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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뿌직

골목길 자본론

by Thisis Geoedu 2024. 8. 7.

미국인 마크 테토가 우리나라의 골목에 대해 쓴 글이 화제가 된 적 있다. 강북과 강남의 골목에서 느껴지는 도시의 맛을 표현하여 정말 잘 와닿았다. 차를 가지게 된 뒤엔 아무래도 훨씬 적게 걷긴 하지만, 골목은 도시를 느끼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골목길 자본론경제적 관점에서 골목길을 해부한다. 상권의 측면에서 중심상권과 몰링과 골목길을 구분하여 정리한 내용이 깔끔했다. 백화점만 가면 마음이 불편하고 답답한데 몰링이 잘 맞지 않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감도 들었다.
젠트리피케이션을 둥지내몰림이라고 쓰라는 국립국어원을 보고 전문가가 번역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젠트리가 된다는 문자 그대로의 뜻을 고려하면 고급화된다는 뜻이고, 구성원이 밀려나는 것은 그에 따른 현상이다. 철거의 트라우마가 강렬한 우리의 집단적 경험 때문에 젠트리피케이션은 부정적 측면이 감정을 자극하지만, 자본주의 도시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은 필요하기도 하고 막을 수도 없다. 경제학의 관점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을 옹호하는 설명이 자연스러웠다. 젠트리피케이션보다 오히려 천편일률적인 모습으로 복제되어가는 현상을 경계해야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게 느껴졌다. 장인의 육성이라는 관점도 설득력이 있었다.
제조업 유치에는 집중하면서 골목길 소상공인 유치에는 인색한 도시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부분은 도시승수효과를 간과한다는 느낌이 들어 그다지 공감되지 않았다. 앞글자로 뭐 만드는 군더더기가 있었지만, 그래도 자본론이라는 거창한 이름과는 다르게 엘리트 장년 남성이 자기 취향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아기자기함이 느껴져 소소하게 읽기에 수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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