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에 들어가자마자 여러분들이 처음으로 했던 이야기가 바로 "선생님, 더워요" 였습니다. 더운 것이 왜요? 우리는 경험적으로 더우면 찝찝해지고 수업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까지 우리는 땅의 형태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배웠습니다. 고도가 높은 산지에서 물이 흘러 하천을 이루고 바다로 가고, 기반암에 따라 특이하게 발달하는 것까지, 우리의 발 아래에 있는 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운 셈입니다. 땅을 먼저 배운 이유는 산지보다 평야를 선호하는 것처럼 사람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땅 위를 보려고 합니다. 땅 위에는 여러 기체가 섞여서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이 것을 대기라고 부르고, 대기의 상태는 우리에게 큰 영향을 끼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더워서 수업듣기가 힘들다고 한 것이나, 매일 뉴스의 마지막엔 꼭 날씨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나, 모두 인간에게 대기의 상태가 중요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부터 대기의 상태에 대해서 살펴볼 예정인데, 그 중에서도 지리에서는 기후에 대해서 다룹니다. 기후와 구분해서 사용해야 되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기상입니다. 하루하루 그때그때의 대기 상태는 흔히 날씨라고 부르고, 한자로 기상이라고 씁니다. 하지만 이러한 날씨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모으다보면 나름의 특징이나 규칙을 찾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날이 덥다는 것은 기상에 해당하지만, 우리나라는 5월에서 6월로 넘어가는 시기에 더워진다는 것은 기후에 해당합니다. 기후는 어떤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날씨의 장기적인 상태를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30년 이상의 누적된 자료를 기반으로 합니다.
기후를 표현하는 데에도 일정한 방법이 필요합니다. 앞에 있는 선생님은 짜리몽땅하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구체적으로 항목을 나누어 키가 어떠하고, 몸무게가 어떠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기도 그냥 덥다고 할 수도 있지만 항목을 나누어 볼 수도 있습니다. 대기를 표현해주는 이러한 항목들을 우리는 기후를 이루고 있다고 해서 기후요소라고 부릅니다. 기후 요소는 크게 세 가지를 꼽습니다. 기온과 강수, 바람이 그 것입니다.
기온은 대기의 온도를 의미합니다. 단위로는 주로 섭씨를 사용합니다. 기온이 높을수록 우리는 덥다고 느끼고, 기온이 낮을수록 우리는 춥다고 느끼게 됩니다. 강수는 대기에서 지표로 떨어지는 물의 양을 의미합니다. 비로 내리면 강우라고 하고 눈으로 내리면 강설이라고 합니다. 단위는 받았을 때의 높이인 밀리미터를 사용합니다. 이러한 강수는 대기가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인 포화수증기량과 관련이 있습니다. 바람은 대기가 이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기가 쌓여 만들어지는 압력을 기압이라고 하는데, 바람은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만 불게 됩니다. 제일 중요한 부분이에요. 바람은 무조건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만 붑니다. 바람은 불어오는 방향과 공기가 이동하는 속도로 나타내는데, 주로 1초에 몇 미터를 이동했는지 표기합니다.
기후요소로 대기의 상태를 표현할 수 있다면, 이러한 기후 요소를 만드는 원인들이 있습니다. 기온이 높다면 햇볕을 많이 받는다든가 하는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원인들을 기후요인 혹은 기후인자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기후 인자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보통은 네 가지 정도를 꼽습니다.
먼저 위도입니다. 우리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엄청나게 멀리 떨어져있고, 태양은 지구보다 크기가 훨씬 큽니다. 따라서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는 사실상 평행하게 오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우리 지구는 둥근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구에 어느 위치에 있는지에 따라서 태양에너지가 들어오는 각도가 다릅니다. 적도지방의 경우에는 태양에너지가 거의 수직으로 들어오는데, 극지방의 경우에는 태양에너지가 거의 평행하게 들어오는 셈입니다. 태양에너지가 들어오는 각도가 크면 클수록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태양에너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위도는 낮으면 낮을수록 태양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양이 늘어납니다. 이러한 태양에너지는 공기를 덥히게 되므로 사실상 위도는 기온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지리를 배우고 있으니, 위도는 간단하게 남쪽이냐 북쪽이냐만 따지면 됩니다. 우린 북반구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남쪽으로 갈수록 따뜻하고, 북쪽으로 갈수록 추워집니다. 바로 위도때문입니다.
다음은 수륙분포입니다. 중학교 과학시간에 실험했던 것이 기억나나요? 운동장에서 퍼온 모래와 물을 비커에 담아두고 같은 시간 동안 전등을 비춘 뒤에 온도가 얼마나 변했는지 보는 실험입니다. 이 실험은 비열을 비교하기 위한 실험입니다. 비열은 온도 1℃를 올리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의 양을 의미합니다. 간단하게 비유하자면 나를 옆에서 누군가 밀게 되면, 나는 아마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엄청 뚱뚱하다면 많이 밀어도 조금밖에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엄청 말랐다면 조금만 밀어도 많이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비열도 이와 같아서, 비열이 큰 물질들은 아무리 가열해도 쉽게 온도가 오르질 않고, 비열이 작으면 조금만 가열해도 금방 온도가 오른다고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땅과 물 중에는 어떤 것이 비열이 클까요? 외우기 힘들면 여름철을 생각해봅시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 해수욕장 백사장에 놀러갔습니다. 우리는 모래와 바닷물 중에 어디에 발을 대고 '앗뜨거!'라고 할까요? 바로 모래입니다. 물에 비해 모래는 비열이 작아 쉽게 가열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를 확장해서 대륙과 해양으로 비교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륙은 쉽게 가열되고 쉽게 냉각되는데, 해양은 천천히 가열되고 천천히 냉각됩니다. 하루 사이에 나타나는 차이를 일교차, 일년 사이에 나타나는 차이를 연교차라고 부르는데, 기온의 연교차는 대륙과 해양 중에 어디가 클까요? 생각을 잘 해야됩니다. 연교차가 크다는 것은 기온의 변화가 크다는 이야기니까, 비열이 작은 대륙입니다. 그래서 연교차가 큰 기후는 대륙성 기후라고 부르고, 연교차가 작은 기후는 해양성 기후라고 부릅니다.
그 다음은 지형입니다. 우리는 땅의 모양이 다양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특히 다른 지형보다 기후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바로 산지입니다. 산지의 경우에는 바람이 이동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바람이 지나가면서 산지에 부딪히고 넘어가게 되는데, 산지의 사면을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 따라 구분하기도 합니다. 바람이 불어오는 쪽에서 바람을 맞고 있는 사면을 바람받이사면이라고 하고, 바람이 넘어가서 지나가는 사면을 바람그늘사면 혹은 바람의지사면이라고 부릅니다. 바람받이사면에 비해 바람의지사면에서는 비가 내리는 경우도 많고, 이러한 산지를 넘어가기 힘든 바람이 산과 산 사이로 집중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해발고도입니다. 중학교 과학시간에 대기를 여러 층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밑에 있는 대류권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표 부근에 있는 공기덩어리입니다. 이 층에서는 고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기온이 떨어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기억하기가 힘들다면 백두산 꼭대기가 추울지 더울지를 생각해보면 될 것 같습니다. 우리의 기온을 결정하는건 태양에너지가 지구 표면에서 지구복사에너지로 바뀌는 부분인데, 고도가 올라갈수록 이러한 지구복사에너지의 양이 줄어들어서 훨씬 온도가 낮아집니다. 그래서 고도가 높을수록 기온은 낮아지고, 산지에서는 여름철이 상대적으로 서늘한 고랭지기후를 활용한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이렇게 연결이 되네요.
그러면 우리나라의 기후는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을까요? 다음 시간부터 자세하게 살펴볼 예정이지만, 방금까지 배운 기후인자를 활용해서 일반적인 내용에 대해 설명하려고 합니다. 먼저 우리나라는 위도상으로 북반구의 중위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한반도가 적도에 있었으면 아마 일년 내내 더웠을 것이고, 극지방에 있었으면 아마 일년 내내 추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저위도와 고위도가 아닌 중위도에 위치해 있어서 적당히 덥고 적당히 추운 기후가 나타납니다. 우리나라의 기후는 4계절이 뚜렷한 냉·온대기후로 분류됩니다. 김포는 냉대기후일까요 아니면 온대기후일까요? 겨울철에 눈 오고 패딩입어야되면 냉대기후라고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한반도는 남부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냉대기후로 분류됩니다.
우리나라는 동서에 비해 남북으로 긴 영토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온이나 강수량 등은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는데, 우리나라는 기온의 동서차보다는 기온의 남북차가 훨씬 크게 나타납니다.
우리나라는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우리와 비슷한 위도이지만 유라시아대륙의 서쪽에 위치한 유럽과는 서로 다른 기후가 나타나게 됩니다. 지구에는 일년 내내 큰 영향을 끼치는 바람이 있는데, 이러한 바람을 항상풍이라고 부릅니다. 위도별로 태양에너지를 받는 수준이 다르고, 그로 인해서 대기의 상황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중위도의 경우에는 남쪽에는 고기압이, 북쪽에는 저기압이 발달하여 남쪽에서 북쪽으로 바람이 불게 되는데, 지구가 회전하면서 전향력이라는 힘이 작용하여 북반구에서는 바람이 오른쪽으로 휘어집니다. 결국 중위도에서는 일년 내내 서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는데, 서쪽에서 치우쳐서 부는 바람이라는 뜻에서 편서풍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편서풍대의 대륙 동안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우리의 기상현상은 대부분 유라시아대륙쪽에서 우리나라 방향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대륙 서쪽에 위치해서 바다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유럽에서는 바다의 영향을 받아 연교차가 적은 해양성기후가 발달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대륙 동쪽에 위치해서 대륙에서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에 연교차가 큰 대륙성 기후가 발달합니다.
마지막으로 수륙분포로 인한 기후 특성이 나타납니다. 우리나라는 유라시아대륙과 북태평양 사이에 위치한 반도입니다. 대륙은 해양에 비해 먼저 가열되고 먼저 냉각되므로 겨울철에는 대륙 내부가 먼저 냉각되어 공기의 밀도가 커지고 압력이 높아져 고기압이 발달합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냉각이 늦은 바다에는 저기압이 발달하여 대륙에서 해양 방향으로 바람이 붑니다. 마찬가지로 여름에는 대륙이 먼저 가열되고 해양이 느리게 가열되므로, 상대적으로 공기의 밀도가 커 고기압이 있는 해양에서 저기압이 있는 대륙 방향으로 바람이 붑니다. 이렇게 계절에 따라서 방향이 바뀌는 바람을 계절풍이라고 부릅니다. 중위도에서는 편서풍이 지배적이라고 했는데, 사실 편서풍이 불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유라시아 대륙의 히말라야 산맥등 여러 산지를 거치면서 편서풍은 힘이 많이 약해져서 우리나라에서는 편서풍보다는 계절풍이 훨씬 우세하게 나타납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기단이 세력이 계절에 따라 변화하며 역동적인 기후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후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과 함께 우리나라 기후의 일반적인 특성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앞으로는 우리나라의 기후가 어떠한지, 하나하나 뜯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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