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에는 교과서도 읽고 문제도 풀 시간이 넉넉했다면, 오늘은 그런 부담은 없어도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통일에 대한 내용입니다.
통일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 한번 들어볼까요? 이번엔 솔직히 통일 왜 하는지 모르겠다 한번 손 들어볼까요? 음. 이정도 비율이네요. 그럼 질문을 바꿔봅시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생각하는 사람 손 한번 들어볼까요? 이번엔 우리나라 솔직히 왜 민주주의 하는지 모르겠다 한번 손 들어볼까요? 알겠습니다.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 통일은 우리나라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사항입니다.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약속을 하는데,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이루는 게 의무입니다. 전쟁을 겪었던 어른들도 통일에 대해서는 부정한 적이 없는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통일을 왜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경상도로 입금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면요? 전라도로 전화를 할 수 없다면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는 것이 금지되어있다면요? 너무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던 것들이 여러분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이유를 생각해봤습니다. 아마도 어른들의 잘못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우리와 북한은 하나라고 생각할 일이 과연 있었나 싶습니다. 그래서 천천히 따라가보겠습니다.
통일에 대해 알려면 먼저 분단부터 알아야겟죠. 우리가 분단된 국토를 원하고 독립운동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세계의 상황과 우리의 문제가 함께 얽혀들어갔습니다. 일본이 패망하고, 한반도 북부지방과 남부지방은 소련군과 미군이 각각 주둔합니다. 위도 38도선을 경계로 하긴 했지만, 지도상에만 있는 선이었습니다. 북한에서 전기 생산해서 보내주고 그랬어요. 그러다가 북한에서 인민위원회가 만들어지고 토지개혁 등 독자적인 준비에 들어가고, 남한에서도 단독정부 수립에 나섭니다. 그렇게 1948년 8월 15일 광복 3주년이 되는 경사스러운 날 대한민국 정부가 세워지고, 뒤이어 북한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가 수립됩니다. 공식적으로 분단이 된 것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분단이 오래갈 줄은 몰랐습니다. 북한의 김일성은 중국과 소련의 지원을 받아 전쟁을 시작했고, 우리는 미국을 비롯한 유엔군의 지원을 받아 살아남았습니다. 3년을 끌었던 한국전쟁은 수많은 피해를 남기고 결국 한반도의 중턱에서 오르락내리락하다 결국 끝났습니다. 마지막 휴전 협정하는 날의 기준선을 군사분계선이라고 부릅니다.
군사분계선에서 대치하면 다시 또 싸울테니, 양측 군대가 서로 2km씩 물러났습니다. 이 사이의 구역을 비무장지대, DMZ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DMZ에서도 군사적인 충돌이 있으니 민간인들이 아예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 민간인 통제구역을 설치했습니다. 이렇게 군사분계선과 민간인통제구역이 있는 곳을 접경지역이라고 부릅니다. 수십년간 국토를 개발하고 성장이 지속되는 것과 다르게 사실상 거의 개발이 불가능한 지역입니다. 하지만 최근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기 시작했습니다. 막대한 지뢰가 매설된 것으로 알려진 DMZ는 오히려 인간의 출입이 줄면서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습니다. 평화와 안보에 대한 관심을 가진 관광객들이 오는 관광지도 되고 있습니다.
접경지역은 왜 개발을 못할까요? 분단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분단 때문에 우리가 받는 피해는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이산가족입니다. 남북한 합쳐서 거의 천 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대통령조차도 부모님이 북한에서 내려왔는데, 가족들 만나겠어요? 연세는 점차 드시고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은데 생사 확인도 만만하지 않은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또한 남북한에서 막대한 군사비용을 지불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국방비를 쓰고 있는 북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남북한의 젊은이들이 군대에 가고 시간을 보냅니다. 그 과정에서 교전이 발생하고 수십년간 수많은 젊은이들이 죽어나갔습니다. 자원이 많은 북한과 농업생산량이 많은 남한 사이에 서로 교류도 불가능합니다. 코리아디스카운트라고 불리는 불안감도 여전하고, 문화적으로 점점 더 이질감이 커집니다. 이렇게 분단으로 인해 치르는 희생을 분단비용이라고 부릅니다.
그럼 통일을 하면 이런 문제는 해결되겠지요? 이런 것을 통일 편익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통일을 하면 좋아질까요? 통일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행복한 나라가 될까요? 당장 남북한 격차가 엄청납니다. 독일 통일을 보고 많이 참고합니다. 서독과 동독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들어간 예산과 시간이 어마어마한데, 우리는 북한과 격차도 훨씬 더 많이 납니다. 과연 통일 이후에 얼마나 예산이 들어갈지 가늠도 잘 안되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천문학적인 비용일 것입니다. 하. 참. 답도 안나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생각을 해볼 점이 하나 있습니다. 통일 비용은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점점 더 커질 것입니다. 경제 격차도, 문화적 이질성도 아마 더 커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통일 되고 나서 한번 치르고 나면 다시 치를 필요는 없는 비용입니다. 격차가 줄어들고 나면 격차를 줄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분단비용은 분단이 지속되는 이상 앞으로 계속 치러야 되는 비용입니다. 싸우는 이상 군대는 계속 필요하고, 충돌이 일어날 때마다 사상자가 계속 발생합니다. 이산가족은 돌아가실 때까지 그리워만 해야 하구요. 이 비용엔 끝이 없습니다. 끝이 있다면 그 것은 통일입니다.
그럼 현명한 판단은 무엇일까요? 통일이 필요없다고 전제를 하면, 분단비용을 앞으로도 꾸준히 지불하면 됩니다. 통일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 통일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됩니다. 인권문제도 차근차근 접근하고, 남북한 동질성 문제도 차근차근 해결하고, 군사적인 충돌도 줄일 수 있도록 협상하고, 남북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경제협력사업을 전개하면 됩니다. 이 당연한 논리가 당연하지 않은 시대에 살았습니다.
남한에서 홍수가 나면 북한 적십자에서 구호품을 보내주던 때도 있었고, 북한에 기아문제가 심할 때에는 남한에서 쌀을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소모적인 논쟁을 넘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봅시다. 지금까지 상황은 어른들이 만들어왔습니다. 뭐 어쩔 수 없으니 인정 하고 넘어가야죠. 여러분들은 이 국토에서 앞으로 살아가야합니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이순간에도 한반도 국제 정세는 쉴틈없이 바뀌고 있습니다. 통일의 날은 누가 만드나요? 바로 여러분들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수업자료 > 사우고 수업자료(2018)' 카테고리의 다른 글
008 지체구조 (0) | 2018.03.25 |
---|---|
007 독도 (0) | 2018.03.25 |
005 위치와 영역 (0) | 2018.03.25 |
004. 지도 (1) | 2018.03.13 |
003. 지리지 (0) | 2018.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