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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자료/사우고 수업자료(2018)

004. 지도

by Thisis Geoedu 2018. 3. 13.

한국지리 공부의 첫 걸음! 바로 위치입니다. 위치 파악하라고 이야기 많이 했으니, 준비 되었죠~ 수행평가 보고 수업 시작합니다.

오늘 배울 핵심 질문은 '지도엔 무엇이 담겨있을까?'입니다. 지도요? 네 지도요. 지난 시간에 이어 조선시대로 가봅시다.

조선시대는 참 지도도 많이 만들었습니다. 지리지와 마찬가지로 지도도 조선 전기와 후기를 구분해볼 수 있는데, 대체로 조선 전기는 관에서 통치 목적으로 만든 지도가 많다면 후기엔 다양한 주체가 지도를 만들게 된다는 것 등이 특징입니다. 전기보다는 후기에 더 정확해지는 경향이 좀 있구요. 지도는 하나하나 읽어보는 맛이 있습니다.

첫 번째 지도는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입니다. 하 이름도 길게 느껴집니다. 말이 길어서 그렇지 세계지도라는 뜻입니다. 지도를 한번 볼까요? 영상에서는 작아보이지만, 실제로는 교실 벽정도 되는 엄청 큰 지도입니다. 적힌 정보도 엄청나게 많구요. 이 큰 지도의 가운데는 딱 봐도 어디인 것 같나요? 네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이 크고 자세하게 지도의 가운데에 뽝! 나와있네요. 왜 한 가운데에 이렇게 넣었을까요? 이 지도를 만든 주체를 보면 됩니다. 조선의 사대부들은 중국에서 건너온 학문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중국이 큰 나라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 사람들은 자신이 세계의 중심이고 주변은 오랑캐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구의 중심은 내핵 안쪽에 있을텐데 말입니다. 어쨋든 중국인들의 그런 사상을 중화사상이라고 합니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또한 중화사상이 일부 녹아있는 것으로 보면 되겠죠?! 다음은 중국 옆에 크고 당당하고 자세하게 그려진 이 지역, 여기는 어디일까요? 네 한반도, 조선입니다. 응? 뭔가 이상하죠? 중국은 우리보다 거의 오십배는 넓은데, 지도에서는 몇 배 차이 안나보입니다. 이 지도는 누가 그렸다구요? 새롭게 태어난 조선의 사대부들이 그렸습니다. 중국이 큰 건 팩트니까, 인정하겠다는 겁니다. 인정? 어 인정. 근데 조선도 그에 못지 않게 꽤나 크고 잘나가는 국가라는걸 보여주고 싶었나봅니다. 지도의 아래쪽엔 익숙한 바나나 모양이 있죠. 여기는 일본입니다. 조선시대 사람들이 일본에 대한 정보가 없었을까요? 아뇨 있었을 것입니다. 근데 왜 이렇게 그렸을까요? 누가 그렸다고 했죠? 사대부들입니다. 비싼 비단으로 지도 그리는데 아깝게 왜구 족속을 크게 그리기는 아까웠나봅니다. 이 지도의 중국 왼쪽은 믿기지 않겠지만 인도구, 그 왼쪽은 아라비아반도, 그 왼쪽은 아프리카입니다. 위쪽은 유럽이구요. 아프리카 안쪽은 사하라 사막인데 바다로 칠해져있죠? 지중해는 바다인데 육지로 칠해져있죠? 잘 모르니까 그냥 그린겁니다. 그래도 육백년 전인데,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가 다 나와있는 어마어마한 지도입니다.

그 다음은 천하도입니다. 조선 중기에 보통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던 지도입니다. 국가기관이야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지도를 이것 저것 다 긁어모을 수 있었지만, 민간인들이 그러기 어디 쉽나요. 그래서 이런 지도가 유행합니다. 지도를 보면 또 중심에 중국이 있습니다. 무슨 사상이죠? 네 중화사상입니다. 중국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일본, 류쿠 등 실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기한 점은 가운데 대륙 밖에 바다가 있고, 바다 밖에 또 도넛 모양의 대륙이 있고, 대륙 밖에 또 바다가 있습니다. 게다가 섬에 나라 이름이 있는데, 삼수국이나 소인국처럼 실제 있을 수 없는 것들도 많습니다. 어쩌다 이런 지도가 만들어졌을까요? 바로 산해경이라는 책에 나와있는 내용을 지도로 옮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반지의 제왕 등 판타지 책을 읽다가 배경을 지도로 그려보는 것처럼, 조선시대 사람들은 도교의 세계관을 지도로 표현해본 셈입니다.

마지막으로 결국 한국지리 지도 수업의 끝판왕인 대동여지도가 있습니다. 조선 후기 고산자 김정호가 그린 대동여지도는 각종 전국지도와 읍지도를 모두 모아 그 시기까지 있던 지리정보를 정리한 조선의 최고 수준 지도입니다. 얼마나 대단한지 자세히 살펴봅시다. 먼저 그 전까지 지도는 베껴 그리는 과정에서 오류도 많이 발생하고, 그 노동력 때문에 귀했습니다. 대동여지도는 목판에 새겼습니다. 만들 때에는 번거로웠겠지만 대량생산으로 가격도 획기적으로 싸지고, 베끼는 과정의 오류가 사라집니다. 대동여지도는 이따가 펼쳐보면 알겠지만 실로 거대한 크기입니다. 우리나라 전체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들어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큰 지도를 들고다닐 수 있을까요? 돌돌 말아도 아마 부담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분첩절첩식이라고 합니다. 지도를 자르고, 병풍처럼 접어서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휴대가 간편합니다. 지도 안의 표현 방식에도 특징이 많습니다. 지도 안에 다양한 정보를 넣기 위해 현대 지도의 범례에 해당하는 지도표를 작성하여 기호로 간단하게 표현했습니다. 흑백으로 인쇄되는 지도의 특성상 산줄기, 하천, 도로 등 다양한 정보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법 한데, 대동여지도는 이를 현명하게 해결합니다. 먼저 산줄기입니다. 우리나라 전통 지리 사상에서 모든 산줄기는 연결되어있다고 믿는다고 했죠? 그래서 대동여지도는 백두산부터 뻗어나온 줄기가 구석구석 연결되도록 그려졌습니다. 다음은 물줄기입니다. 우리의 전통 국토 인식에서는 산은 물을 만나지 않는다고 배웠습니다. 산을 분수계로 인식한 것입니다. 그래서 놀랍게도 그 큰 지도에 산과 물이 겹쳐지는 사례는 없습니다. 산도 물도 각자 구불구불 이어지는 모습을 잘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천은 줄이 하나인 것이 있고, 둘인 것이 있습니다. 굵은 두 줄짜리 하천은 왜 표시했을까요? 조선 후기 상황을 생각해보면 됩니다. 조선시대의 대부분의 물자는 뭘로 옮길까요? 네 바로 선박입니다. 그래서 배가 닿을 수 있는 하천은 두 줄로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산줄기가 연결되어있고 인간은 하천을 중심으로 생활하다보니 대동여지도만 잘 봐도 생활권을 읽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마지막은 도로입니다. 산과 강은 만나지 않으니 편한데, 도로는 산도 건너고 물도 건널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면 도로선이 산과 강과 겹쳐 까만색밖에 없는 지도에서 구분이 정말 어려워집니다. 과감하게 도로는 직선으로 도시와 도시 사이를 이어버리는 방식으로 표혔했습니다. 실제 도로가 직선인가요? 아닙니다. 그럼 구불구불거리는 도로의 거리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찍은 것이 방점입니다. 직선인 도로를 보면 눈금 비슷한 모양이 있는데, 그 점 하나당 10리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도시와 도시 사이의 거리도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지리지와 지도에도 우리의 국토관이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제 가까운 시기를 찾아봅시다. 우리 전통의 국토 인식이 그러했다면, 이제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한반도는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요? 일본은 우리에게 반도적 숙명론을 강요합니다. 한반도는 반도이기 때문에,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늘 중국에게 조공을 해왔고, 이제는 일본의 발전을 위해서 도구적으로 사용될 땅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한반도는 토끼 모양이니까, 운명도 토끼처럼 잡아먹힌다는 것도 있습니다. 일본은 아시아를 손바닥처럼 감싸려고 하는데 한반도는 못처럼 튀어나와있으니, 한반도를 먼저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도 있습니다. 후지산이 백두산보다 더 높으니 더 큰 기상을 받아 인물도 일본이 많고, 일본의 지배를 당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도 있습니다. 이러한 논리들은 모두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고 병참 기지화 정책을 돕는 논리로 사용되었습니다.

광복 이후에는 이러한 컴플렉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일제강점기 내내 우리 국토를 소극적으로 바라보았다면, 이제는 우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국토가 활용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잘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국토를 적극적으로 개발합니다. 댐을 짓고, 고속도로를 넣고, 방조제를 쌓아 대규모로 간척을 실시하고, 국토 곳곳에 공업단지를 조성했습니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성장과 효율성이었습니다. 가지고 있는 여력이 얼마 되지 않는 입장에서는 모든 것을 털어넣어 집중적으로 개발하는게 사실 가장 빠른 방법이었습니다. 그 결과로 경제적인 관점에서 국토는 효율적으로 개발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습니다. 전 국토중에 수도권, 그리고 경부축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투자가 이루어진 나머지 다른 모든 지역보다 이 지역의 성장이 압도적으로 일어났습니다. 모든 산업과 인구와 경제가 이 지역 중심으로 진행되고 지역 사이에 불균형 성장이 수십년간 대두되었습니다. 또한 국토 개발 과정에서 주요 생태 축들이 단절되기 시작하고, 환경 오염 문제가 대두되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달려왔던 나날들에 대해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더 많은 댐, 더 많은 고속도로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지 하는 물음입니다. 우리가 우리 세대만 생각하면, 우리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국토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그래서 관심을 가지는 부분이 바로 지속 가능한 발전입니다. 우리도 이제 슬로시티나, 람사르 협약 등 다양한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을 고려하기 시작했습니다. 환경 보전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국토를 보는 관점, 엄청나게 바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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