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3요소라는 개념 혹시 들어봤나요? 흔히 국민, 주권, 영토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개념은 근대 이후에 형성되었는데, 아마 일반사회시간에 많이 들어봤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한국지리 시간이니, 그 중에서도 영역에 대해서 살펴볼 예정입니다.
영역은 한 나라의 주권이 미치는 공간적인 범위인데, 수평적인 측면과 수직적인 측면을 모두 고려한 입체적인 개념입니다. 영역은 크게 영토, 영해, 영공으로 나뉩니다. 영역은 국가 그 자체와 관련있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책상을 붙여 앉아있는 짝궁이 자꾸 넘어와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람의 심리인데, 국가와 국가 사이에도 당연히 비슷한 측면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국가의 주권과 상관이 있으므로, 영역의 개념은 국방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먼저 영토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영역이라고 하지 않고 영토라고 하는 이유는, 우리가 땅 위에서 살다보니 아무래도 영역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곳을 영토로 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영토가 영역을 대표하기도 합니다. 한국지리니까 우리의 영토에 대해 살펴보아야 합니다. 우리의 영토는 아예 대한민국 헌법에 못박아두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 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각 나라에는 법률의 상위에 헌법이나 기본법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영토를 아예 규정하고 있는 나라는 흔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헌법에 영토 조항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의미를 신경써야 한다는 것일테니, 한번 하나씩 뜯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합시다.
한반도는 무엇일까요? 우리 선조들이 수천년간 살아왔던 삶의 터전인 이 공간입니다. 우리 국토를 표현하는 단어가 여러 개가 있는데, '동국','동여','청구'등의 단어들은 모두 우리 땅의 별명들이고, 우리 지도의 이름에 들어갔습니다. 다른 말들은 '조선', '한', '고려' 등인데, 모두 나라의 이름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 중 국제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이름은 고려입니다. korea가 고려를 받아적은 것이니까요. 조선이라는 이름은 단군할아버지가 쓰고 나중에 또 쓰입니다. 여러분들이 역사시간에 자세하게 배웠던 그 조선입니다. 그리고 '한'이라는 지명은 마한, 변한, 진한이라는 삼한시대에 등장해서 한동안 안보이다가, 대한제국에서 오랜만에 다시 등장하게 됩니다. 우리의 국토는 세종대왕 이후 600여 년간 삶의 터전이 되어왔고, 대한제국이 계승하였으며,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임시정부를 계승하고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실질적으로 북쪽에 통치력을 행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헌법에 우리 영토를 한반도라고 아예 딱 표시해놓았고, 포기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여기서도 분단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것은, 우리는 공식 국명이 '대한'민국이기 때문에 '한반도'라고 부르는데, 북한은 공식 국명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기때문에 '조선반도'라고 부른다는 점이죠. 그럼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부를까요? 남한과 북한 중 어디랑 친한지와 관련있습니다.
그 다음은 반도입니다. 반도는 세 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을 의미합니다. 한반도는 그럼 과연 어디까지일까요? 일단 한반도 중남부지방은 서해와 남해, 동해로 둘러싸였으니 반도는 확실해 보입니다. 그럼 유라시아 대륙에 붙어있는 북쪽 지방도 한반도라고 부를까요? 지형학적인 의미에서 한반도는 어디까지인지 의견이 나올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냥 통용되는 의미로 부릅니다. 이탈리아 등 다른 반도국가도 그냥 그 나라의 영토 전체를 반도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남한과 북한 가리지 말고 그냥 다 한반도로 불러도 됩니다.
그리고 부속도서입니다. 도서는 섬이라는 뜻이고, 부속은 딸려있다는 뜻입니다. 한반도와 같이 언급된 부속도서니, 한반도와 인접해있는 섬들은 우리 영토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됩니다. 한반도에는 약 3000여개의 섬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정확한 개수는 아직까지 파악하기가 몹시 힘이 듭니다. 무인도가 많긴 하지만 오랜 시간 우리의 터전이 되었던 곳들이고, 우리의 해양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이라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영토에서의 문제는 분단입니다. 그 어떤 문제보다도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단 이외의 몇가지 문제들은 대부분 북한의 국경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먼저 현재도 재중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간도입니다. 간도는 압록강과 두만강 북쪽의 지역으로, 조선인들의 이주로 인해 이미 예전부터 국경분쟁이 있어왔습니다. 청나라와 백두산에서 경계를 정하는 비석을 세운 바 있으나, 그 해석을 둘러싼 논쟁이 있었습니다. 대한제국시기 이 지역에 관리를 파견하기도 하였으나, 을사조약으로 외교권을 상실한 상태에서 일본이 청나라와 간도협약을 맺었고, 벌써 100년이 넘게 지난 상황입니다. 두번째는 백두산입니다. 중국의 중화인민공화국과 북한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중변계조약을 맺고 국경선을 확정하였는데, 여기서 백두산의 꼭대기인 천지를 둘로 나눠가지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우리가 중국을 통해서 백두산 천지를 방문할 수 있는 것도, 백두산 최고봉인 병사봉(장군봉)을 방문할 수 없는 것도 이 조약 때문입니다. 문제는 우리 대한민국은 그 조약을 인정한 바 없으며, 백두산 천지는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라는 점입니다. 대한민국의 공식 지도에는 백두산 천지가 우리 영토로 나와있습니다. 통일이 되면 꽤나 문제가 될 수 있는 사항입니다. 그리고 두만강과 압록강의 하중도입니다. 하중도는 하천에 있는 섬이라는 뜻인데, 하천에 있다보니 침식이나 퇴적으로 인해 지형이 변화하기도 합니다. 압록강 하류에 있는 비단섬은 간척을 통해 넓어졌으며, 하천 퇴적으로 인해 중국 측에 사실상 붙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영토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반면 두만강 하류에 있는 녹둔도는 하천의 유로변경과정에서 러시아측에 붙어버렸고, 러시아의 영토로 편입되었습니다. 언급했던 것처럼 영토 문제들은 대부분 북한과 관련되어 있어서 통일 이전까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음은 영해입니다. 우리가 발 디딜 수 있는 육지는 영토라서 상대적으로 쉬웠다면, 영해는 어려운 부분이 조금 있습니다. 바닷물은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해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기준을 꼭 설정해야 하는데, 기준이 되는 선을 기선이라고 부릅니다. 영해도 영역이다 보니 좁게 설정하기보다는 가급적이면 넓게 설정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가장 물이 많이 빠졌을 때의 해안선을 기준으로 삼는데, 이 선을 최저조위선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대부분 최저조위선을 기준으로 기선을 설정하고 바다 방향으로 12해리를 인접한 육지를 가진 나라의 영해로 설정합니다.
우리나라의 동해안은 상대적으로 해안선의 드나듦이 심하지 않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최저조위선을 기준으로 12해리가 적용됩니다. 이렇게 적용되는 기선은 일반적이기 때문에 통상기선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영해선은 해안선과 평행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서남해안은 해안선의 드나듦이 매우 복잡한데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엄청나게 큽니다. 게다가 바다에 섬도 많은데, 12해리를 적용하는 경우 섬과 육지의 상호작용이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영해선의 형태가 복잡해집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정리해버렸습니다. 제일 바깥쪽에 있는 섬들을 직선으로 이어서 그 가상의 선을 기선으로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이를 직선기선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서해안과 남해안은 가장 바깥쪽 섬을 이은 직선기선과 평행하게 영해선이 나타납니다. 제일 큰 섬인 제주도와 남해의 직선기산 사이의 거리가 24해리를 넘지 않아서 그 사이는 모두 우리의 영해로 편입됩니다.
문제는 부산 앞바다입니다. 우리의 영토와 일본의 쓰시마섬 사이가 너무 가깝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영해는 주인이 있는 바다이고, 주인이 없는 영해 바깥쪽의 바다는 공해라고 부르며 인류 전체가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한해협은 일단 너무 가까워서 우리나라와 일본이 사이좋게 나누어 가지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설사 가운데를 기준으로 북한과의 군사분계선처럼 영해를 설정했다고 해도, 흔들리는 바다에서 서로를 영해를 침범하지 않기 위해 지키는 것도 잠수함 같은 배가 지나가지 못하도록 한국이나 일본이 매번 감시하는 것도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사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영해는 주인이 있어 영해를 지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국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동해로 지나가고싶은 배들이 그 때마다 모두 일본이나 한국의 허락을 받아야된다면 몹시 번거로워집니다. 그래서 아예 일본과 한국이 모두 양보했습니다. 여기는 직선기선에서 3해리만 적용됩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보다 영해의 폭이 매우 좁습니다.
마지막으로 매우 먼 바다에 있는 울릉도와 독도입니다. 두 섬 모두 각 섬의 최저조위선을 기준으로 12해리가 적용됩니다. 그래서 이 쪽의 영해는 도넛 모양으로 섬을 둘러싸고 있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러다 해양의 개발이 대두됩니다. 먼 바다에서 물고기도 잡고, 각종 자원도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데, 그 바다에서 나는 이익은 누가 가져가는 것이 옳을까요? 우리 육지와 연결되어있는 대륙붕이니 우리가 가져가겠다는 식의 주장이 있다가, 여러 나라들이 합의를 보게 됩니다. 그 바다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가 가져가고, 그 범위는 200해리까지만 인정하기로 합니다. 이를 배타적 경제수역(EEZ)라고 부릅니다. 배타적경제수역은 각 나라의 기선으로부터 200해리까지만 적용이 되고, 일반적으로 12해리까지 영해니까 순수한 배타적경제수역은 188해리에 해당합니다. 배타적경제수역은 자원을 캐거나 물고기를 잡는 등 경제적인 이익은 취할 수 있지만, 영해는 아니라서 다른 나라 배가 지나가지 못하게 막거나 케이블을 설치 못하게 막을 권리는 없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배타적 경제수역을 획득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인접해있는 중국과 일본 모두 400해리 이상 떨어져있으면 서로 각자만 신경쓰면 될텐데, 너무 가까워서 합의를 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 각 국가와 협정을 맺고 배타적경제수역을 나누어가지고있습니다. 다만 서해상에는 한중잠정조치수역, 동해상에는 한일중간수역을 두고 두 나라와 함께 이용하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배타적경제수역에서 문제가 되는 점 하나는 중국 어선들이 자꾸 우리의 수역으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는 중국과 인접한 다른 나라에도 해당되는 일이라서, 각 나라별로 대응하는 방식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어도입니다. 이어도는 정확하게는 섬은 아니고 바다 밑에 있는 암초입니다. 해수면 아래 4m가 넘는 곳에 있는 암초라서 평상시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암초는 다른 어떤 곳보다 제주도와 인접해있는 국토 최남단 마라도와 인접해 있습니다. 그리고 제주도 주민들의 '이어도사나'라는 민요가 있습니다. 제주도 주민들은 평상시에 보이지 않지만 파도가 매우 위험해지는 상황에서 보이는 이어도를 살아서는 갈 수 없는 환상의 섬으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우리의 생활권에 속해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중국과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협상할 때 한국과 중국의 한 가운데인 선을 주장하고 있고, 중국은 동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가운데 선을 적용하게 되면 이어도는 우리의 수역으로 포함되는데, 우리는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를 설치하고 연구와 구조 등의 역할을 통해 주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일본과의 배타적경제수역에서 문제가 되는 점은 기준의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동해에 나가있는 섬은 독도이고, 일본에서는 오키섬입니다. 그러면 일본과의 협상의 기준은 각자의 섬을 기준으로 중간이 되는 선을 그어야 하는데, 문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한일중간수역은 독도와 오키섬 중간에 설정된 것이 아니라 울릉도와 오키섬 중간에 설정되어 있습니다. 일본 쪽 어장을 우리가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일본 측과의 협상에서 독도를 강하게 밀고나가 인정받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합니다.
마지막은 영공입니다. 영공은 영토와 영해의 상공입니다. 국방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지킬 수 없는 우주 공간으로 무한정 확대되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대기권이나 비행기가 다니는 고도까지만 인정됩니다. 하지만 우주항공의 발달로 인해서 점점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공과 별개로 영공의 방어를 위해서 설정하는 방공식별구역이 있는데, 우리와 주변나라는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는 경우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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