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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자료/사우고 수업자료(2017)

023 식생과 토양

by Thisis Geoedu 2017. 6. 25.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 국토의 자연환경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산지가 어떻고, 해안이 어떻고, 기온이 어떻고 하는 것들은 모두 우리 인간이 한반도에 살기 전부터 그래왔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자연환경을 생각할 때에는 가끔 인간이 없다고 가정을 하고 상상한 뒤에, 인간활동을 추가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이해하기 좋을 때도 있습니다.

만약에 한반도에 인간이 없다면 강릉에 사는 다람쥐가 땅을 한번도 밟지 않고 인천까지 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시 말해 한반도 전체는 숲으로 빽빽하게 뒤덮여 있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지표를 덮고 있는 식물의 집단을 식생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식생은 일반적으로 기온이나 강수 등 기후의 특성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식생 분포에서도 마찬가지로 기후의 영향이 강하게 반영되는데, 기후 요소별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기준에서 보면 습윤한 기후이기 때문에, 아무리 우리나라에서 소우지라고 하더라도 나무가 자라기 어려울 만큼 강수량이 적은 곳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건조기후의 사막이나 스텝이 발달한 곳이 있나요? 없죠! 바로 그 부분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는 강수량의 차이가 사실상 나무가 자라는 데에는 별 의미가 없는 셈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바로 기온입니다. 월평균 기온이 5도를 넘는 달이 얼마나 있는지 계산한 것이 바로 온량지수입니다. 5도를 넘는 달의 온도를 합한 값인데, 어쨋든 온량지수가 크면 클수록 식물이 쑥쑥 잘 자랄 수 있기 때문에 각 지역에서 온량지수가 얼마나 차이가 나타나는지가 식생의 차이를 가져오는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전반적으로 가장 우세하게 나타나는 식생은 초원이 아니라 나무로 이루어진 숲입니다. 그래서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의 종류가 중요한데, 나무의 종류를 수종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수종은 온대 낙엽 활엽수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역별로 차이가 나타납니다.

같은 고도라고 하더라도 위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기온은 떨어지기 때문에 농작물과 마찬가지로 북한계선이 나타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지역에서 자라는 숲을 난대림이라고 합니다. 동백나무나 후박나무와 같은 나무들은 잎이 넓고 가을에 낙엽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상록활엽수림이라고 부릅니다. 큐티클층으로 덮인 잎의 표면이 반짝반짝거린다고 해서 조엽수림이라고도 부릅니다. 이러한 난대림은 최한월 평균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안과 제주도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혹독하게 추운 곳에서 자라는 숲은 냉대림이라고 합니다. 전나무나 잣나무 등의 잎이 바늘처럼 뾰족한 나무들이 자라기 때문에 침엽수림이라고 부릅니다. 식물은 광합성을 해야 하는데, 왜 잎이 뾰족할 정도로 얇아졌을지를 생각해보면 됩니다. 잎이 넓으면 표면적이 넓어 추운 겨울을 날 수 없기 때문에, 표면적을 줄일 수 있는 뾰족한 잎이 오히려 생장에 유리한 셈입니다. 이러한 혹독한 환경에서는 풀은 자라기도 힘들고 다양한 나무가 자라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냉대림은 다른 숲에 비해 수종이 매우 단순한 편입니다. 수종이 단순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인간이 숲에 들어가서 필요한 나무만 베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그래서 냉대림은 목재 생산이 활발하게 진행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북부지방 및 고산지역에서 냉대림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난대림과 냉대림의 중간적인 성격을 띄는 것이 온대림입니다. 온대림은 침엽수림과 낙엽활엽수림이 섞여서 자라는 혼합림의 특성을 보입니다. 온대림은 우리나라 한반도 전역에서 흔하게 발견됩니다.

이처럼 위도에 따른 기온의 차이가 숲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고도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분포를 수평적 분포라고 합니다. 반면에 기온은 위도가 올라갈 때에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고도가 올라갈 때에도 떨어지게 됩니다. 같은 위도라고 하더라도 해발고도에 따른 기온차이로 인해 만들어진 차이는 수직적 분포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도가 높아지면서 난대림에서 온대림, 냉대림, 관목림을 거쳐 고산지역에서만 살 수 있는 고산식물이나 나무가 전혀 자라지 않는 무수목까지 나타나는 것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에는 위도가 낮아 고도가 낮은 곳에서 난대림부터 볼 수 있고, 한라산이 워낙에 높다보니 정상부에서는 고산식물대까지 다양하게 수직적 분포를 살펴볼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위도에서의 북한계선처럼, 고도에서도 각각의 식생이 자랄 수 있는 고도가 있는데 이를 한계고도라고 합니다. 제주도의 경우는 이러한 수직적 분포에 따른 한계고도를 쉽게 살펴볼 수 있는 곳입니다. 제주도의 난대 식물대에는 귤나무를 볼 수 있고, 고도가 상승하면 중산간지대에서는 초원지대를 뛰노는 말을 볼 수 있는 식입니다. 제주도 한라산 중턱을 중산간이라고 부르는데, 초원은 제주도에서 나타나는 특수한 식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주도의 한라산 남사면과 북사면은 이러한 한계고도에서도 차이가 나타나는데, 일반적으로 남쪽이 북쪽보다 높습니다. 왜 그럴까요? 남쪽 사면이 북쪽 사면보다 기온이 높기 때문입니다. 한계고도는 위도가 높아질수록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냉대림의 한계고도는 지리산이나 설악산, 백두산으로 갈수록 낮아지게 됩니다. 제주도에서의 난대림의 한계고도는 위도가 올라갈수록 낮아져서 백두산에서는 아무리 고도가 낮아도 난대림을 볼 수 없는 셈입니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식생은 수직적 분포와 수평적 분포를 동시에 고려하면 됩니다.

이제 우리가 무심결에 발로 차는 흙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지표면의 모든 암석은 얼었다 녹으면서 기계적 풍화가 이루어지든, 아니면 석회암이 용식되듯 녹아서 화학적 풍화가 이루어지든 결국 풍화가 진행됩니다. 그래서 결국 작아지고 작아지다보면 흙이 만들어지는데, 토양형성작용을 거쳐서 만들어진 것을 우리는 흙, 즉 토양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토양은 그 지역의 기후와 식생, 기반암의 성질, 기후, 토양형성작용의 기간 등을 복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토양은 식물의 생장에 토대가 되기 때문에 우리의 삶에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토양은 먼저 충분한 기간이 지난 성숙토와 그렇지 못한 미성숙토로 구분이 가능합니다. 성숙토는 다시 기후의 영향을 충분히 받은 성대토와 기반암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는 간대토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성대토는 기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위도대를 따라서 수평적으로 분포하는 경향을 띄어서 띠를 이룬다고 해서 성대토라고 부르고, 간대토는 그 사이사이에 있다고 해서 간대토라고 부릅니다. 토양은 파고 내려가면서 보이는 단면을 통해 구분하는 것이 세계적인 기준입니다. 우리나라의 성대토 중에 북부지방에 있는 토양은 표면이 회백색을 띕니다. 몹시 춥고 혹독한 지역에서는 식물의 낙엽 등이 지표면에 떨어져도 날씨가 추워 미생물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아 분해도 잘 안일어나고, 비도 많이 오질 않아서 쓸려 내려갈 일도 드물게 됩니다. 그래서 유기물이 분해되지 못하고 지표에 집적되는 토양인 포드졸이 만들어집니다. 우리나라의 개마고원 일대의 북부지방에 있는 침엽수림 지역의 경우에는 이러한 포드졸의 형성과정과 유사한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이는 회백색토가 분포하는데, 산성도가 강해서 농사짓기에는 불리한 토양입니다. 반면 날씨가 매우 따뜻하고 습한 지역에서는 유기물이 싸그리 다 분해되고, 빗물에 쉽게 쓸려내려가버립니다. 그래서 땅에는 알루미늄이나 철같은 이온이 모여서 산화되고 붉은 색을 띄게 됩니다. 마르고 나면 몹시 딱딱해져서 마치 벽돌같다는 뜻에서 라테라이트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의 남부지방에는 열대지방의 라테라이트의 형성과정과 유사한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이는 적색토가 분포하는데, 유기물이 다 쓸려내려가버려 농사짓기에는 그닥 유리한 토양이 아닙니다. 이러한 적색토는 주로 남해안의 구릉지대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적색토는 현재 기후환경이 아니라 과거 우리나라의 남부지방이 곤드와나 대륙에 붙어 적도 주변의 열대지방이 아니었을까 추측하는 근거가 되고 있으며, 예전의 기후 환경에서 만들어졌다는 뜻에서 고토양이라고 부르기도합니다. 이외에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회백색토와 적색토의 중간 성격을 지니는 갈색 삼림토가 가장 널리 나타나고 있습니다.

성대토 사이에는 기반암의 영향을 받은 간대토가 분포합니다. 예전에 석회암에 의해 만들어지는 카르스트 지형 배울 때 생각나나요? 석회암의 탄산칼슘 성분이 용식되고 남아 산화되어 붉은 색을 띄는 토양이 발달한다고 했었습니다. 그 토양이 바로 석회암풍화토, 테라로사입니다. 테라로사는 당연히 석회암이 풍화되어야 하니까, 석회암이 풍부한 고생대 조선누층군이 분포하는 지역에 같이 분포합니다. 주로 강원 남부, 충북 북동부에 해당합니다. 기반암이 특이한 지형을 만드는 사례로 석회암 말고 배웠던 것이 바로 화산지형이었습니다. 우리나라 화산지형의 대부분은 신생대에 분출한 현무암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무암의 특징은 구멍이 뽕뽕 뚫린게 아니라 색깔이 까맣다는 것입니다. 구멍이 뽕뽕 뚫리는 건 분출할 때에 가스가 있어서 그런거라 표면에서 굳은 화산암은 무엇이든 구멍이 뽕뽕 뚫릴 수 있어요. 어쨋든 현무암은 풍화되면 현무암 풍화토를 만드는데, 이를 레구르라고 부릅니다. 다른 토양에 비해서 비옥한 편이라 농사짓기에는 유리해요. 이러한 현무암풍화토는 당연히 화산지형이 분포하는 제주도 등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럼 제주도에서는 비옥한 토양을 이용해서 벼농사를 지을까요? 아닙니다. 현무암이 냉각되면서 수직방향으로 깊게 갈라지는 기둥모양의 주상절리가 만들어진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물이 많이 필요한 논농사는 짓기가 어렵습니다.

이외에도 아예 토양형성작용을 받을 만큼 한 자리에 오래 있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미성숙토라고 하는데, 하천 주변의 범람원이나 삼각주에서 나타나는 토양은 충적토라고 부릅니다. 하천이 옮겨다 놓은 토양은 다 충적토라고 해요. 바다가 가져다 쌓아놓은 토양은 염류토라고 합니다. 갯벌인 경우가 많은데, 특히 간척을 하게 되면 육지로 아예 노출됩니다. 간척을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빗물이 염분을 어느정도 씻어가기 때문에 농사가 가능해지는데, 아직 유기물이 남아있어 농사가 잘 되는 편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가뭄이 왔을 때입니다. 아무래도 해안가다보니 애초에 민물을 구하기가 어려운데 가뭄이 발생하면 표면의 물이 말라붙게 되고, 삼투압 현상으로 지하에 있던 염분이 올라와서 농작물에게 피해를 입힙니다. 이렇게 염분에 의한 피해를 염해라고 부르는데, 올해 해안의 농경지에서 많이 발생한 모양입니다.

이러한 기후와 식생, 토양은 서로 밀접하게 상호작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예전에 불을 때는 연료로 나무를 썼기 때문에 산에 있는 삼림을 마구 벌목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각종 용지를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개발했습니다. 이렇게 파괴된 식생은 산사태나 홍수 등으로 우리에게 피해를 주고 있고, 우리는 이를 막기 위해 산불을 예방하고 조림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계집중호우가 나타나므로 토양의 유실이 일어나기 쉬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사방공사를 미리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농사를 지을 때에는 등고선과 나란하게 이랑과 골을 만들면 빗물이 흐르다가 일단 모이는 효과가 있어서 침식되는 것을 줄일 수 있는데 이를 등고선식 경작이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다른 지역의 흙을 가져다 부어 토양을 유지하는 것은 객토작업이라고 합니다. 뭐가 되었든 무조건적인 개발은 가급적 지양하고 생태학적ㅇ니 사고를 기반으로 해서 자연을 보전하고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아보는 안목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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