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사실상 섬나라입니다.
무슨 이야기냐구요? 우리나라는 자동차나 기차를 타고 다른 나라로 놀러가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알고 있겠지만, 분단된지 벌써 60여년이 지났고 아직도 통일은 요원해보입니다.
여러분들은 주민등록증을 발급받는 고등학교2학년입니다. 무럭무럭 자라서 신체건장한 경우 현역으로 복무하고, 현역 복무가 끝나면 예비역 복무가 이어집니다. 예비역 복무도 끝나면 민방위로 이어지구요. 남한과 북한을 합하면 7천만명이 넘는 국민들 중에 15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지금 이순간에도 군인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남북한에는 서로 왕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족들을 만나도 만날 수 없고 고향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이 100만 명에 이릅니다. 이를 이산가족이라고 부릅니다. 대부분은 연세가 많으신 상황에서, 최근에는 새터민들도 숫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남한과 북한 정부의 사정 때문에, 보통 사람들이 가족조차 편히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프기만 합니다.
그리고 남한에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기후와 넓은 평야에 기반하여 농업생산량이 많은 반면, 북한에는 지하자원이 많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과잉생산된 쌀을 처리하기 위해 각종 정책적인 요소를 고려하는 반면, 북한에서는 기아를 해결해야되는 입장입니다. 철도는 부산에서 베이징까지 연결되어 있지만 기차는 실제로 파주를 넘어서 달릴 수 없습니다.
이처럼 분단으로 인해 소모되고 있는 비용을 분단비용이라고 합니다. 그럼 분단만 비용이 들어가는 걸까요? 아닙니다. 통일에도 막대한 비용이 지불됩니다. 남한은 현재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무역 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입니다. 남북의 경제격차는 날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독일이 통일되기 전에는 서독과 동독으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서독은 자본주의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선진국이었고, 동독도 공산주의 세계에서도 순위권에 있는 국가였습니다. 그리고 그 둘의 격차는 3배 정도로 추정되었습니다. 통일이 되고 20년동안 통일 독일은 동독의 발전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고, 20여년이 지난 요즘에 와서야 그 격차가 줄어들었다고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남한과 북한의 차이는 서독과 동독의 차이보다 훨씬 심한 상황입니다. 통일이 되면 대한민국 국민 수준으로 북한 주민들의 생활 수준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그 시간과 비용이 막대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비용을 통일비용이라고 합니다.
합리적인 선택은 비용과 편익을 고려해야됩니다. 분단의 비용이 큰지, 통일의 비용이 큰지 생각해보고 비용이 작은 쪽으로 선택해야되겠습니다. 언뜻 보면 분단비용보다 통일비용이 커 보이는 것도 사실이고, 그래서 젊은 층에서 통일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는 것도 요즘의 흐름입니다. 하지만 분단비용은 분단되어있는 이상 꾸준히 지불되어야 하는 비용입니다, 반면 통일비용은 한 번 지불하면 계속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통일에는 편익이 따릅니다. 예를 들면 남한과 북한이 가지는 장점들을 결합하면 국토를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군사적인 대립으로 인한 소모적인 비용을 줄이면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이 생깁니다. 경제적인 무엇보다도 이산가족들이 서로 만날 수 있게 하고 새터민들이 고향을 방문할 수 있는 것은 인권의 측면에서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러한 통일이 가장 민감한 지역이 바로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북한과 남한은 휴전협정을 맺으면서 기준선을 그었는데, 이 선을 군사분계선이라고 부릅니다. 흔히들 휴전선이라고 부르는 그 선이 바로 군사분계선입니다. 군사분계선을 두고 대치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막기 위해 남북으로 2km를 띄우고 사이에는 무장한 군인들이 들어올 수 없도록 비무장지대를 설치하였습니다. 이 비무장지대가 영어로 DMZ입니다. DMZ의 남쪽과 북쪽에는 군인들이 서로를 경계하고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DMZ는 군사작전이 시행되는 위험한 지역이기 때문에, DMZ에 가까운 지역도 민간인의 출입을 국가에서 통제하고 있습니다. 민간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지역은 민간인통제구역이라고 부르고, 그 선을 민통선이라고 부릅니다.
DMZ의 출입이 통제되자 역설적인 일이 일어났습니다. 다른 지역에 도로가 놓이고 농경지가 만들어지고 생태계가 파괴되는 동안, 이 지역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온갖 생물들의 마지막 쉼터가 되었습니다. 인간의 비극으로 인해 생태계가 복원되어 그 가치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DMZ 주변지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군사적인 긴장이 큰 곳입니다. 다른 지역이 급격하게 성장하는 동안에도 DMZ 인근 지역은 민간인 활동이 통제되어 지역개발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이러한 지역을 접경지역이라고 합니다.
이런 접경지역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안보상의 관심을 넘어서 이제는 평화와 생태를 위한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뢰밭인 DMZ가 고라니의 놀이터로 변화한 것처럼, 접경지역도 남북 화해 협력과 통일의 시대가 온다면 그 어떤 곳보다 관심을 받을 곳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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