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이제 경제를 해봅시다. 경제는 결국 잘먹고 잘 살자는 이야기입니다. 경제의 흐름에 대해서 통합사회 시간에 배웠죠? 아담 스미스 이 아저씨 봤죠? 믿고 넘어가겠습니다. 그럼 상업자본주의 그런거 얘기 안할거에요. 산업혁명 이후부터 가봅시다.
뭐 경제지리에서 경제 내용을 다 할 필요도 없죠. 무역 먼저 살펴봅시다. 이제 국가와 국가 사이에 재화나 서비스가 이동하면서 거래되는 것을 국제 무역이라고 합니다. 경제 중에서도 국제무역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나라마다 다 상황이 다르니까 발생하는 것이 국제 무역입니다. 뭐 말도 되지 않는 상상이기는 하지만, 아예 모든 나라의 상황이 똑같다면 굳이 무역이라는 귀찮은 건 안할겁니다. 그냥 국내에서 생산된 것 쓰면 되니까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합시다. 나라마다 상황은 옛날부터 다 달랐어요. 근데 왜 그땐 무역이 많지 않았나요? 그땐 거래할 물건과 방법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일단 물건이 많지 않아요. 서비스에 비해서는 그래도 재화가 들고 다니기 편한 편이라 무역 하기도 좋은데, 대량생산이 되는게 아니다보니 고가의 사치품 이외에는 무역이 어려웠습니다. 뭐 고대에도 사치품은 무역 잘만 했어요. 뭐 같이 가는거긴 한데, 고가의 사치품만 무역이 되는 이유는 교통수단의 문제도 있었습니다. 그거 등에 지고 나귀에 싣고 이동하는 고생을 생각하면 다른 나라로 가는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제 산업혁명이 왔습니다. 제조업 분야에서 생산성이 엄청나게 증가합니다. 생각해봐요 배틀에 앉아서 계속 실 한줄씩 한줄씩 만들어 나가는걸 기계가 철컹철컹하면서 저절로 만들어주는 광경을. 그래서 내다 팔 상품이 많아지니 자연스럽게 무역도 활발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기차, 선박, 비행기 등 교통수단이 엄청나게 발전해서 다른 나라로 물건 싣고 가는게 예전처럼 비싸고 오래걸리고 위험한 일도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점점 무역은 확대되고 있습니다. 도로에 보면 가끔 엄청 큰 트럭이 지나갈 때가 있죠? 뒤에 네모 상자를 싣고 가는 그거요. 그걸 컨테이너라고 부릅니다. 규격을 통일하는 표준화를 통해 엄청난 업무 효율을 이끌어 낸 대단한 물건입니다. 근데 그거 작은거 하나를 1TEU라는 단위로 부릅니다. 요즘 만드는 배가 2만3천TEU 막 이래요. 버스를 타고 지나가면서 봐야 하는 정도 크기구요, 뭐 세워놓으면 서울의 롯★타워랑 형동생 해야 할 정도라서, 뉴스에서 가끔 항구라도 나오면 컨테이너 하나가 무슨 레●조각만하게 보입니다.
어쨋든 교통수단의 발달로 대량의 화물을 안정적으로 싸고 빠르게 옮길 수 있게 되자 무역하기 좋은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싼 물건이 있다면 다른 나라에 내다 팔면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화된 국가들은 산업시설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원료를 안정적으로 가져와서 물건을 마구마구 만들어내고, 그걸 시장에 공급해서 팔면 돈을 마구마구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원료를 안정적으로 가져올 수 있고, 제품을 안정적으로 사줄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참 좋겠죠? 간단합니다. 식민지입니다. 강력한 힘으로 다른 나라를 식민지로 만들면 원료는 값싸게 수탈해오고 제품은 왕창 만들어 갖다 팔면서 본국의 기업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런걸 계속 해봐요. 그럼 막 기술도 축적됩니다. 이런 나라들이 일찍 산업화된 지역들로 현재에도 세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무역은 보호무역이 많았습니다. 그럼 보호무역이 뭔지를 알아야겠죠? 우리나라를 보호하는게 보호무역입니다. 외국에서 좋은 상품이 값싸게 들어오면 그 만큼을 생산하기 어려운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우리나라에 팔 수가 없고, 그럼 매출이 줄고, 그럼 성장을 못하고, 그럼 일자리도 줄어들게 됩니다. 결국 무역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를 보호해야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을 가진 방향을 보호무역이라고 합니다. 보호무역은 쉽게 말하면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것에 장벽을 세운다고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장벽이 바로 관세입니다. 우리나라의 국경을 넘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매겨서 가격을 강제로 올리는 방법입니다. 그럼 국가에서는 세금 수익도 얻고, 우리나라의 시장에서는 가격이 비싸져 그만큼 수요가 줄어듧니다. 그렇게 우리나라의 기업이 쑥쑥 커나갈 시간과 여건을 확보하는 셈입니다. 그래서 관세장벽은 대놓고 치는 장벽이라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 입장에서는 좋은 상품이 시장에 들어갈 수 없게 되니 불만이 생깁니다. 그래서 조금 더 치사하게 눈에도 잘 안보이는 장벽이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비관세장벽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것들이 할당량, 인증제도 등입니다. 예를 들어서 전 세계에서 미국 헐리우드 영화가 널리 상영됩니다. 모든 나라의 문화가 다르다면 모든 나라의 영화도 달라야 될 것 같지만, 실은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그래서 영화관에 규제를 가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영화관에 걸리는 영화의 일정 비율은 반드시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영화여야 한다는 식입니다. 이렇게 할당을 매기는 제도를 쿼터제라고 합니다. 인증제도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써도 안전한지 국가가 확인할 의무가 있으니, 그 절차를 까다롭고 철저하게 만들면 다른 나라의 상품이 들어오기가 어려워집니다. 예를 들어서 스마트폰을 국내에 들여오려면 제품의 전자파 등이 인체에 유해한지 여부가 반드시 검증되어야 합니다. 화장품도 마찬가지로 확인을 꼭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다른 어떤 나라에서 우리나라 화장품을 계속 수입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인증을 철저하게 절차대로 하겠다고 하면 우리는 그 것을 보고 '아, 비관세장벽이 늘어났구나'하고 이해합니다. 말 나온김에 쌀 시장을 생각해봅시다. 우리 민족은 수천년 전부터 쌀을 먹었습니다. 쌀은 우리 민족의 자부심이고, 문화고, 정체성입니다. 그래서 하다못해 애들이 하는 놀이도 쌀보리 놀이가 있습니다. 쌀은 잡아야하는 귀하고 가치 있는 대상입니다. 문제는 국내산 쌀의 가격이 해외에서 생산되는 쌀보다 비싼 편이라는 것입니다. 농가 1호당 경지면적이나 기후 등에서 구조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에서 값싼 쌀이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사실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밀이 그렇게 시장에서 거의 소멸단계까지 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쌀만은 어떻게든 막으려고 하고, 사실상 보호무역에서 등장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는 것 같습니다. 쌀 얘기는 이따 하겠습니다.
어쨋든 이렇게 다들 선진산업국가는 보호무역을 주장하면서 식민지를 운영해갔습니다. 그러다가 1929년 두둥. 대공황이 발생했습니다. 자본주의는 어쩔 수 없어요. 가만히 두면 호황도 있고, 불황도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근데 불황이 닥치니 참 힘듧니다. 미국은 뉴딜정책으로 이겨내고, 경제학에서는 수정자본주의가 대두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강대국들은 식민지를 요긴하게 써먹습니다. 식민지와 본국이 똘똘 뭉쳐서 극복해나가려고 하는데, 문제는 식민지가 적거나 없는 국가들입니다. 강대국 사이에 일어난 충돌인 것 같은데, 전 세계가 참여하는 세계대전이 됩니다.
우리는 세계대전을 두 차례나 겪었습니다. 한 번 틀리면 실수고, 두 번 틀리면 실력이라고 농담으로 그럽니다. 우리 인류는 다시는 결코 이런 전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럼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세계를 어떻게 만들까요? 모든 나라가 상황이 다 다르잖아요? 근데 각 나라가 가진 강점이 있으니까 다 각자 잘하는거 생산해서 다 교환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럼 모두가 무역을 하고 모두가 이익을 얻는 세상이 오면, 이제 전쟁같은 극단적인 선택은 사라지지 않을까요? 이처럼 무역장벽을 걷어내고 각 나라 사이의 교역을 자유롭게 하자는 방향을 자유무역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현대로 넘어오면서 자유무역이 세계적인 관심사로 대두됩니다. 무역을 상품을 거래하는거고, 상품은 재화일 수도 있고 서비스일 수도 있습니다. 근데 다른 나라로 팔아야하다보니 유통기한이 짧은 농산품이나 사람이나 정보가 이동해야하는 서비스는 공급이 좀 어려워서, 초창기는 역시 공산품 위주로 무역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렇다보니 새로 등장한 새로운 시스템인 '관세와 무역에 대한 일반협정(GATT)'이 세계적으로 공산품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차원에서 관세를 낮추는 데에 크게 기여합니다. 사실 이 체제 하에서 도움을 많이 받은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산업화시기 가지고 있는 역량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집약적인 산업부터 자본과 기술이 축적된 산업까지 점차 고도화를 해나가는 단계를 거쳤는데, 대부분의 상품을 해외에 수출하면서 수출지향산업화에 성공했거든요. 우리나라 입장에서 수출이라는 이야기는 다른 어느 나라에서 우리 물건을 사주었다는 뜻이 됩니다. 우리나라에게 시장이 개방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어쨋든 다시 돌아가서, 1970년대에 들어 이러한 자유무역에도 살짝 삐끗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중동전쟁으로 석유 가격이 오르는데, 이를 석유파동이라고 합니다. 석유파동으로 세계적으로 불경기가 다가옵니다. 유럽은 거대한 미국이나 소련과는 별개로 자기들끼리 잘 지낼 생각을 하면서 점점 끈끈해졌습니다.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만들더니, 점점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GATT 체제 하에서 자유무역을 어기는 행동을 보여도 강제로 규제를 할 방법은 없습니다. 이런 불만들이 누적되면서 GATT를 대체할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고, 우루과이라운드를 시작으로 결국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등장합니다.
WTO는 세계의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기구입니다. 그 전에 GATT체제는 공산품 중심이라고 했죠?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처럼 산업화가 진행된 개발도상국은 사실 엄청 유리했습니다. 그래서 WTO체제에서 이제는 농산물이나 지적재산권 같은 서비스상품도 자유무역의 대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만든 소프트웨어 몰래 적당히 다운받아서 크랙으로 깨서 해적판으로 써도 될까요? 옛날에는 몰래몰래 그랬을지 모릅니다. 근데 이제는 곤란합니다. 만약에 자유무역을 어기면 어떻게 되나요? WTO가 혼내줄거에요. WTO는 분쟁도 조정해줍니다.
이 쯤에서 요즘 얘기 하나 해야겠네요. 일본의 후쿠시마에서 원자력발전소에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주변 바다에 방사능으로 인한 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규제해버렸습니다. 다른 나라의 상품이 자유롭게 오지 못하게 막은거죠? 그래서 일본이 WTO에 자유무역 어겼다구 제소했습니다. 우리는 규제를 만든 입장이니까 뭐 당했습니다. 근데 놀라운 사실은, 이번에 WTO에서 한국 손을 들어줬습니다. 뭐 그럴 수도 있다구요. 세상에나. WTO가 생긴 이래로 이렇게 뒤집힌 일은 처음입니다. 혹시 알아요? 여러분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우리나라의 통상을 담당하는 전문가로 성장해 있을지. 그런 기대로 수업합니다. 하하하.
뭐 어쨋든 WTO로 인해 전 세계가 함께 자유무역의 시대로 들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근데 우리나라같은 입장에서는 모든 나라들이 WTO에 가입해서 자유무역으로 간다는 것만 기다리기에는 답답합니다. 한국은 역시 빨리빨리죠. 자유무역도 빨리빨리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랑 마음이 맞는 나라랑 서로 둘만 관세장벽을 줄이고 자유롭게 무역을 하자고 조약을 맺습니다. 이 것을 자유무역협정(FTA)라고 합니다. 우리랑 산업구조가 비슷한 나라들은 수출하려는 상품들도 비슷할텐데, 우리 제품만 세금 붙여서 팔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적극적으로 FTA를 추진해서 여러 나라와 이미 FTA를 맺은 상태입니다. FTA는 자기들끼리만 세금 안매기자는 것이고, 그 것보다 더 끈끈하게 맺어지는 단계도 있습니다. 게임도 파티원이 잘 구성되면 정말 할 맛 나죠? 마찬가지로 국가 사이에도 팀플레이를 하기 시작합니다. FTA보다 더 높은 팀은 바로 관세동맹입니다. 우리끼리를 넘어서서, 이젠 다른 나라에 세금 매기는 것들도 같이 정합니다. 조금 어려운 말로는 역외에 공동으로 관세를 부과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팀 내부는 더 단결하고, 팀 외부는 더 배척하게 됩니다. 여기서 더 팀이 가까워지면 공동시장이라고 합니다. 공동시장은 시장이 하나라는 뜻입니다. 이제 뭐 생산된 상품의 관세장벽을 걷어내는 단계는 넘었습니다. 생산도 이제 그냥 같이 합니다. 생산을 위해 필요한 자본이나 노동같은 생산 요소들도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이동하게 만듧니다. 이 단계도 넘어가면 이제는 아예 그냥 경제적으로 하나가 되어가는 단계가 됩니다. 재정정책이나 화폐 발행도 그냥 같이 해버리고, 국가보다 더 상위에 새로운 국제기구를 두고 거기서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경제공동체라고 흔히 표현합니다.
FTA가 가장 낮은 단계라면, 관세동맹과 공동시장, 경제공동체는 점차 심화되는 단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지구상에는 이러한 단계에 속한 수많은 그룹들이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바로 EU입니다. EU는 이제는 경제공동체를 넘어서 정치적으로도 통합을 추진하고 있거든요. 인류에게 국가를 넘어선 단위는 참 새롭고 놀라운 일입니다. EU이야기는 유럽 다루면서 다시 만나도록 합시다.
어쨋든 이렇게 국제 협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특이한 경향이 발견됩니다. 바로 지역입니다. 가까운 나라끼리 뭉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FTA는 그냥 아무 나라나 통하면 맺기만 하면 되는데, 가까이 있는 나라끼리 맺는 경우도 있습니다. 북아메리카 자유무역협정(NATFA)가 대표적입니다. 동남아시아는 ASEAN, 서남아시아는 GCC, 남아메리카는 MERCOSUR, 태평양주변국은 APEC 등등 다양하게 강화되고 있습니다. 뭐 유럽의 EU는 말할 것도 없구요.
여기까지가 경제 분야에서 지금까지 별어지고 있는 세계화 트렌드였습니다. 사실 뭐 내용의 수준이 깊다기보다는, 앞으로 여러분들이 배울 내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세계화를 이끌어낸 다국적기업과 이론 몇 개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생했어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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