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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뿌직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by Thisis Geoedu 2025. 1. 20.

중등 교육 현장에서 지리 수업과 평가는 지역에 따른 음식 금기를 가르친다. 서남아시아와 북부아프리카에는 이슬람교 신자가 많고, 인도에는 힌두교 신자가 많으며, 종교에 따라 돼지고기와 소고기 먹는 것을 금기시한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할랄푸드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연결되고, 무리하면 유대교의 코셔까지 나온다. 종교가 늘 그렇듯이 논리적으로 인과관계를 설명할 필요는 없다.

음식문화의 수수께끼식재료에 대한 금기를 명쾌하게 정리하는 고전이다. 이름만 들어보았는데 읽고 보니 참 재미있다. 건조한 기후는 농경에 따른 부산물이 적고 물이 부족하지 때문에 돼지 사육에 적절하지 않다는 생태학적 이유를 제시하는 논리가 여기서 왔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문화가 단순히 상징성으로만 여겨질 것이 아니고, 인간과 자연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자연환경에 적응해나가며 만들어진 합리성의 산물이라는 관점이 참 마음에 들었다. 따라서 당연히 다른 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정의적 영역 측면에서 교육적이기도 하다.

세계 여러 지역의 음식문화를 정리하면서 돼지고기, 말고기, 우유, 벌레, 개고기 등 다양한 사례를 다룬다. 특별히 더 자세히 다루는 지역과 사례도 있는데, 인도의 암소와 미국의 소고기가 대표적이다. 식인, 임신 중 음식 등은 매우 특수한 소재라서 신기했다.

 폴리네시아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와 중부 멕시코는 개고기가 문화의 일부인 반면, 아메리카 북부의 원주민 집단에서 개고기를 극도로 기피한다. 불교를 채식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살생을 금하는 것이지 섭취를 금하는 것이 아니기에 부처 자신도 멧돼지고기를 먹었다. 동남아시아 불교 신자는 생선, 돼지고기, 물소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누에, 달팽이, 새우, 게, 거미 등을 먹고 몽골에서는 말고기를 먹는다. 힌두교도 대부분은 양고기, 염소고기, 닭고기를 더 많이 먹으려고 한다. 프랑스의 말고기나 건조아시아의 낙타고기, 동아시아와 북유럽의 우유 비교, 오스트레일리아의 딩고 등 각 지역에 대한 식재료 선호와 금기에 대한 사례가 풍부해서 재미있다.

최근 인류의 음식문화를 도덕적 관점에서 옳고 그름으로 접근하려는 태도가 자주 보였다. 특히 채식주의가 그러하다. 채식주의에 진정성을 가진 비건이 실재하지만, 고기만을 섭취하지 않을 뿐 달걀과 우유와 버터와 치즈와 생선을 먹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동물성 식품은 단순하게 무시할 대상은 아니다. 세계의 주요 종교는 신자에게 채식주의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사실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세계 모든 지역에서 동물성 식품을 식물성 식품보다 귀하게 여기고 갈망하며, 이를 생산하는 데 에너지와 부를 과하게 쏟아붓고 있는 점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런 측면에서 식물성 식품은 단지 생명을 유지시켜줄 뿐이지만, 동물성 식품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서 건강과 행복을 준다는 서술이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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