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지역지리입니다.
2학기에는 지역지리를 들어갑니다.
여러분들이 지역이해 수업을 통해 꼭 연습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바로 스케일을 따라 다르게 살펴보기입니다. 지역은 다양한 스케일이 있습니다. 독수리가 높이 날면 멀리 보지만, 낮게 날면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인공위성처럼 전 지구를 한눈에 봤으면 좋겠고, 때로는 현미경처럼 자세히 봤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거나 뉴스를 볼 때에도 항상 로컬, 내셔널, 글로벌 차원에서 사고하면 좋겠습니다. 유연하게 자유자재로 변화 가능한 시야는 지리가 가진 좋은 가치 중에 하나니까요.
세계를 스케일로 나누어서 2학기 내내 살펴보겠습니다. 다만 큰 스케일인 대륙이나 국가는 수업시간에 강의로 주로 다룰 예정이고, 작은 스케일인 지역이나 공동체는 여러분들이 직접 살펴보게 하려고 합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들어가봅시다. 세계를 피자조각처럼 잘라서 여러 개의 문화권으로 구분하는 방식은 여러분들이 익숙하게 접했을 것 같습니다. 이게 이런 방식이라고 말해준 적은 없지만, 여러분들의 교과서가 그런 식으로 표현해왔거든요. 그래서 문화권 중에서 어떤 것을 살펴볼까 했는데, 이미 소개된 세 개의 문화권만 간단하게 다루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라틴문화권입니다. 남부유럽과 중남부아메리카를 부르는 말입니다. 언어와 종교에서 공통점이 나타나는 지역인데, 로망스 어군의 언어와 가톨릭의 영향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남부유럽은 그리스 로마문명의 발상지이기도 하고, 기후가 지중해성 기후가 나타나다보니 관광지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중남부아메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인종(민족)집단의 다양성이 높은 곳입니다.
그 다음은 유교문화권입니다. 동아시아라고 생각하면 간단할 것 같습니다. 대체로 몬순의 영향을 받는 지역이고, 대승불교가 일찍부터 전래되었으며, 한자가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쌀농사를 짓는 곳도 많다보니 숫가락과 젓가락이 기본 식기인 곳들입니다. 이 지역은 오래 전부터 조공체제라는 독특한 외교관계를 수립해오며 상호작용해왔습니다. 최근에는 급격하게 경제성장을 이룬 곳인데, 그 원인으로 유교를 꼽는 학자들도 있어 유교자본주의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다음은 이슬람문화권입니다. 이슬람문화권은 서남아시아를 핵심지역으로 하고 있습니다. 근데 북부아프리카는 다른 대륙임에도 불구하고 자연환경이나 문화적 특성이 유사하게 나타나서 함께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앙아시아나 남부아시아에도 이슬람교 신자 비율이 높은 국가들이 꽤 많습니다. 이슬람문화권은 대체로 건조기후가 넓게 나타나고, 그러다보니 유목이 생활 양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슬람교가 생기고 빠른 시간에 전파가 이루어졌는데, 아무래도 서남아시아가 가진 위치 특성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남부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교차로 같은 곳이니까요. 그리고 무역활동 등의 영향도 있었구요. 이슬람 문화권은 국제적인 정치 상황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고,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충돌을 빚는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이참에 잘 배워놓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문화권 내용은 자세히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부담이 될 것 같아서 이만 생략하겠습니다. 남은 기간 바쁠텐데 지역조사 준비 잘 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