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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자료/고양국제고 수업자료(2021)

세계문제와미래사회_34문화다양성

by Thisis Geoedu 2021. 8. 14.

오늘은 문화다양성에 대한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고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에는 문화 갈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살면서, 문화의 차이로 인한 갈등은 필연적입니다. 물론 그 양상은 지역마다 상이하게 나타납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WASP로 대표되는 유럽계 백인 집단이있습니다. 유럽계 백인도 독일계, 아일랜드계, 잉글랜드계 등 출신 국가는 다양하지만, 크게 범주화하면 미국의 주류문화를 이루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이들이 오기 전부터 아메리카에 살고 있던 아메리카 원주민 집단도 있지만, 밀리고 밀려 현재 비중은 매우 적은 편입니다. 미국 남부 농장을 중심으로 강제로 이주당한 아프리카계 흑인은 주로 대도시의 도심에 게토를 형성하고 살고 있습니다. 미국사회에서 두 번째로 큰 집단이었는데, 근래에는 세 번째로 큰 인구집단이 되었습니다. 아프리카계 흑인보다 많아진 것이 라틴아메리카에서 이주한 히스패닉계입니다. 사실 이주라고 하기 애매한 것도 있는데, 미국 남서부 상당부분은 과거 멕시코여서 그냥 에스파냐 식민지 시절부터 살던 사람들도 있습니다. 라틴아메리카 곳곳에서 멕시코 국경을 따라 미국의 남부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미국이지만 에스파냐어를 생활에서 주로 사용하는 지역도 있습니다. 서부개발 시기에 노동자 이민이 확대되면서 아시아계 주민들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미국은 정말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고, 그러다보니 다양한 문화 충돌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러한 미국이 지향하는 문화적인 방향을 드러내주는 대표적인 표현이 바로 멜팅 팟입니다. 인종의 용광로처럼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이 미국에 오면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 사회에 적응하며 미국적인 가치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미국인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는 관점입니다. 다시 말해 미국적인 가치로 대표되는 주류문화가 있고, 그 주류문화로 동화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실제 미국 사회는 다양한 사람들을 하나의 미국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다양함 자체가 미국의 정체성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각양각색의 채소들이 각자의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어우러져서 맛을 내는 샐러드처럼, 샐러드 화채그릇인 샐러드 볼에 미국을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멜팅 팟은 동화주의, 샐러드볼은 다원주의를 대표하는 표현처럼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럽은 유럽만의 상황이 있습니다.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인구 급증시기에 제국주의 열강으로 세계 곳곳에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전 세계에 유럽계 주민들의 이주가 이루어졌고, 우리가 영어나 에스파냐어를 배우는 이유도 과거 대영제국과 에스파냐의 식민지가 엄청나게 넓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작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유럽은 청장년층이 부족해졌고, 재건 과정에서 대규모로 이주민이 유입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관계가 있는 국가들에서 유입되다보니, 북아프리카나 남부아시아 출신이 많은 경향이 나타납니다. 이들은 대도시의 외곽에 집단적인 거주지역을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럽 사회가 이른바 헬레니즘과 크리스트교라는 문화적 유산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주민 집단은 아무래도 무슬림의 비중이 더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이주민이 인구 이동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되기도 하고, 이주민들의 출생률이 높다 보니 유럽에서 무슬림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럽의 무슬림화를 두려워하며 유라비아라는 단어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유럽과 아라비아의 합성어입니다. 특히 공공장소에서의 히잡 착용 등으로 인한 문화 갈등이 폭발적으로 분출한 이후 관심이 특히 많아졌습니다. 다만 유럽인으로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 대체 무엇인지 정의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 답이 쉽지는 않습니다. 누가 봐도 유럽에 있는 알바니아는 유럽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누가 봐도 유럽에 있지 않은 이스라엘은 유럽처럼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그래서 서로 다른 문화를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고민이 이어집니다. 문화공존은 그래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서로 다른 문화가 모이게 된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가 이주노동자이다보니,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대체로 이주노동자는 사회에서 소수자나 약자가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래서 이주노동자권리협약이나 국제이주기구 등이 이주노동자의 보호 측면에서 문화다양성에 기여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다양성은 오래 전부터 관심을 받던 개념은 아닙니다. 불과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제국주의 국가들이 팽창하던 시기고, 문화제국주의에 기반한 동화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세상이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동화주의에 대한 반성과 반발이 이어지면서, 다양한 문화의 가치를 인정하는 문화다원주의적인 가치관이 널리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특히 3세대 인권 개념이 널리 보급된 1990년대 이후 문화의 공존과 문화의 주권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문화 다양성 개념의 확립 과정에는 자유무역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국제경제에서 배운 것처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우여곡절은 있지만 점차 자유무역의 기조가 확대되어 왔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다국적기업이 엄청난 규모로 성장하게 되었구요. 문화 시장도 자유무역의 추세 속에서 개방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시장에서 다국적기업이 주도하는 문화제국주의가 경쟁력이 부족한 문화들을 소멸시킬 수 있다는 걱정이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각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지켜야한다는 당위성이 부상하였습니다. 문화는 인류 모두의 자산이므로, 문화의 획일화, 상업화, 종속화에 대응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기반으로 문와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는 중입니다.
이렇게 다문화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는 했지만, 사실 구체적인 양상은 상황마다 다릅니다. 프랑스, 캐나다, 스웨덴의 사례가 교과서가 소개되어 있으니 궁금한 친구들은 찾아보면 될 것 같아요. 다문화사회도 어쩌면 하나의 이데올로기일지도 모릅니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해야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선진국에서도 극단적인 원리주의가 유행한다는 사실은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다문화사회가 정말 우리 인류가 도달 가능한 이상인지, 그 이상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취해야하는지도 생각해볼만한 점입니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입니다. 세계문제와 미래사회인데, 세계문제만 주로 다루게 되었네요.
그 동안 여러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고생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