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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자료/고양국제고 수업자료(2020)

02 동남아시아

by Thisis Geoedu 2020. 9. 14.

대륙별로 살펴보겠습니다. 아시아입니다.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대륙이기도 하고,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대륙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대륙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아시아는 조금 더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동남아시아입니다.

동남아시아를 육지에서 보고 이해할 때에는 이 단어를 떠올리면 좋습니다. 바로 인도차이나입니다. 반도의 이름이기도 한데, 인도와 중국의 합성어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중국의 남쪽, 인도의 동쪽에 위치한 동남아시아의 특성을 잘 드러내주는 단어입니다. 지난 수천년간 인도와 중국이라는 거대한 문명에게 영향을 받아온 지역이라는 점을 지명을 통해 읽어볼 수 있습니다.

동남아시아를 다른 관점에서 볼까요? 이번에는 바다에서 볼게요. 동남아시아는 인도양이라는 거대한 바다와 태평양이라는 더 거대한 바다를 이어주는 길목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의 주요 패권국가들이 동남아시아에 영향력을 행사해왔습니다. 

동남아시아는 크게 두 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인도차이나 반도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반도부 혹은 대륙부가 있습니다. 미얀마, 타이,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이 해당합니다. 도서부도 있습니다. 섬지역이라는 뜻인데, 인도네시아, 필리핀, 브루나이, 동티모르 등이 해당합니다.

동남아시아의 자연지리적인 특성을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지체구조입니다. 동남아시아는 유라시아대륙에 걸쳐있는 거대한 조산대, 알프스-히말라야 조산대에 해당합니다. 또 동시에 태평양의 가장자리에 있는 불의 고리, 환태평양조산대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동남아시아 일대는 사실상 거의 대부분이 신기조산대에 해당합니다. 바꾸어 말하면 지진이나 화산활동 등의 지각운동이 활발하다는 뜻이 됩니다.

그래서 산지의 방향도 그런 방향입니다. 인도차이나반도에서는 북서에서 남동방향이나 북에서 남 방향이 많구요. 그러다보니 대규모 하천도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메콩강이나 이라와디강, 짜오쁘라야강이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이런 하천 주변의 평야지대에 많은 사람들이 거주합니다. 베트남 남부에 위치한 메콩강 삼각주가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합니다. 동남아시아는 큰 섬들도 많습니다. 특히 대순다열도에 위치한 보르네오(깔리만딴), 수마트라, 술라웨시, 자와 등이 대표적인 섬들입니다. 

이런 지형은 인간생활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코코넛배는 이런 하천을 이용한 대표적인 관광상품입니다. 지각운동이 활발하니까 쓰나미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2004년에 발생한 큰 쓰나미로 막대한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지리수업을 잘 들으면 목숨을 구할 수도 있으니, 앞으로도 꼭 신경써주세요.

자연지리는 지형도 있지만 기후도 있죠? 동남아시아는 적도가 지나가는 곳이기 때문에, 대부분 열대기후가 나타납니다. 열대우림기후와 열대몬순기후가 넓게 나타나는 편이고, 온대기후는 베트남 북부 등에서 일부 나타납니다. 그래서 열대우림도 넓게 나타나는데, 이런 빽빽한 밀림을 산스크리트어로 정글이라고 합니다. 정글에는 숲 속의 사람이라고 불리는 오랑우탄도 살고 있는데, 최근 열대우림 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몬순기후가 나타나니까 쌀 재배도 활발합니다. 동남아시아의 논에서는 물고기를 키우는 지속가능한 농법이 발달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동남아시아가 19C 무렵에는 대부분 식민지로 전락했습니다. 유럽의 제국주의 열강 때문입니다. 영국, 프랑스, 에스파냐 등등 많은 국가들이 식민지화하는 가운데, 타이는 식민지배를 당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도 식민지배의 경험이 있고, 세계의 수많은 국가들이 식민지배를 겪고 2차세계대전 이후 독립했습니다. 타이는 강대국의 이해관계를 잘 살펴 살아남은 예외적인 사례입니다. 여러분들이 국제정세를 잘 살펴야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본국보다 훨씬 거대한 식민지를 경영할 수 있는 방법이 대체 뭘까요? 지배받는 사람들을 분열시키기 때문입니다. 유서깊은 통치 전략인데, 지배받는 사람들이 단결해서 저항하면 통치하기가 몹시 어렵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집단이 서로 경쟁하고 갈등을 일으키면, 공동으로 대응하는게 불가능해집니다. 영국령 말레이 식민지에서도 중국인과 인도인이 이주한 바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화교는 인구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경제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남아시아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종교입니다. 인도로부터 전래된 불교의 영향이 인도차이나반도 일대에서 대부분 강하게 나타납니다. 해상 무역로를 따라 전파된 이슬람교도 도서지역에 전반적으로 넓게 나타납니다. 필리핀과 동티모르에서는 크리스트교의 신자 비율이 높은 편이고, 인도네시아의 발리 섬에는 힌두교 신자가 많습니다.

동남아시아는 인구도 많은 곳입니다. 동북아시아와 남부아시아도 인구가 많은 곳인데, 사실 세계 1위 인구 대국인 중국과 세계 2위 인구 대국인 인도를 떠올려보면 쉽습니다. 이 일대의 인구밀도는 사실 농업의 영향이 강합니다. 그렇습니다. 벼농사입니다. 그래서 벼농사가 잘 되는 삼각주 일대의 평야지역의 인구밀도가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납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엄청난 곳이 바로 자와섬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짱 많습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아요. 미국 다음입니다. 섬도 짱 많습니다. 오죽하면 나라의 이름이 인도네시아겠어요. -네시아는 섬이 많다는 뜻이에요. 근데 자와 섬 하나에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의 반이 살고 있습니다. 저 섬 하나에 대한민국 인구 세배가 살고 있는 셈입니다. 사실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화산회토는 농사가 잘 되어서 인구밀도가 원래 높았습니다. 지난 세월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주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헀지만, 여전히 인구가 많습니다. 아예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도를 깔리만딴으로 이전할 계획을 세운 상태입니다.

동남아시아에 주목해야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바다와 바다를 잇는 통로라는 점이었습니다.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선박의 경로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곳이 바로 말라카해협입니다. 말레이반도와 수마트라 섬 사이의 좁은 이 바다가 사실상 물자 이동의 목구멍에 해당합니다. 문화전파의 흔적처럼 수많은 종교경관을 도시에서 살펴볼 수 있는 믈라카 등의 사례도 있지만, 역시 최고는 말레이 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섬나라인 것 같습니다. 바로 싱가포르입니다. 싱가포르는 권위적인 정부를 가지고 있지만, 놀라운 경제성장으로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도시국가가 가진 한계를 생각하면 참 신기할 따름인데, 그 저력은 바로 지리적 위치의 장점을 잘 살린 데에 있습니다. 주요 해상 교역로에 위치했기 때문에 중계무역을 시작으로 다양한 산업이 발전하면서, 지금과 같은 번영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동남아시아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역사를 조금만 살펴보겠습니다. 영국은 버마와 말레이를, 에스파냐는 필리핀을 식민지배했습니다. 프랑스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일대를,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를, 포르투갈은 티모르를 식민지배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동남아시아 대부분이 유럽 열강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셈입니다.

그런 와중에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일으키면서 동남아시아를 침략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지배를 받게 됩니다. 유럽 열강의 식민지배에 저항하던 독립운동가들은 이제 일본이라는 새로운 상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일본은 2차세계대전에서 패배하고 물러갔지만, 다시 유럽 열강들은 식민지를 회복하려고 했습니다. 베트남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결국 호치민은 프랑스를 물리치고 독립을 이루게 됩니다. 근데 북위38도선을 기준으로 분단된 우리처럼, 베트남은 북위 17도선을 기준으로 분단됩니다. 결국 베트남전쟁을 통해 북베트남 주도로 공산화되었고, 그 과정에서 도미노 이론에 입각해 참전한 미군 뿐만 아니라 동맹인 대한민국도 참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사실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살펴보는게 중요합니다. 바로 냉전입니다. 냉전은 차가운 전쟁이라는 뜻이에요. 왜 차가울까요? 전쟁은 화끈한거 아닌가요?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력과 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세력이 서로 대립하는데, 정작 미국과 소련은 전쟁이 확대되는 위험성 때문에 싸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냉전이라고 부릅니다. 전쟁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라서, 다른 곳에서 분출하는 대리전이 발생했습니다. 한국전쟁도, 베트남 전쟁도, 이런 대리전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새로 독립한 국가들이 희망찬 새 그림을 그려나가는 그런거 없습니다. 식민지배가 끝났지만 대통령제를 선택한 대부분의 국가가 그렇듯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들도 쿠데타와 군사독재로 연결됩니다. 공산화되기도 하고, 반공주의가 득세하기도 합니다. 우리와 유사한 부분도 많죠?

동남아시아의 산업도 살펴보겠습니다. 동남아시아는 따뜻한 기후를 활용해 농업이 발달했습니다. 특히 벼농사가 발달했는데, 타이는 생산량이 워낙 많아 수출도 많이 하는 국가입니다. 열대의 식민지들이 그렇듯 플랜테이션도 널리 이루어졌습니다. 천연고무가 대표적인데, 그 흔적이 남아 지금도 라텍스가 유명합니다. 근래에는 베트남의 커피나 말레이시아의 기름야자처럼 작물이 바뀌고 있습니다.

제조업도 발달했습니다. 특히 노동집약적 제조업이 잘 발달한 곳입니다. 대표적으로 운동화가 있는데, 사실 우리나라도 부산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신발산업 비중이 높은 국가였습니다. 최근에는 다국적기업의 생산시설이 인건비가 저렴한 동남아시아로 많이 이전한 편인데, 궁금한 친구들은 본인 신발을 한번 확인해보면 됩니다. 제조업이 성장한 대표적인 국가로는 베트남과 타이가 있습니다. 베트남은 공산당이 지배하는 국가인데, 개혁개방을 실시하는 도이모이정책 이후로 급속도로 경제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타이는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자동차 생산 국가인데, 특히 다국적기업의 생산기지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는 우리에게 다양한 관광지로 알려진 곳이기도 합니다. 베트남 북부의 할롱베이에 있는 카르스트지형처럼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발길을 끌기도 합니다.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두르사원처럼 다양한 문화역사유산도 많습니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를 포함해 많은 세계유산이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이런 동남아시아에 아름다운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동남아시아에는 수많은 분쟁들이 있습니다. 아체주의 독립, 미얀마와 타이의 국경갈등, 타이 남부의 이슬람교 신자, 필리핀 남부 모로족, 인도네시아 이리안자야, 미얀마의 로힝야 등 셀 수도 없이 많은 이슈들이 있습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정말 수업시간이 열시간이어도 모자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딱 하나만 살펴보겠습니다. 남중국해입니다. 남중국해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하게 매장되어있어 경제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지만, 수많은 선박이 이동하는 통로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도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에 있는 작은 섬들은 주변 바다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필리핀, 중국 등이 얽혀 서로의 주장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스프래틀리군도와 파라셀군도 지도를 살펴보면 그 특성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특히 명칭을 어떻게 부르느냐부터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다른 나라 사람을 만나면 꼭 신중하게 발언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동남아시아에는 갈등과 반복만 있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동남아시아에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이 있습니다. 사실 처음엔 공산주의가 확산되는게 두려운 반공주의 국가 다섯 나라가 모여 만든 기구였습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타이가 그 원년 멤버입니다. 하지만 냉전시대가 끝나고 주변 나라가 가입하며 아세안은 확장하여, 동남아시아 10개국이 모두 가입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아세안은 개별 국가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힘을 합쳐서 지역협력체가 되자 엄청나게 중요해졌습니다. 세계적인 인구 밀집지역이면서, 세계적인 수준의 경제권이 된 셈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아세안+3으로 동북아시아도 함께 회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남아시아는 역동적으로 성장합니다.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화가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반면에, 동남아시아의 인구구조는 충분히 젊고 활력있습니다. 사실 이미 동남아시아는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한국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지역이기도 하구요. 우리나라에 많이 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수출로 먹고사는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인데, 우리나라의 교역에서도 아주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같은 강대국을 우선으로 상대하는 외교 전략에서, 아세안도 중요한 파트너로 추가하려고 합니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인도양과 태평양을 아우르는 전략적 측면에서 동남아시아에 오래 전부터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중국은 이미 형성된 화교 네트워크와 함께 근래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유라시아에서의 패권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고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국주의 패권국가로 착취한 경험이 없는 우리 입장에서는, 다른 국가가 제시하지 못한 새로운 아젠다를 제시할지도 모릅니다. 마침 한류의 영향으로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우리나라의 호감도가 높아진 상태입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고 하나요. 여러분들 마음 속에 동남아시아는 어떤 곳이었나요? 그 동남아시아를 더 다채롭게 색칠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수업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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