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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자료/사우고 수업자료(2018)

001. 오리엔테이션

by Thisis Geoedu 2018. 3. 4.

안녕하세요 이건입니다. 동아시아에는 이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함부로 부르지 않는 그런 문화가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왕의 이름은 '꺼리다 휘'라고 부르며 아예 안쓰기도 했고, 호나 자 등의 다른 명칭을 사용했습니다. 혹시나 예의가 너무 훌륭해서 선생님의 존함을 입에 담기 어려운 친구들은 'This is Teacher'라고 부르면 됩니다.


오늘은 첫 시간, 앞으로 우리의 한국지리 수업을 안내할 오리엔테이션입니다. 오리엔테이션은 학교 등에서 앞으로 있을 생활 등에 대해 안내하는 교육지도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이 오리엔테이션이라는 단어부터 출발합니다. 오리엔테이션(Orientation)의 원형은 무엇일까요? 여러분들 학교를 벌써 11년째 다니고 있습니다. 영어도 이제 잘 하겠죠? 오리엔테이션의 원형은 오리엔트(Orient)입니다. 오리엔트는 그럼 무슨 뜻일까요? 모를 줄 알고 물어봤습니다.

오리엔트는 동쪽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입니다. 동쪽이라는 단어가 우리랑 무슨 상관일까요?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에 있는 유럽으로 가 봅시다. 유럽 대륙은 남쪽은 지중해, 서쪽은 대서양, 북쪽은 북극해로 막혀있습니다. 그래서 서쪽으로는 땅에 끝이 있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동쪽으로는 가지 못한 곳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유럽은 기독교 문화가 발달해 있습니다. 기독교에서는 일찍이 에덴동산에서 인류가 출발했다고 보았으며, 기독교 창시자인 예수도 예루살렘에서 활동하였습니다. 둘 다 동쪽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유럽의 중세에는 지도를 만들때 위쪽이 동쪽으로 가는 지도를 많이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여행을 가기 전에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지도를 읽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도를 읽기 위해서는 먼저 지도를 올바른 방향으로 놓아야 합니다. 중세 유럽에서도 지도를 바르게 놓아야 했고, 방향을 정한다는 뜻의 단어가 'orientate'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흔히 쓰이는 말에도, 이처럼 지리가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는 복잡한 세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학문이 발달해 있습니다. 복잡한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먼저 공간과 시간의 맥락 속에서 이해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가 X좌표와 Y좌표를 알면 좌표평면 위에 정확한 지점을 파악할 수 있듯이, 공간축과 시간축을 찾아보는 셈입니다. 최근 여러분들이 관심 가지는 사건이 무엇이 있었나요? 아 평창 동계 올림픽이요. 그럼 평창 동계 올림픽으로 봅시다. 왜 올림픽이 평창에서 열릴까요? 평창은 해발고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눈이 많이 오면서 잘 녹지 않습니다. 그럼 동계 올림픽은 눈이 없는 더운 나라에서는 참가하기가 어렵다는 사실도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평창 올림픽인데 왜 컬링은 강릉에서 했을까요? 평창은 인구가 너무 적어 빙상장을 설치하면 이후에 이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고 최소요구치를 만족하기 유리한 영동지방 중심도시인 강릉에 설치한 이유입니다. 이렇게 '어디에'라는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는 공간의 학문이 바로 지리입니다. 반면 시간으로도 보는 방법이 있겠죠? 올림픽은 고대 그리스에서 유래했고, 근대에 쿠베르탱에 의해 부활했습니다. 고대, 중세, 근대, 현대로 이어지는 맥락을 이해하는 시간의 학문이 바로 역사입니다. 그래서 칸트는 세상을 이해할 때에 이 두 학문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공간과 시간으로 나누어도 너무 복잡한 현상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주제별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학문들을 고등학생들이 배울 수 있게 만든 과목은 일반사회라고 합니다.

사실 지리와 역사는 내용이 참 많고 복잡합니다. 작년에 한국사 배웠던 기억 나나요? 한국사 책 두께가 어때요? 벌써 고개를 절레절레 하는 친구들이 많네요. 그럼 한국지리는 내용이 많을까요 적을까요? 당연하겠죠? 그럼 그 고통스러운 수업을 나라에서는 왜 수많은 고등학생들에게 시키고 있을까요?

이러한 과목들은 사실 모든 사람들이 배울 필요는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른바 왕의 학문입니다. 실제 나라의 주인이 권력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만 잘 알고 있으면 되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가요?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불과 내후년에 투표권을 가지고 우리 사회를 만들어나갈 사람들이 여러분입니다. 나라의 주인이 멍청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 나라는 필연적으로 반드시 망합니다. 여러분들은 모두 우리 나라의 주인이 될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 수업에 함께하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지리를 배우며 자주 사용하는 개념이 몇개 있을 것입니다. '위치', '장소'. '인간과 환경', '이동', '지역'입니다. 이 개념에 익숙해지는 친구들은 지리를 배웠다고 자부해도 될 것 같습니다. 더 쉽게 생각하면 3W라고 하고 싶습니다. Where, What, Why. 이 세 가지를 항상 연계해서 궁금해한다면, 지리 능력은 쑥쑥 성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여 올 해 나름대로 강의의 목표를 세워봤습니다. 다 같이 한번 큰 소리로 말해볼래요? 국! 토! 사랑! 아는 만큼 보인다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우리 국토에 대해서 배우면, 아는 만큼 우리 국토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 수업하는 내용은 여기에 적어나갈 생각입니다. 혹시 수업시간에 내용이 너무 많아서, 말이 너무 빨라서, 이해하지 못한 내용이 있다면 데이터 부담 없이 한번 쭉 읽어보는 정도로도 학습하는 데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겠습니다. 지도를 모두 제대로 놓았나요? 그럼 올 한해, 즐거운 여행을 함께 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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