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까지 우리나라의 하천이 가지고 있는 특징과 하천이 만들어낸 여러 지형들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인간이 거주한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인구밀도도 높아서 인간이 활동한 흔적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특히 하천은 생활에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어 더욱 관심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우리나라 하천의 큰 특징 중의 하나가 바로 하천의 하상계수가 매우 크다는 점입니다. 전체적인 강수량이나 유량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닌데, 여름철에 강수가 집중되다보니 물을 관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게다가 인구밀도가 높아서 사실 한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이 그리 넉넉한 편도 아닙니다. 하천 유황이 불안한 덕분에 비가 많이오면 홍수, 적게 오면 가뭄이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물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을 다스려서 이익을 얻기 위한 시설을 수리시설이라고 하는데, 우리 선조들은 이러한 유량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수리시설을 설치해왔습니다. 하천에 둑을 쌓고 물을 저장하는 경우 저수지라고 부르는데, 옛날부터 소규모 저수지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시냇물에 작은 규모로 물의 흐름을 막아 물이 적을 때에 대비하는데, 보라고 부릅니다. '봇물 터지다'라는 말을 들어봤나요? 보가 무너지게 되면 저장되어있던 물이 빠르게 흐르기 때문에 붙은 말입니다.
근대 이후에는 기술의 발달로 만드는 둑의 크기도 엄청나게 커지는데, 이러한 둑을 댐이라고 부릅니다. 한국의 댐은 홍수를 조절하기 위해 짓는 경우가 많지만, 이왕 짓는 김에 물길을 내고 수차를 놓으면 수력발전도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댐에 저장된 물은 호수이기 때문에 관광지로 쓰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는 댐은 다목적 댐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이러한 다목적 댐을 하천 곳곳에 세워 하상계수를 상당 부분 낮추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하천의 유역별로 상황이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물이 넉넉한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물이 부족한 지역으로 물을 끌어오는 경우도 유역변경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거대한 호남평야에는 만경강과 동진강이 흐르는데, 상대적으로 하천의 규모가 작은 편입니다. 드넓은 논에 공급해야 할 물은 막대한데, 하천은 상대적으로 작은 셈입니다. 그래서 인근에 있는 금강이나 섬진강에서 유역 변경을 실시해서 사용하는데, 유역 변경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산지가 동쪽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서쪽으로 흐르는 하천은 유량이 풍부한 대신 동쪽으로 흐르는 하천은 경사가 급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한 경우에는 산지 서쪽에 댐을 짓고 도수 터널을 지어 동쪽으로 물을 끌어온 다음에 급경사를 이용해서 수력발전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수력발전의 방식을 유역 변경식 발전이라고 합니다. 유역 변경식 발전은 완경사의 물을 급경사로 끌어오는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유역변경은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는데, 수력발전의 방식에 대해서는 나중에 전기생산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하상계수를 낮추기 위해 댐을 짓다보니 깨달은 것이 있는데, 바로 숲의 기능입니다. 산에 숲이 조성되어 있으면 비가 올 때에 땅을 뿌리로 붙잡아 유실되지 못하게 막아주고, 토양은 물을 머금어 하천으로 지하수가 천천히 유입되도록 도와줍니다. 다시 말해서 숲이 많으면 저절로 하천의 유량이 급격하게 변하지 않도록 도와준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숲을 녹색 댐이라고 부르기까지 합니다. 우리나라는 땔감으로 나무를 베기도 하고 한국전쟁으로 민둥산이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수십 년간 숲을 아끼고 보호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규모 하천의 또다른 특징이 감조하천이 많다는 것입니다. 바닷물이 하천 하류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가뜩이나 비가 많이 오는 상황에서 바닷물이 밀물이라서 수위가 올라오면 물이 잘 빠져나가지 못해 홍수의 피해가 엄청나게 커지게 됩니다. 게다가 바닷물이 거슬러 올라오게 되면 소금기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는데, 이를 염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염해를 막기 위해 하구에 거대한 둑을 만들기도 하는데, 이러한 시설을 하구둑이라고 부릅니다. 금강, 영산강, 낙동강에는 하구둑을 짓고 염해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하구둑에 모이는 물을 공업용수 등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인구밀도가 높고 도시화가 많이 진전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 도시이다보니 도시에 흐르는 하천도 많습니다. 도시에 흐르는 하천은 도시하천이라고 부르는데, 자연상태의 하천과는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먼저 인간활동으로 만들어진 오염물질들이 비가 오면 하천으로 그대로 유입되어 생태계가 파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시를 흐르는 하천이 더럽고 지저분한데다가, 건너기 위해서는 다리를 놓아야 하니 교통도 불편해집니다. 그래서 도시의 하천을 아예 뚜껑으로 덮어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렇게 하천을 덮어버리는 것을 복개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도시하천들이 복개되어 도로나 주차장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건물을 그 위에 짓기도 하였습니다.
비가 오면 땅은 질척거리고, 마르면 흙먼지가 날립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편의를 위해 도로를 만들거나 건물을 지어 땅을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로 덮어버립니다. 선물을 싸는 것처럼 땅을 덮어버리는 것도 포장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도시는 포장되어있는 면적이 늘어나게 되는데, 도시 하천의 경우 유역 내에 포장되어있는 면적의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문제는 자연하천의 경우 비가 오면 대부분 일단 지하로 흡수되어 천천히 하천으로 유입되게 되는데, 도시 하천의 경우 지하로 흡수될 수가 없어 대부분의 물이 바로 하천으로 유입됩니다. 게다가 도시는 토지의 활용을 위해 직강화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강화를 하면 하천 유로가 짧아져서 물이 빨리 들어오고 빨리 나가게 됩니다. 비가 내리면 하천의 수위가 올라가게 되는데, 가장 높을 때의 수위를 첨두수위라고 부릅니다. 같은 양의 비가 내려도 자연 상태의 하천보다 도시의 하천은 첨두수위가 일찍 올 뿐만 아니라 훨씬 더 높게 옵니다. 다시 말해 홍수 피해가 커지기 쉽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이러한 도시하천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복개한 구간을 다시 벗겨내고 노출시키고,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부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천 주변에 식물을 심거나 습지를 만들어주는 등 도시하천도 자연상태의 하천과 비슷한 모습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을 생태하천 복원사업이라고 하는데,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삶의 질을 올려주는 부분도 있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인간은 물 없이는 일주일도 살 수 없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물을 얻는 것은 하천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중요한건 하천을 어떤 식으로 활용하든 어쩔 수 없는 한계는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하천을 아끼기 위한 실천이 일상생활 속에서도 필요한 실정입니다. 숲을 가꾸고, 물을 아껴쓰고,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는 노력들이 이어질 때 우리나라는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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