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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자료/사우고 수업자료(2017)

009 한반도의 산지

by Thisis Geoedu 2017. 4. 5.

지난 시간에는 엄청 복잡하고 어려웠던 내용을 배웠습니다. 땅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수십 억 년의 이야기였기때문입니다. 우리 땅은 만들어진 지 오래되었고, 중간중간 매우 복잡한 일들을 겪었기 때문에 그 내용이 간단할 수는 없습니다. 너무 부담된다면 과감하게 제껴놓아도 괜찮습니다.

이번에는 지금 우리 국토의 모습이 왜 이러한지, 다시 말해 지형이 왜 이렇게 생겨먹었는지를 살펴볼 예정입니다. 그에 앞서서 뼈 이야기를 좀 해야될 것 같습니다. 우리가 활동하다 보면 힘을 잘못 받아 뼈에 금이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금이 간 뼈는 그 자리가 나중에 부러질 확률이 올라갑니다. 만약 그 금이 한개가 아니라 여러 개의 금이 마구 밀집해있으면, 더 부서지기 쉬울 것이구요.

암석도 마찬가집니다. 암석도 힘을 받으면 금이 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것을 절리라고 합니다. 그리고 절리가 많이 있는 곳은 상대적으로 풍화나 침식에 더 취약해집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땅도 마찬가집니다. 땅덩어리도 힘을 받아서 부서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땅에도 금이 가게 되는데, 그 것을 구조선이라고 부릅니다. 지난 시간까지 여러 차례 언급되었던 그 구조선들은 바로 땅이 힘을 받아 금이 간 경우라고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우리 국토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겪었던 가장 큰 일은 대보조산운동이었습니다. 중생대 중기에 있었던 대보조산운동은 우리 국토의 중남부지방에 엄청난 힘을 가했고, 북동-남서 방향으로 금이 갔습니다. 그리고 그 금이 상대적으로 엄청 몰려있는 경우가 있고, 덜 몰려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전기의 송림변동이나 후기의 불국사변동을 비롯해서 우리 국토에 있었던 수많은 운동들은 나름대로 흔적을 남겼고, 그 흔적들이 구조선이라는 이름으로 땅에 남았습니다.

하지만 중생대라고 해도 최소한 몇천만년 전에서 몇억년 전입니다. 그 오랜 시간동안 수많은 비바람들이 거쳐가며 깎아나갔습니다. 마치 여러분들의 앉은키가 조금씩은 다른 것과 비슷합니다.

지금의 국토에서 볼 수 있는 산지지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신생대 3기의 경동성 요곡운동입니다.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이유는 상대적으로 신생대는 지금 시점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흔적이 남아있는 것입니다. 경동성 요곡운동은 단어를 뜯어서 보면, 치우쳐서 융기했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니까 이 시기에는 동해쪽에서 밀어붙이는 힘이 작용했습니다. 그래서 그 힘이랑 가까운 지역은 융기를 엄청나게 많이 해서 고도가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지역은 상대적으로 융기를 적게 해서 고도가 별로 높아지지 않았습니다. 마치 복도쪽 학생들은 일어나서 손까지 번쩍 들었다면, 창문쪽 학생들은 엉덩이만 살짝 뗀 경우라고 할까요. 그래서 융기의 정도가 달랐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그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한반도의 산지는 서쪽보다는 동쪽에 더 치우친 형태를 가집니다. 이를 고도로 비교하여 동고서저 지형이라고 부릅니다. 앞으로 주구장창 나오게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산지가 동쪽에 치우쳐 있다보니 여러가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먼저 산지는 고도가 높으니, 물이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이를 분수령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동쪽에 있는 산지들 덕분에 주요 하천은 이 산지들을 기준으로 나뉘게 됩니다. 그래서 하천의 특색도 산의 서쪽과 산의 동쪽이 크게 나타납니다.

또 산지가 남북방향으로 길쭉하게 나타나다보니 동서방향으로는 왔다갔다하는데 불편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주요 교통망을 보아도 동서방향보다는 남북방향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가장 빠른 철도교통인 고속철도만 봐도 크게 보면 노선이 두개입니다. 서울에서 부산방향의 경부선과 서울에서 목포방향의 호남선이 있습니다. 모두 남북방향입니다. 동서방향으로는 같은 고속도로를 놓더라도 터널 구간이 많아져 공사비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교통이 불편하다는 이야기는 바꾸어 말하면 사람들의 생활권도 나뉜다는 의미가 됩니다. 실제로 전라도와 경상도는 거리상으로는 인접하지만 지리산을 넘어다니는 것이 쉽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사투리도 상당히 다르게 나타납니다.

산지는 기후를 나누기도 합니다. 아까 손을 높게 든 학생들을 생각해봅시다. 배구에서도 손을 높게 뻗어 블로킹 자세로 나오면 상대방이 공을 넘기기가 어려워집니다. 마찬가지로 고도가 높으면 구름도 넘어가기가 어렵습니다. 구름이 높은 산을 넘어가려다보면 너무 힘들어서 배낭이나 짐을 내려놓고 넘어가야됩니다. 구름이 놓고 갈 짐이 무엇일까요? 바로 비나 눈입니다. 그래서 산을 올라가면서는 눈이나 비를 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엊그제 4월 1일은 주말이었습니다. 집에 있기 뭐해 여의도에서 봄꽃축제를 갈까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날 강원도 산간지역에서는 눈이 오고 있었습니다. 그리 넓지 않은 국토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차이를 보이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산지때문입니다.

산지의 서쪽과 동쪽의 경사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수력발전에서 다시 다루겠지만, 유역변경식 발전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경사가 완만한 쪽에 큰 댐을 짓고, 산에 터널을 뚫어서 급한쪽으로 물을 옮긴 뒤에 낙차를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우리나라도 산지가 치우쳐있어 유역변경식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주요 산지가 동쪽에 치우쳐있다면, 서쪽에 있는 산지는 무엇일까요? 산지를 형성 원인에 따라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신생대에 융기를 직접적으로 받은 산들은 1차산맥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 융기가 진행되면서 덩달아 주변의 땅들도 같이 융기를 합니다. 그러다 예전에 받았던 그 충격들이 생각납니다. 구조선입니다. 구조선이 많이 모여있는 곳들은 자꾸 깎여나가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구조선이 적은 지역들이 버텨내면 주변보다 고도가 높은 상태로 남게 됩니다. 그런 과정을 구조선에 의한 차별침식이라고 부르는데, 이렇게 생긴 산지들은 2차산맥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의 1차산지와 2차산지의 모습은 대략적으로 허리뼈와 갈비뼈에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엄청 굵고 중요한 허리뼈는 동쪽으로 치우쳐서 나타나고, 허리뼈에 붙어서 서쪽으로 갈비뼈가 뻗어나가는 모양이 됩니다. 2차산맥의 방향은 구조선의 방향으로 파악하면 됩니다. 1차산맥은 2차산맥에 비해 훨씬 고도가 높고 산맥의 연속성이 뚜렷하지만, 2차산지는 상대적으로 고도도 낮고 산맥의 연속성도 떨어집니다. 1차산맥과 2차산맥을 잘 비교해보고, 지도에서 위치를 한번 찾아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우리 국토가 이러한 과정으로 형성되었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고도가 높은 곳을 우리는 산이라고 부르는데, 산은 여러분들이 등산해본 경험을 살려보자면 오르락내리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형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일어나고 엎드리는 것에 비유해서 기복이라고 표현하는데, 고도가 높은 산은 대부분 융기와 침식의 영향으로 지형의 기복이 큽니다. 하지만 고도가 높은 지역 중에 일부는 상대적으로 지형이 평탄해서 기복이 매우 적은 경우도 나타납니다. 우리는 이러한 지형을 높고 평탄한 땅이라는 의미에서 고원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국토에서도 이러한 고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개마고원이나 대관령 일대, 진안고원 등은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지역들은 모두 1차산맥과 인접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 고원들이 과거 평탄했던 곳들이 한꺼번에 융기를 받아서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평탄한 면이 일부 남아있다는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만들어진 고원은 따로 구분해서 고위평탄면이라고 부릅니다. 평탄편은 상대적으로 기복이 적은 평평한 땅이라는 뜻이고, 고위는 고도가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고위평탄면이랑 우리랑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사람들은 사실 농사짓기도 편한 평야지대에서 사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고위평탄면이 아무리 평탄하다고 해도 평야지대보다는 기복이 있는 편이고, 면적도 좁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선호되는 농사는 예로부터 논농사였는데, 고도가 높은 산지는 물도 구하기 힘들 뿐더러 기온이 낮아서 작물들이 쑥쑥 잘 자라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닥 살고싶은 땅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한국인들은 아무래도 김치를 많이 먹게 되는데, 김치에 필요한 채소들을 엄청나게 소비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고도가 낮은 저지대에서는 보통 일년에 봄과 가을 두 차례 농사를 지을 수 있는데, 고위평탄면 지역은 상대적으로 추워서 두 번이나 농사를 짓지 못합니다. 하지만 한 번만 농사 지을 수 있는 시기가 상대적으로 서늘한 여름이고, 김장으로 인한 소비가 많은 가을철에 저지대와는 다른 시기로 수확이 가능합니다. 다시 말해 충분히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지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고위평탄면에서는 유독 밭농사가 활발한데, 이러한 농업의 형태를 고랭지농업이라고 합니다. 고랭지농업은 높고 서늘한 땅에서 하는 농업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고랭지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후적인 특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신선하고 좋은 채소를 생산해도 내다 팔 수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고랭지농업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소비할 수 있는 도시까지 신속하게 옮길 수 있는 교통수단이 반드시 발달해야한다는 조건도 함께 제시할 수 있습니다.

고위평탄편은 고랭지농업의 무대가 되기도 하지만, 목축업도 시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적으로 저지대보다 땅 가격도 낮아서 넓은 부지를 확보할 수 있고, 서늘해서 동물의 전염병이나 벌레 걱정도 적습니다. 그래서 고원 일대에 목장이 만들어진 경우들이 제법 많습니다.

최근 가장 화두가 되는 것은 바로 스키장입니다. 고도가 높아 춥다보니 눈이 잘 안녹고 상대적으로 경사가 완만한 편이라서 각종 동계스포츠를 즐기기에 적절한 지형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상황이라, 아마도 더욱 관심이 많이 갈 것 같습니다.

앞으로 배우는 지형은 아마도 시험에서 지형도라는 지도를 통해서 문제를 출제하는 경우가 자주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형도는 지형을 드러내주는 지도인데, 읽는 방법을 배우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컴퓨터로 공부한다고 하면 입체 지도도 얼마든지 볼 수 있을텐데, 대부분 시험은 흑백으로 인쇄된 종이로 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지형을 표현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는데, 지도에서는 그 것을 고도를 표시하는 선으로 약속을 정했습니다. 그 선을 등고선이라고 하는데, 같은 고도를 이은 선을 의미합니다. 지도 안에 선이 있다면 그 선에 적인 숫자를 보고 고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의 형태들을 보면 지형의 형태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산지지형은 고도가 높고 지형기복이 심해 일반적으로 등고선 사이의 간격이 좁고 복잡한 경우가 많습니다. 고위평탄면은 고도는 높은데 다른 지역에 비해 등고선의 간격이 넓은 편입니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개념이므로 사례를 보고 감을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한반도 산지 형성부터 시험문제 푸는 팁까지 많이 다루었습니다. 오늘도 배우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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