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이라는 단어와 사치품이라는 단어를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숙련의 장인이 높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한 것이 명품이다. 저임금을 노려 제3국에서 완성품 직전으로 수입해 딱지만 붙이고 감성만을 판매하여 큰 수익을 추구하는 사치품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 여력이 있는 계층이 존재하는 이상 사치품은 자본주의 세상에서 자연스러운 상품 중 하나이다. 기업의 경영자는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할 것이고, 브랜드화는 그 전략 중 하나이다.
오리지네이션은 세계화된 자본주의를 상품의 지리적 특징을 따라 해설한다. 로컬, 내셔널, 글로벌로 구분하여 분석하는데, 교과서에서도 널리 다루어지던 애플이 이 서술에 기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신기했다. 특히 영국에서 생산하지도 않으면서 영국다움을 강조하는 버버리는 대중화와 매출 사이의 이야기가 특히 재미있었다.
LG의 프라다폰이나 카스티야라만차의 사프란 등등 다양한 사례가 제시되어 흥미를 유발한다. 특히 마지막 지역발전에서 자체 브랜드의 로컬 기업이 없다면 지역의 생산은 아웃소싱의 위기에 처한다는 웨일스 이야기는 분공장체제로 느껴져 뼈아팠다. 오리지네이션을 통해 주변부를 살펴본다는 점에서 그 접근방식이 꽤나 쓸모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코닥이나 서울의 디자이노믹스 등은 그래도 괜찮았지만 뉴캐슬 브라운 에일은 맛도 모르고 본 적도 없어 정말 이해가 영 되질 않았다. 번역서라 어쩔 수 없으니 우리는 사례가 될 수 있는 브랜딩된 로컬 기업이 있나 생각해 보게 되었다. 성심당과 시몬느가 떠오르는 걸 보면 아직 갈길이 멀다. 우리의 기업들도 오리지네이션을 통해 핵심부로 거듭나게 될 날이 올지 모르겠다.
뿌직뿌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