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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자료/고양국제고 수업자료(2021)

세계문제와미래사회_25석탄

by Thisis Geoedu 2021. 7. 5.

이번 수업의 주인공은 화석연료 중에 가장 인류가 먼저 이용한 석탄입니다. 화석연료도 결국 태양에너지가 지질시대를 거쳐 만들어진 탄소화합물입니다. 토탄, 갈탄, 역청탄, 무연탄 등으로 구분하긴 하는데, 이러한 구분은 석탄의 탄화 정도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석탄은 주로 고생대 지층에 매장된 경우가 많고, 산업용 원료로 많이 이용합니다. 국제 이동량은 석유에 비해서는 적은 편입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면 슬라이드나 세계지리 부분을 참고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인류는 불을 발견한 이후 불에 의존해서 살아왔습니다. 그러다보니 땔감이 반드시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나무가 땔감으로 이용되는데, 인구가 늘어나면 그만큼 신탄 소비량이 늘어나고 숲이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땔감을 대신할만한 연료를 찾게 되었고, 석탄이 본격적으로 이용되게 되었습니다.

사실 중국은 송나라부터 석탄을 이용했으니 그 출발이 훨씬 빨랐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산업혁명의 근간이 석탄인데, 어째서 중국에서 시작되지 않은 것인지 살펴보면 지역의 특성이 드러납니다. 영국은 석탄이 노천광 형태라서 지표 가까운 곳에서 채굴이 가능했습니다. 채굴하다보니 수직적으로 지하로 파고들게 되었고, 그러다보면 지하수가 갱도 내에 스며들게 됩니다. 그래서 지하수를 퍼내야했고, 그 과정에서 증기기관이 개발되었습니다. 증기기관이 보급되면서 석탄의 사용량은 더 늘어났고, 안정된 하천의 유량 덕분에 운하를 이용해 화물을 운송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조건들이 결합했기 때문에 영국에서 먼저 시작될 수 있었던 셈입니다. 중국은 노천광 형태가 아닌 경우가 많았고, 몬순기후라 유량 변동이 큽니다. 그래서 교통수단이 더 발전한 현대에 이르러서야 세계의 공장으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탄광에 지하수를 빼던 증기기관은 제임스 와트가 개량하면서 효율이 혁신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그 전까지 제철소는 땔감을 구할 수 있는 숲 인근에 세웠습니다. 하천 주변에 공장을 짓고 수차를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증기기관을 이용하게 되니 석탄만 공급받으면 대량의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가내수공업에 머물렀던 인류의 제조업이 공장제 기계공업으로 변모하는 순간입니다.

산업혁명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러한 변화가 특히 산업분야에서 혁명적인 생산성 증가를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입는 옷을 만드는 면직물 공업이 있습니다. 실과 천을 대량으로 만들게 되면서 미국 남부에는 목화 플랜테이션이 확대되고, 아프리카계 흑인들은 강제 이주됩니다. 원료 수탈과 제품을 판매 시장으로 식민지의 가치가 대두되며 인도는 식민지배 당하구요. 석탄과 자본주의와 제국주의가 따로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어 세상의 흐름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위대한 영혼 간디가 물레를 돌리는 행위는 그래서 이러한 질서를 거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석탄은 산업 분야의 생산성에만 영향을 준 것이 아닙니다. 증기기관은 교통수단의 혁신도 가져왔습니다. 그 전까지 지구는 정말 거대했습니다. 지구의 절대적인 크기가 바뀌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공간은 가깝고 먼 것에 차이가 근본적으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공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하는데, 그게 시간일 수도 있고 금전적인 비용일 수도 있습니다. 그 전까지 지구를 걸어가려면 몇 년이 걸리기도 했는데, 이제는 몇 주면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지구의 각 지역 사이에서 상호작용은 점차 더 강력해지고, 우리가 아는 지구촌 사회가 등장합니다. 흔히 쓰는 표현으로 이를 시공간 압축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세계가 편입되어 지역 사이의 격차가 더 커진다는 측면에서는 지리적 불균등발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교통의 혁신은 사회의 변화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근대 교통 수단이 바로 철도입니다. 기존까지 대량의 화물을 안정적으로 옮길 수단은 선박 뿐이었습니다. 그렇다는 얘기는 하천이 없는 내륙에는 접근이 힘들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철도가 부설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이 있습니다. 동부 대서양 연안 식민지에서 독립한 미국은 대륙횡단철도를 통해 거대한 서부를 개발하면서 세계 초강대국으로 일어서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철도의 확장은 곧 유럽계 백인의 확장과도 같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원주민들은 생존할 터전을 잃어버리게 되었구요. 철도의 부설 과정에서 태평양 건너 아시아인들의 이민이 시작되고, 차이나타운 등 도시의 소수민족집단거주지구도 형성됩니다.

증기기관을 이용한 선박인 증기선도 등장합니다. 물류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제국주의 국가들의 지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미국이 일본을 강제로 개항시키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증기선에서 제국주의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석탄은 여전히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등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철소나 화력발전소 등에서 대량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막대합니다. 1960년대 우리는 석탄 덕분에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었고, 석탄 덕분에 우리 강산을 푸르게 푸르게 녹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석탄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는 수업이 되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