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를 1차 에너지라고 합니다. 지난 시간에 신나게 배웠던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입니다. 이런 에너지를 전환시켜서 우리가 쓸 수 있는 에너지의 형태로 바꿉니다. 우리는 수업만 하려고 해도 에어컨을 켜고 전등을 켜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최종적으로 소비되는 형태의 에너지는 열에너지와 빛에너지입니다. 그럼 1차에너지를 최종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에서 뭐가 중요할까요? 바로 전기입니다.
전력은 우리 현대 문명을 운영하게 해주는 근간입니다. 생각해봐요 전기없는 세상을. 아무것도 못합니다. 당장 오늘도 태블릿에 배터리가 다 되어서 수업 중간에 경고창이 뜨니 몹시 난처했습니다. 전기에너지의 엄청난 장점은 바로 에너지를 보내주는 속도가 빛의 속도라는 점입니다. 엄청 빨라요. 게다가 우리가 필요한 형태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뭐 손실은 어쩔 수 없지만요. 그리구 저장이 쉽지 않습니다. 요즘엔 에너지저장장치가 관심을 많이 받기는 하는데, 그게 뭐 쉬운 것은 아닙니다.
오늘 기억할 것은 전기의 생산 방식입니다. 전력을 만든다는 말을 발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발전 방식을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수력발전입니다. 물이 가진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댐이 있다면 수문만 열면 즉시 생산이 가능해서, 전기가 필요한 시점에 대응할 수 있는 속도가 빠른 편입니다. 발전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나오거나 원료가 많이 들어갈 일도 없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그럼 이런 수력은 아무나 할 수 있을까요? 수력발전의 효율이 높으려면 물이 가진 에너지가 커야 합니다. 낙차가 커도 좋고, 유량이 많아도 좋고, 유속이 빨라도 좋습니다. 유량이 많으려면 비가 많이 와야하고, 비가 많이 오는 것은 역시 열대입니다. 그래서 열대지방에 위치한 브라질에는 수력발전으로 상당량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저번에도 나왔던 노르웨이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빙하의 영향을 받았던 곳은 빙하의 침식으로 인해 낙차를 확보하기 쉬운 지점이 많습니다. 노르웨이, 캐나다, 아이슬란드 등이 노르웨이는 극단적으로 수력발전의 비중이 높은 국가입니다. 자동차만 전기자동차로 바꾸면 오염물질이 나올 일도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부럽네요. 어쨋든 수력은 핵심이 바로 물입니다.
다음은 화력발전입니다. 화석연료를 이용해서 물을 끓이고, 물이 끓으면서 증기로 상태변화를 하면 부피가 1700배나 늘어납니다. 그걸 이용해서 터빈을 돌리고 발전하는 방식입니다. 그럼 바꾸어 말하면 화석연료만 있는 곳이면 얼마든지 생산이 가능하다는 뜻이 됩니다. 그래서 화력발전은 대량으로 전기를 소비하는 도시지역의 가까운 곳에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기를 생산해놓고, 소비하는 곳까지 옮기는 과정을 송전이라고 하는데, 송전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생산하는 곳과 소비하는 곳은 가까운 것이 좋습니다. 근데 화력발전소는 가까이 짓는 것이 가능합니다. 화력발전소에서 주로 사용하는 원료는 아무래도 석탄이 많습니다. 석탄이 가성비가 좋거든요. 가스나 석유도 쓰긴 합니다. 근데 뭘 사용하든 기본적으로 온실기체는 무조건 발생하고, 석탄이나 석유는 대기오염물질도 엄청 배출합니다. 탈황시설 등의 정화장치를 이용해서 어떻게든 줄이고는 있지만 그래도 막을 수는 없어요. 그래서 대기오염과 연결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국도 석탄화력발전소를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에요. 한국의 전력 생산 중 절대 다수는 화력발전이고, 화력발전의 절대 다수는 석탄화력발전소입니다. 그래서 사실상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가 우리를 먹여살려주고 있는 셈입니다. 근데 그 석탄화력발전소는 어디에 있나요? 한국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은 수도권이고, 그러다보니 전력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곳도 수도권입니다. 근데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은 싫고, 전기는 써야 합니다. 그래서 깨끗한 물을 쓰겠다는 생각으로 한강 상류를 상수도보호구역으로 지정해서 개발을 막은 것처럼, 석탄화력발전소는 충청남도나 영흥도 같은 섬에 짓고 전기만 공급받고 있습니다. 그럼 그 대기오염물질로 영향을 받는 것은 태안이나 보령 등의 주민들이구요. 충청남도 해안 주민들은 자신들이 사용하지도 않을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발전소를 건설한 셈입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올해 봄에 미세먼지가 한창 심해서 해가 보이질 않고 한참 답답헀습니다. 사람들이 미세먼지에 가지는 관심도 많이 늘었구요. 근데 만나는 학생들은 미세먼지만 왔다 하면 중국 탓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사실 중국의 영향이 없지는 않지만, 우리라고 대단히 떳떳하지는 않습니다. 2천만대가 넘는 자동차가 다니고 있고, 수많은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중이에요.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과연 얼마나 감축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다음은 원자력발전입니다. 화력발전처럼 물을 끓인다는 점은 비슷합니다. 근데 그걸 원자로에서 끓입니다. 우라늄이 분열하면서 내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방식인데, 무엇보다도 가성비가 아름답습니다. 극소량의 우라늄만 있어도 엄청난 양의 화석연료가 가진 전력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찍부터 미국이나 프랑스 등의 선진국들은 원자력발전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원자력발전소의 핵심은 통제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수준으로 핵분열이 일어나야하기 때문입니다. 혹시나 만약을 대비해 지반은 안정된 곳에 건설합니다. 그리고 정말정말 만일의 사고를 생각해서라도 주변에 인구가 적은 지역에 짓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냉각을 위해 냉각수가 절대로 안정적으로 공급되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바닷가에 건설합니다. 아무나 원전을 짓나요? 원전에 대한 기술이 기본으로 있어야만 합니다. 화석연료의 자급률이 낮은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원전에 주목하고 관련 분야를 육성하여 세계에서 손꼽히는 원전 강국이 되었습니다. 원전은 수력발전소에 비해 대응 속도는 좀 느리지만, 한번 가동하고 나면 아주 막대한 에너지를 꾸준히 안정적으로 생산해줄 수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에 대한 토론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굳이 더하자면, 전기에서 꼭 생각해야 하는 것이 기저부하와 첨두부하입니다. 우리가 활동하는 특정 시간대에 사용량이 급증하게 되는데, 이때의 전기 수요를 첨두부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냉장고 코드 뽑고 자는게 아닌 것처럼 기본적으로 꾸준히 요구되는 수요는 기저부하라고 합니다. 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은 꾸준히 대량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기저부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첨두부하는 수력과 화력 등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서 채우고 있구요. 신재생에너지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문제는 이 기저부하를 담당할 안정적인 대량생산 수단이 마땅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원전이 없으면 화력뿐인데, 화력은 대기오염과 연결되고, 가스를 사용하자니 단가가 너무 비싸집니다. 사실상 원전의 대안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은 셈입니다.
다시 원전으로 돌아옵시다. 모든 원전은 가동되면서 방사성 폐기물이 나옵니다.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장갑같은 것들인데, 처리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처리장 따로 있구요. 문제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인데,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이 딱히 없습니다. 반감기를 고려하면 일단 매우 긴 시간동안 인류로부터 떨어트려놔야하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이것 저것 다 답을 찾기가 어려워 난처하긴 합니다.
전기를 아껴쓰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알고 있는 것처럼 전기를 아껴쓸 생각따위는 여러분들에게 없습니다. 문 열어놓게 에어컨 틀고 사람 없어도 불 켜고, 기숙사 나오면서도 불 안끄는 친구들이 여러분들이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무슨 에너지 절약입니까. 심지어 어른들은 빨래도 널기 싫어서 건조기를 돌리고, 설거지도 식기세척기로 하고, 옷도 스타일러에 넣습니다. 아마 전기 사용량은 늘었으면 늘었지 줄어들게 만들 방법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그에 대비해서 당연히 생산을 해야겠죠. 생산하려고 보니 원전도 더 지어야 합니다.
근데 우리가 경험을 해버렸습니다. 체르노빌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하고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원전이 무서운 줄 처음 알았습니다. 근데 일본에서도 또 원전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원자력발전소는 극단적으로 안전을 중시하는 곳이지만, 인간이 하는 일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했습니다. 거기서 얻은 교훈은 무엇일까요? 그래서 우리도 원전을 어떻게 할지 국민들을 모아놓고 깊게 한참을 논의했습니다. 겨우 얻은 결론이 더 짓지는 않는 정책이었습니다. 있는건 일단 안전하게 쓰구요. 독일은 우리와 상황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어쨋든 거기는 탈원전 정책으로 수립을 했습니다.
그럼 우리의 에너지 대책은 대체 무엇일까요? 이미 수많은 수업때 다룬 신재생 에너지가 있습니다. 기술시간에 과학시간에 너무 많이 들어봤을 거에요. 그래서 지리적인 부분만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풍력입니다. 바람이 센 곳에서 바람개비를 굴리는 것입니다. 주로 바람은 바닷가나 산에서 세게 붑니다. 그럼 거기서 생산해서 도시로 옮기는 과정에 송전으로 인한 손실이 기본이 됩니다. 게다가 산을 깎아서 설치하는 과정이나, 돌면서 발생하는 소음 등의 부수적인 문제도 발생합니다. 근본적으로는 바람이 안불면 쓰기가 어려워요. 아무나 할 수는 없습니다.
다음은 앞으로도 수억년은 더 핵융합을 할 에너지, 태양입니다. 순도 높은 규소 덩어리를 가공하면 우리는 태양빛을 전기로 바꿀 수 있습니다. 태양광에너지라고 합니다. 문제는 태양광발전소를 위한 패널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상황들과, 발전소 설치를 위해 숲을 베어내는 행위나 패널 자체가 가진 수명으로 폐기물이 계속 늘어나는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태양광이 잘 되는 곳도 있습니다. 해가 쨍쨍 뜨고 구름이 잘 없는 건조지역입니다. 그런 곳에서는 태양에너지를 모아 물을 끓여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열발전소가 건설된 곳도 있습니다.
그 다음은 지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다입니다. 바다는 파도도 치고 온도도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우리에게 관심이 많은 것은 바로 조수간만의 차이입니다. 우리나라의 서남해안은 바닷물이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가만히 둬도 하루에 두 번씩 밀물과 썰물 때문에 물이 오르락내리락 해요. 그래서 비하인드스토리가 있긴 하지만 시화호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외에도 지각판의 경계에서 주로 실시되는 지열발전도 있습니다. 아이슬란드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옥수수나 사탕수수를 이용한 바이오에탄올 등의 대안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브라질이 대표적입니다.
오늘 수업을 전력으로 따로 떼서 수업을 한 것은 여러분들이 관심을 갖길 바랐기 때문입니다.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이 마치 바로 해결해줄 수 있는 대책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력생산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기저부하를 담당하는데, 그게 결코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얼마전 김용균씨가 사망했습니다. 심지어 우리나라는 국가적인 기간산업을 비정규직에게 부담시키고, 위험한 환경에서 고생하는 분들임에도 책임을 미루는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자본주의 국가이지만, 그렇다고 죽음마저 외주화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는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미세먼지도 극심합니다. 하지만 산업현장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줄이기에는 우리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이상 한계가 있습니다. 당장 금요일 홈커밍인데, 다들 차 끌고 오는 모습을 뻔히 보면서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자고 이야기하는 것도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답답하고 짜증나죠? 이게 현실입니다. 문제가 이미 충분히 어렵고 복잡하고 심각합니다. 어른 세대가 나름 해결한다고 한게 지금 정도에요. 이 문제의 해결책은 이제 여러분들이 내놓을 차례입니다. 앞으로 공부 열심히 해서 대안을 마련해주세요. 근데 그거에 앞서, 지금 문제를 더 심각하게만 만들지 말아주세요. 여러분들이 일상에서 보이는 작은 행동들 하나하나가 모여 문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글로벌 인재도 좋지만 최소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서 이야기를 합시다. 화가 많아서 글에 두서가 없네요.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