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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뿌직

지도 패러독스

by Thisis Geoedu 2024. 2. 15.

학생들에게 GIS를 가르치다보면 아무래도 기능의 습득을 가장 중요하게 가르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지도학과 함께 비판적 문해력 또한 신장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GIS는 지리에서 출발하긴 했지만 지리 전공자만 사용하지는 않는데, 지리교육을 전공한 입장에서 GIS는 단순한 도구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이다. 

지도 패러독스비판 GIS를 다루고 있다. 문화지리학이나 사회지리학이면 그래도 익숙한데, GIS에 비판이 붙는다는 점에서 일단 독특하다. 특별히 마음에 드는 부분은 애매한 위치에 대한 서술이었다. 교수나 연구원 등 GIS로 학위를 받은 전문가 집단도 아니고, 그렇다고 GIS를 도구로만 활용하는 아마추어 일반 대중도 아니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사이드에 비유하여 설명하여 이해가 잘 되었다. 

그래도 GIS를 다루고 있으니 자세한 기술적 측면으로 접근하여 전문가만 이해하는 용어로 가득찰 법도 하지만, 애초에 그런 방향의 책은 아니다. 공학보다는 사회과학의 접근에 가깝다.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하지는 않다. 하비, 로빈슨, 로즈, 코스그로브 등 지리학자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지리교육을 전공하며 접했던 유명 지리학자들이 숱하게 등장하기 때문에 정말 재미있었다.

"지도학은 모든 형태의 지리적 지식을 지탱하는 주요 기둥이다", 인종의 지도학적 계산에서 "전쟁을 낳는 부화기" 등 표현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토착적 매핑, 런던의 CCTV, 맥킨더의 지도, 캐나다의 GIS 등 수업에 활용할 소재도 정말 많아 좋았다. 지도는 예술이자 과학이라는 표현을 써왔는데, 지도는 정치라는 점도 꼭 강조해야겠다. GIS 특히 평소 궁금했던 가려운 부분을 잘 긁어주어 정말 시원했다. 영어 원서는 도저히 못읽는데, 번역서로 나와 정말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