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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뿌직

아메리칸 팜스 아메리칸 푸드

by Thisis Geoedu 2021. 10. 7.

한국지리는 대한민국 광복 이후 고등학교에서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가르쳐온 중요한 과목이다. 아니 이미 광복 이전 신흥무관학교에서부터 가르친 유서깊은 과목이다. 국토도 아는만큼 사랑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회탐구영역의 일반선택과목으로 인기가 예전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꽤나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름은 한국지리이지만 다루는 영역이 많다. 국토인식, 공간정보, 지리지, 고지도, 영토, 지형, 기후, 토양, 촌락, 도시, 농업, 공업, 서비스업, 교통, 관광, 국토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그 이후에 남한과 북한을 다룬다. 사실상 지리학의 기초와 한국의 지리가 더해진 셈이다. 그래서 교과서에 있는 한 줄은 그야말로 집약시키고 집약시킨 정보 그 자체이다. 호남평야의 쌀농사는 한반도에 거주하는 성인들에겐 너무 당연한 지식이지만, 한국지리를 배우지 않으면 그 조차도 모를 수 있는 셈이다.
아메리칸 팜스 아메리칸 푸드미국 농업지리에 대한 교과서이다. 마치 지리 수업에서 다루어야 하는 농업은 어떤 것인가를 정의내려주는 느낌을 받는다. 미국 농무부의 공식 자료를 기반으로 주요 농업지역의 형성배경과 농업구조의 변화와 주요 작물 및 축산물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이야기의 흐름이 있다기보다는 전반적으로 미국의 농업에 대한 사실이 나열되어 있다. 하지만 아주 잘 작성된 보고서같은 느낌이 들어 지루하지 않다.
정보통신기술에 기반한 첨단산업이 주도하는 우리나라에서 자꾸 농업과 식품은 우선순위가 낮은 취급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씁쓸함을 느낀다. 그나마 지리 수업에서 농업을 다루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맛있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본능적으로 관심이 가는데, 왜 농수산업으로는 연결이 되지 않는지 속상하다.
어떤 사람도 에너지 섭취 없이 생존할 수 없다. 게다가 식사는 칼로리 이상으로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준다. 그래서 농업은 근본적이고 치명적이다. 세계적인 농업대국인 미국의 농업지리가 마치 즙을 짜낸 것처럼 간결하게 담겨있다. 이 구조와 깊이를 그대로 한국의 농업지리에 대해 다룬다면 아마도 꽤나 권위있는 책이 될 것 같다. 농업지리나 농경제에 흥미를 보이는 학생들과 함께 읽어도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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