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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자료/고양국제고 수업자료(2021)

세계문제와미래사회_32한국인디아스포라

by Thisis Geoedu 2021. 8. 26.

이번에는 코리아 디아스포라입니다. 한국의 인구이동은 그야말로 다이나믹합니다. 우리가 배운 거의 모든 형태의 인구이동 사례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코리아 디아스포라를 따라가며 동포 사회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먼저 가장 규모가 큰 재미동포입니다. 하와이 농장에 이주하면서 시작되었으며, 유학생이나 독립운동가 등이 본토에서 활동한 바 있습니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에는 동맹국이 되면서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게 되었고, 전쟁으로 인한 고아가 미국에 많이 입양되었습니다. 재미동포는 모든 재외동포 중에 인구 규모가 가장 크고, 입국시기나 주민 구성 등이 매우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재미동포 사회에서 가장 기억할 만한 사건은 역시 1991년의 LA폭동입니다. 재미동포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도시가 LA인데, 미국 사회 특성상 인종 사이의 갈등이 종종 폭발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도 최근에 뉴스를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백인 경찰로 인해 촉발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폭발이 코리안타운에 집중되어 피해가 컸다는 점입니다. 더 궁금한 친구들은 빈센트 친 사건이나 두순자 사건 등을 찾아보면 전후 맥락을 이해하기 좋을 것 같습니다. LA폭동 이후 한인 사회는 미국 내 다양한 인종민족 커뮤니티와 함께 공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다음은 재중동포입니다. 한반도와 중국이 맞닿아있다보니 이미 조선 후기부터 간도지역을 중심으로 이주가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무장독립투쟁이 주로 이루어지던 곳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에 이주한 동포들은 대체로 북한과 맞닿아있는 옌볜의 조선족자치주 일대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중화인민공화국이 적성국이 되어 냉각기가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중국의 소수민족자치주가 그렇듯이 옌볜 조선족자치주에도 한족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정작 조선족 비중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에 남한으로 이주한 경우도 이러한 경향과 함께 했습니다. 대신 한중수교 이후 막대한 시장이 열리면서 일자리나 사업기회 등을 이유로 대규모로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비교적 근래에 이주한 동포들은 대체로 칭따오,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코리안타운을 이루며 살고 있습니다. 재미동포보다는 살짝 적지만, 재중동포도 엄청나게 규모가 큽니다. 우리나라 어지간한 대도시 인구보다많으니까요.
재일동포는 대한해협 건너 일본열도에 살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를 전후한 시기에 노동자나 유학생 등으로 대규모로 이주하게 되었는데, 특히 강제징용이 엄청났습니다. 그래서 광복 당시에는 무려 200만 명 정도로 일본 내 최대의 외국인 집단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광복 이후 상당수가 한반도로 다시 귀환하여 그 때 만큼 많지는 않습니다. 과거부터 일본에 살고 있던 재일동포들을 일본에서는 자이니치라고 부르는데, 대체로 오사카를 중심으로 하는 긴키지방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슬프게도 한반도의 남북 분단과 엮여 재일동포 사회도 갈등을 겪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재일동포 사회에서도 점차 일본사회로 동화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일본에 이주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일본에서는 뉴커머라고 부르는데, 도쿄의 코리아타운 등이 대표적입니다.
캐나다 동포는 앞서 다룬 다른 국가의 동포들만큼 역사가 오래되었거나 규모가 큰 편은 아닙니다. 1997년 외환위기와 IMF 구제금융을 거치며 우리나라 경제가 매우 힘들던 시절에 청년층이 취업을 목적으로 대규모로 이주하였습니다. 지금도 어학연수 등 이주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며, 토론토를 중심으로 한인사회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최근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돌아오면서 더 관심이 늘어났습니다.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에 살고 있는 동포들은 묶어서 중앙아시아 동포라고 부릅니다. 고려인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리아 디아스포라를 좁은 의미로 부를 때에는 중앙아시아 동포 사회와 관련된 내용인 경우가 많습니다.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에 이르는 시기에 우리와 인접한 연해주로 이주한 한인들은 그 지역에서 한인사회를 구성하고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1937년 스탈린은 이들을 중앙아시아에 강제로 이주시킵니다. 몬순의 영향이 강한 습윤기후에서 벼농사를 하늘처럼 여기던 한국계 주민들에게 중앙아시아의 황량한 땅에서 살아남아야 했습니다. 소련 사회에서 집단농장을 운영하면서도, 정말 한글 신문이나 한국어 극장 등을 운영하며 살아갔습니다. 세대가 지나면 주류 문화에 동화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정말 오랜 기간 민족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 셈입니다. 소련 해체 이후에는 민족국가로 독립해나가면서 원래 살던 연해주로 다시 돌아가는 경우도 생겼고, 그 사이 경제가 많이 성장한 남한으로 아예 이주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중앙아시아의 고려인들의 민족정체성 교육이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에서도 한국교육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중앙아시아에 관심이 있을 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한국 유학이나 한국 기업 취직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학습 기회도 제공합니다. 두 지역 사이의 상호작용에 고려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구 소련과 관련되어 있는 동포 중에는 사할린 동포도 있습니다. 조금 양상이 복잡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시기 일본은 홋카이도 북쪽에 있는 사할린까지 영역을 확대했습니다. 전쟁이 끝날 때에는 사할린 섬을 소련이 점령하게 되었고, 현재까지도 러시아의 영토입니다. 일본은 강제징용한 조선인을 사할린으로 이주시켰는데, 전쟁이 끝나고 난 뒤 한반도가 독립한 상황에서 굳이 조선인들을 챙길 이유가 없었습니다. 소련은 남북 분단 상황에서 남한인 대한민국과 수교를 하지 않아서 송환할 이유가 없었구요. 그래서 소련과의 수교가 이루어진 이후에야 귀국 사업이 진행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할린의 인구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동포들과 그 후손들이 꽤나 많은 편입니다.
멀리 쿠바에도 우여곡절이 있는 동포들이 살고 있습니다. 하와이에 최초의 이민이 이루어지던 시절 멕시코 에네켄 농장의 노동자로 한인들이 이주합니다. 하지만 생활하는 여건이 너무 가혹해서 일부는 사망하고 일부는 탈출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상당수가 쿠바로 재이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세대가 지나면서 대부분은 현지 사회에 동화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구 반대편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라틴아메리카에도 우리 동포들이 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인구압이 높은 동아시아 국가들과 미개척지가 많은 라틴아메리카의 국가들 사이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농업이민을 장려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실제로 이주한 동포들은 대도시로 다시 재이주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특히 브라질의 경우 상파울루 봉헤찌로의 의류산업에서 동포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다만 라틴아메리카 여러 국가들의 경기 변동이 꽤나 크다보니, 경기침체시 인접국으로 재이주하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동남아시아는 우리와 가깝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주가 활발하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으로 인해 태평양전쟁 수행 과정에서 이주한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일본제국 지배의 일부분으로 중간관리자 등의 역할을 하며 전쟁 이후 전범이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거꾸로 일본군으로 동남아시아에 갔지만 인도네시아 독립운동에 몸담아 국립묘지에 묻혀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베트남전 시기에 군대와 함께 파견되거나 건설프로젝트에서 이주노동자로 일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이주가 늘어난 것은 20세기 말입니다. 우리나라 임금 수준이 오르다보니 우리나라에 있던 생산시설이 해외로 이전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국내 기업 이전의 영향으로 동남아시아 곳곳에 한인사회가 본격적으로 형성되었습니다. 필리핀의 경우 영어를 사용하다보니 어학연수도 활발한 편입니다.
서남아시아는 신라부터 오랜 기간 서로 교류하던 지역입니다. 특히 주요 산유국들의 오일머니에 기반한 인프라 건설 이후 이주노동자가 급격하게 늘었습니다. 지금도 서남아시아에서 일하는 동포들이 많긴 한데, 대부분은 남성 노동자들이 일시적으로 일하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귀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동포는 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혈통과 국적을 중심으로 우리가 사고하는 것이 익숙한데, 대체 한국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의내릴 일은 잘 없거든요. 특히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가 700만 명이 넘으니까, 재외 한국인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규모의 인구집단인 셈입니다. 중국, 인도, 이스라엘 등 국외 거주 동포 네트워크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국가들을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도 동포사회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뜻이 될 것 같습니다. 지구촌 곳곳의 삶을 이해하며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수업이 되길 바라며 오늘 수업은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