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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뿌직

한국인의 기원

by Thisis Geoedu 2024. 12. 18.

한국인에 대해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단일민족 신화를 강요받은 세대도 아니고, 혈통의 단일집단이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인종은 피부의 색을 임의로 구분한 것에 가까운 것임을 알게 되었고, 민족이라는 번역어가 가져오는 문제점도 인지하였다. Y하플로그룹과 미토콘드리아 DNA를 통해 부계와 모계 혈통을 추정해볼 수 있다는 점도 듣긴 했다. 결국 한국인이라는 것은 고대 삼한일통과 현대의 대한민국 사이 어딘가에서 많은 사연을 안고 있는 정도로 뿌옇게 자리잡고 있었다.

한국인의 기원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한다. 인류의 기원부터 현대의 기후변화까지 세계 곳곳을 훑으며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책을 읽다보면 어떻게 한 인간이 이렇게 방대한 사실을 엮어서 이야기로 만들 수 있는지 경이로움을 느끼곤 했다. 지리학의 이야기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감사한 마음까지 들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이런 결과물을 내놓는 교수의 존재가 마냥 부럽기도 했는데, 이제는 우리나라도 이런 책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 내심 뿌듯함이 느껴졌다.

아프리카에서 나온 인류가 유라시아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한반도에 왔던 인간들은 어떤 흐름을 거쳤는지 정리한다. 다만 등장하는 사례 지역이 워낙 다양하다보니 바로바로 파악이 잘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대학에서 고고미술사 수업도 들었으니 기초적 수준의 교양은 있다고 자만했는데, 조금 더 배경지식이 탄탄하게 있어야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고기후의 변화에 관련된 부분은 정리가 깔끔해서 쏙쏙 이해가 잘 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다른 사실과 엮어서 설명하는데,  특히 욕지도나 연대도 등 최근의 연구 결과까지 정리되어 있어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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