 인구도 많고 덩어리도 커서 우리가 잉글랜드를 중심으로 다루고, 거기서 쓰는 잉글리시를 배우고, 거기를 한자로 영길리(英吉利)라고 써서 영국이라고 합니다. 근데 그레이트브리튼 섬에는 서부의 웨일스와 북부의 스코틀랜드도 있습니다. 게다가 그 옆에 아일랜드라는 섬이 있는데, 섬의 북쪽 일부가 또 영국 땅이에요. 그래서 공식 국명으로 얘기해야할 떄에는 그레이트브리튼 및 북아일랜드연합왕국으로 부릅니다. 복잡하죠?

그런 영국은 한때 대영제국으로 불리며 세계에서 엄청 식민지가 많은 국가였습니다. 물론 지금은 대부분 다 독립해서 나갔지만요. 어쨋든 자꾸 잉글랜드 위주로 얘기하는데, 잉글랜드는 사실 독일과 덴마크 일대에 주트, 앵글, 작센 출신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앵글로색슨이라고 불러요. 근데 스코틀랜드, 웨일스, 아일랜드는 모두 켈트계열입니다. 그래서 사실 민족부터 애초에 다릅니다.

그 중 스코틀랜드는 일찍부터 독립을 이야기했고, 가장 최근까지도 독립을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북해 유전을 스코틀랜드가 일정 부분 받는 경우 독립 이후에 막대한 이익이 예상되기도 합니다. 아일랜드는 독립전쟁 과정에서 북아일랜드만 빠진 상태이고, 아일랜드해방군(IRA)가 최근까지 활동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안그래도 복잡한 상황인데, 2016년에 브렉시트 투표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영국이 EU에서 나가기로 한 것인데, 그 와중에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는 잔류가 더 높았습니다. 그래서 브렉시트의 파장을 조금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브렉시트는 세계에 신국가주의 시대가 열렸음을 알렸습니다. 여러분들이 경제사에서는 고전경제학, 수정자본주의, 신자유주의 배우고 끝인데, 그 다음 시대가 시작된 셈입니다. 이제 세계는 당당하게 자국의 이익을 먼저 이야기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영국 내부로도 복잡합니다. 벌써 총리가 여러 차례 교체되었습니다. 의회민주주의의 선진국가로 항상 안정과 개선을 이야기하는 영국에서 이렇게 혼란스러운 경우도 참 의외입니다. 더 복잡한 것은 국내 사정입니다. 이미 독립투표를 한 적 있는 스코틀랜드나, 아일랜드와의 통합을 생각하는 북아일랜드가 어떻게 앞으로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첫 대륙으로 유럽을 살펴보았습니다. 참 다루다보니 별 내용을 다 이야기하는 것 같네요. 여러분들이 대륙을 배우지만, 여러 내용을 차곡차곡 잘 쌓아서 필요한 지식의 틀을 만들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봅시다. 로컬, 내셔널,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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