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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뿌직

세계지리: 경계에서 권역을 보다

by Thisis Geoedu 2019. 7. 12.

세계지리: 경계에서 권역을 보다는 세계지리 교과서이다. 고등학교에서 세계지리를 배우고, 대학에 가면 세계에 대해 더 자세히 배우겠거니 막연히 기대한 부분이 있었다. 물론 배우지 않은 것은 전혀 아니지만, 주제별로 지역별로 쪼개져서 결국 그 조각을 다시 메우는 것은 개인의 몫이었다. 얇은 고등학교 세계지리에서 생략한 내용을 다뤄주는 두꺼운 세계지리교과서는 왜 없나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목적에 맞게 서술된 책은 번역서가 많았다.

해외의 대단한 저자들은 아주 아름다운 책을 만들었고, 가치가 있기에 번역이 되는 것이다. 물론 그 견해나 지식이 들어오는 것이야 아름답지만, 번역의 문제가 있다. 일단 세상이 변화하다보니 지역지리를 다루는 책은 업데이트가 중요한데, 저자가 방대한 자료를 모으고 준비하는데 걸리는 시간에 번역 과정에서 걸리는 시간까지 더해지다보니 번역서가 출간될 즈음에는 원저자가 새 버전의 책을 쓰는 경우가 많다. 시차가 발생하는 점에서의 아쉬움이라고 정리하면 될 것 같다. 그리고 번역의 문제가 있다. 대부분 혼자서 번역하기가 힘들고 다양한 사람들이 번역에 참여하다보니, 문체가 달라지거나 깨끗하지 않은 번역이 발생하는 경우도 생긴다. 구조적인 문제라서 해결이 어려운 점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아쉬운 것은 달래기 힘들다.

그럴 때 드는 생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자신의 관점에서 세계를 이해하고 그 것을 정리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학자층이 아직 없는가. 대한민국의 정부가 수립된 이후로 지리를 가르친 것이 벌써 70년이 넘었는데, 뾰족뾰족하게 치고 나가는 학자들이 있다면 그런 정보를 아울러 정리해서 소화시키기 좋은 형태로 만들어주는 학자도 하나 쯤은 있으면 좋지 않겠는가. 뭐 그런 잡념이었다.

그래서 이 책이 몹시 반가웠다. 지역지리에 대해 정리해주는 책이라니. 사소한 표기 오류 등이 있긴 했지만, 그런 것 쯤이야 언제든 금방 수정이 가능할테니 큰 문제는 아니었다. 일단 우리의 관점으로 써진 책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지역을 구분하면서 흔히 배워온 것처럼 지역을 구분하고 그 지역을 핵심지역과 주변지역으로 만드는 오류를 범하는데, 의도적으로 경계를 중요한 지위로 끌어올려 다루어주는 점이 참 좋았다.

앞으로 수업을 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부분을 발췌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굳이 바람이 있다면, 공저 말고 전문성 높은 학자가 자신의 관점으로 녹여 하나의 가치관이 잘 드러난 책들도 시장에 많아지면 좋겠다. 어쨋든, 참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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