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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자료/사우고 수업자료(2017)

013 해안지형

by Thisis Geoedu 2017. 5. 14.

지난 시간까지 우리는 산지지형과 하천지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우리 땅의 모습의 큰 틀을 결정하는 것이 산지이고, 육지의 물질들을 움직이게 해주는 것이 하천이라면 이제는 마지막, 해안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해안은 말 그대로 바닷가입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이기 때문에 해안지형의 중요성이 작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해안지형을 이해하려면 바다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바다에 놀러가면 볼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다의 해수면이 일렁이며 해안으로 다가오는 것, 바로 파도입니다. 파도는 바람에 의해 바닷물의 표면인 해수면을 움직여서 만들어지며, 바닷가에 와서 부딪히면서 지형을 만들어냅니다. 이렇게 지형형성에 작용하는 파도의 에너지를 파랑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파도와 육지의 모양에 따라 해안선을 따라서 흐르는 바닷물의 흐름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러한 흐름은 연안류라고 합니다. 그리고 달이 지구에 있느 바닷물을 끌어당기게 되면 해수면의 높이가 올라가게 됩니다. 달 때문에 하루에 두번씩 해수면이 위 아래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일을 반복하는데, 물이 올라오는 경우는 밀물이라고 하고 물이 내려가는 경우는 썰물이라고 합니다. 조금 어려운 말로는 만조와 간조라고도 부릅니다. 이러한 밀물과 썰물의 차이를 조석간만의 차라고 부르고, 밀물과 썰물로 인해 생기는 바닷물의 흐름은 조류라고 부릅니다.

육지 중에 바다로 튀어나온 곳은 우리가 곶이라고 부르고, 바다가 육지 쪽으로 깊숙하게 들어온 곳은 만이라고 부릅니다. 김포는 알다시피 바닷가를 가까이 하고 있어서 이를 지명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 대곶면, 월곶면이 그것입니다. 실제 가보지 않더라도, 육지가 튀어나온 곳이라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서해안에는 이렇게 곶과 관련된 지명을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해안을 이해하려면 우리나라 바다의 특징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동해는 엄청나게 깊은 바다입니다. 바닷물의 양이 많은데다, 일본열도 등으로 큰 바다로 가는 길이 비교적 막혀있는 편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산지지형 형성과정을 다시 떠올려보면, 태백산맥이나 함경산맥 등의 주요 산맥이 해안에 매우 인접한 형태를 띕니다. 이 것을 다르게 해안선과 산맥이 평행하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해안선의 드나듦이 비교적 단순한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섬도 많지 많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는 먼 바다에서 다가오는 파랑이 해안지형을 만드는 데 주도적으로 역할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황해는 다릅니다. 동해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얕은 바다인데다, 동중국해와 만나는 부분이 넓게 뚫려있습니다. 황해는 어찌나 수심이 얕은지 빙기때까지만 해도 모두 육지였고, 중국와 우리나라의 하천이 모두 황해에서 모여 동중국해로 빠져나갔습니다. 황해의 평균 수심은 40m정도이고, 가장 깊은 곳도 100m에 미치지 못합니다. 거인이 초고층 건물을 뽑아다가 박을 수 있다면 황해 어디에 받아도 충분히 꼭대기는 튀어나올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의 산맥의 형성과정을 생각해보면, 중생대에 여러 방향으로 지질 구조선이 만들어지고 신생대 3기에 경동성 요곡운동이 일어나면서 차별침식이 이루어져 지질 구조선 방향에 따른 2차 산지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산지들은 황해에 나란한 것이 아니라 찌르는 방향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빙기에 침식이 이루어져 산지 사이사이에 수많은 골짜기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후빙기에 다가오면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결국 과거의 골짜기는 바닷물이 들어와 만을 만들게 됩니다. 그래서 서해안에는 곶과 만이 어마어마하게 많고, 섬도 많아 해안선의 드나듦이 매우 복잡하게 나타납니다. 이러한 해안선을 에스파냐의 서해안에 있는 이름을 따서 리아스식 해안이라고 부릅니다. 전남을 중심으로 한 서남해안의 경우 섬이 어찌나 많은지 다도해라는 별명도 붙었습니다. 한반도에는 섬이 3천여개가 있다고 했는데, 전라남도에만 섬이 천개가 넘으니 다도해라는 별명은 정말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동해안에서는 동해의 특성상 섬이 적고 먼 바다에서 만들어지는 파도가 한반도까지 다가오기 때문에 파랑이 주도하는 해안이 만들어집니다. 육지 중에 튀어나와 파랑에너지가 집중되는 곶에서는 침식이 일어나고, 육지 중에 안쪽에 있어서 파랑 에너지가 분산되는 곳에서는 퇴적이 일어납니다. 튀어나온 곳은 깎이고 들어간 곳은 채워지는 상황에서는 파랑에 의해 저절로 해안선은 단순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거시적으로 동해안의 해안선은 단순한 형태를 보입니다.

파도가 깎아서 만들어지는 지형들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먼저 파랑이 해수면 주변을 깎아나가면서 만들어지는 해안가의 절벽과 평평한 땅이 있습니다. 이러한 절벽은 해식에, 평평한 땅은 파식대라고 부릅니다. 해식애 주변에서 기반암 중에 상대적으로 절리가 많이 있는 경우 그 부분이 먼저 침식당하여 동굴을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동굴은 해식동이라고 부릅니다. 반면 파식대 주변에서 기반암 중에 상대적으로 절리가 적게 있는 경우 그 부분은 침식에 강해 형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한 경우는 바다 가운데 암석이 우뚝 서있는 모양으로 남게 되는데 영어로는 시스택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바위에 촛대바위라는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시스택 중에서 중앙부의 절리가 많아 구멍이 뚫리면 문 형태의 바위가 되는데, 이러한 경우 시아치라고 부릅니다. 모두 다 파도가 깎아서 만든 파랑의 침식지형에 해당합니다.

동해안에서는 이러한 해안침식과 연관되어 발달하는 특이한 지형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현재 지형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운동이 무엇이었는지 기억나나요? 바로 신생대3기의 경동성 요곡운동입니다. 이 운동은 특히 동해에 인접한 곳에서 융기가 집중되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위평탄면이나 감입곡류하천을 배울 때도 언급되었던 내용이지만, 우리나라가 융기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지형들입니다. 우리나라 동해안을 따라서 계단 모양의 지형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이 것을 해안단구라고 합니다. 해안단구는 과거의 해식애와 파식대가 만들어진 뒤 융기를 받고, 새롭게 해식애와 파식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며 형성됩니다. 그래서 지금 하안단구와 마찬가지로 단구면은 현재 물의 영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마도가 높은 둥근 퇴적물을 발견할 수 있으며, 농경지나 취락, 도로 등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반면 파도가 약한 곳에서는 파랑에 의한 퇴적지형이 만들어집니다. 곶에서 깎여서 만들어진 물질 등 바다에 있는 물질들은 연안류를 따라 이동하면서 퇴적되는데, 그 물질이 모래가 많은 경우에는 사빈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흔히 모래사장이라고 부르는 것은 대부분 사빈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퇴적된 모래의 형태가 좁고 길쭉한 형태로 나타나면 사주라고 부릅니다. 사주 중에 육지에 붙어서 성장하고 있고 한쪽 끝이 휘어지는 경우는 사취라고 부릅니다. 대부분의 사취와 사주에는 사빈이 발달해 있습니다.

동해안에서는 이러한 사주와 연관되어 발달하는 특이한 지형이 있습니다. 만의 입구에 사주가 성장해서 바닷물이 출입하기 어려워지면 해안가에 호수가 만들어지는데, 이러한 호수를 석호라고 부릅니다. 하천의 물은 민물이라서 담수라고 부르고, 바닷물은 짠물이라서 염수라고 부르는데, 석호에서는 담수와 염수가 만나 기수라는 독특한 생태계를 만들어냅니다. 석호는 사주가 천연 방파제 역할을 하고 외해와는 막혀있기 때문에 항구로 이용되기도 하고, 사주의 사빈이 바로 인접하고 아름다워 관광지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릉의 경포, 속초의 청초호 등 우리나라에는 동해안을 따라 이름난 석호들이 많습니다. 다만 이런 석호에 유입되는 하천은 물만 오는 것이 아니고 퇴적물을 함께 가져오기 때문에 모든 석호는 퇴적되어 점차 축소될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경포의 수심을 나타낸 기록만 보아도 점차 얕아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해안은 특히 산지가 해안에 매우 인접해 있어 평야를 찾기 힘들기 때문에 이러한 석호가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만들어진 평야에는 사람들의 농경지나 시가지가 조성되기도 합니다. 다만 요즘에는 석호의 가치가 높아 일부러 석호 바닥을 파는 준설공사를 시행하거나 석호로 유입되는 하천을 아예 돌려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서해안과 같은 리아스식 해안에서는 파도가 다가오다가 먼 바다에 있는 섬이나 곶에서 부서져 힘이 약해집니다. 서해안에서도 파랑이 강한 곳에서는 해안침식지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서해안에서 중심을 이루는 것은 파랑이 아니라 조류입니다. 서해안의 조수간만의 차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손꼽힐만한 크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밀물일 때의 수면과 썰물일 때의 수면 사이에 생기는 높이의 차이를 조차라고 하는데, 아산만의 경우 조차가 8미터가 넘게 나타납니다.

서해안의 조차가 워낙 큰데다 경사가 완만한 곳이 많다 보니 밀물일 때 잠기고 썰물일 때에 드러나는 구역이 넓게 발달합니다. 그 땅을 간석지라고 부르는데, 특히 만입부처럼 파랑 에너지가 약한 곳에서는 퇴적물이 쌓이게 됩니다. 우리가 서해안에 가면 흔하게 볼 수 있는 지형, 바로 갯벌입니다. 갯벌은 미립질에 속하는 점토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김포 앞바다는 황해도와 충청남도 사이의 들어간 바다라서 경기만이라고 부르는 바다의 일부분입니다. 이미 가본 학생들은 알고 있겠지만, 경기만에는 대규모로 갯벌이 발달해 있습니다. 여러분들에게는 시시해보이는 갯벌이지만, 세계적인 규모의 갯벌을 설명할 때에 꼭 꼽히는 것이 경기만을 비롯한 우리나라 서해안의 갯벌입니다.

우리나라 서해안에는 갯벌이 광범위하게 발달하지만, 예외적인 특이한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서해안에서 황해쪽으로 툭 튀어나온 충청남도 서부의 태안반도입니다. 이 지역은 외해로 튀어나와 있어 파랑의 영향이 강하고, 그래서 파랑의 침식으로 인한 물질들이 가까운 곳에 퇴적되어 서해안에서 보기 드문 사빈이 소규모로 발달하기도 합니다. 사빈에 쌓여있는 모래는 바다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에 의해 육지 쪽으로 이동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이동한 모래에 식물이 자라면서 모래를 붙잡아두게 되면 모래가 점차 언덕을 이루며 성장합니다. 모래언덕을 사구라고 부르는데, 일반적으로는 모래가 많고 바람이 강한 사막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지형입니다. 하지만 사막 없는 우리나라에서도 사구를 찾을 수 있는데, 해안지역에서 발달하므로 해안사구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서 사빈이 잘 발달한 곳은 동해안이므로, 해안사구가 발달하기 쉬운 곳도 역시 동해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람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한 바람은 언제 불까요? 모르겠다면 노래를 불러보면 간단합니다. 손이 시려워 꽁, 발이 시려워 꽁, 무엇 때문이죠? 바로 겨울 바람입니다. 우리나라는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겨울 바람이 매우 강하게 작용하는 지역입니다. 그런데 그런 겨울 바람은 동해안에서는 함경산맥과 태백산맥이 막아주기도 할 뿐더러, 육지에서 바다 방향이므로 해안사구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반면 태안반도에서는 황해를 건너온 바람이 사빈의 모래를 쓸어올려 언덕을 만들어주므로 해안사구가 대규모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신두리 해안사구도 태안반도에서 볼 수 있는 지형입니다.

남해안의 경우 서해안의 특징과 동해안의 특징을 모두 살펴볼 수 있는 곳입니다. 서쪽으로 갈수록 조차가 커지고 동쪽으로 갈수록 조차가 작아져 서해안과 동해안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다가, 해안선의 드나듦이 몹시 복잡해서 가까운 곳에서도 지형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바꾸어 말하면 지형의 다양성이 매우 높은 해안이 바로 남해안입니다.

남해안에서도 만의 입구가 매우 좁은 곳을 따라서 서해안과 유사하게 조류에 발달하는 갯벌을 볼 수 있습니다. 고흥반도와 여수반도로 막혀있는 순천만이나 여수반도와 남해도로 막혀있는 광양만은 이러한 갯벌이 발달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남해에서도 파도에 의해 만들어진 지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 거제도에서는 절리를 따라서 만들어진 해안의 절벽이 아름다워 바닷가에 있는 금강산 같다는 뜻에서 해금강이라고 불리는 지형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남해안에서는 배후에서 공급된 암석들이 가까운 해안으로 이동하여 서로 부딪히며 만들어진 돌들이 쌓인 해변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갈은 한자로 역이라고 쓰기 때문에 모래가 쌓인 곳은 사빈이었던 것처럼  이러한 해안은 역빈이라고 부릅니다. 순 우리말로 동글동글한 돌은 몽돌이라고 불러서 몽돌해안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완도의 구계등이나 거제의 몽돌해안 등이 대표적으로 꼽힙니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좁은 국토 면적에 비해 매우 다양한 형태의 해안 지형이 발달한 곳입니다. 앞으로 바다를 여행할 때에도 한번쯤 이 지형이 어떻게 만들어 진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 수업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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