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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뿌직

우주에서 본 한반도

by Thisis Geoedu 2024. 1. 27.

지구관측위성과 원격탐사의 매력을 학생들에게 기회 닿는대로 소개해주고 싶다. 아마도 김현옥 박사님께서 쉽고 재미있게 써주신 책의 영향이 강했을 것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대학생 시절 환경지리 수업이 그 밑바닥에 깔려 있었다. 강의에서 언급한 교재가 많았는데, 그 중에서 '북한의 환경변화와 자연재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방조제가 유실되어 발생한 피해를 인공위성 영상으로 파악한 부분이 아직도 기억난다.

우주에서 본 한반도원격탐사로 북한 맛보기의 느낌이 난다. 북한의 도시화, 광산의 개발, 백두산의 분화, 산림의 녹화, 미세먼지와 하천, 갯벌과 간척사업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흥미를 유발하는 점이 정말 좋다. 특히 다락밭 개간으로 인한 산림 파괴가 고난의 행군 시기 일시적인 현상일 뿐 현재는 조림사업으로 산림복원이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좋았다. 세월이 지나 사실과 달라진 옛 지식의 수정이 이루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려운 이야기를 어렵게라도 할 수 있으려면 전문성이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어려운 이야기도 쉽게 풀어낸 능력이 있다는 것은, 그 수준을 넘어서는 교육적인 가치까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공위성 원격탐사를 언급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기술에 대한 지식이 기초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없다고는 보기 어렵다. 하지만 원격탐사의 강점이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한반도 북부 지역의 지역지리를 서술하면서, 위성 영상에 대해 쉽게 쉽게 풀어주며 그 진입장벽을 엄청나게 낮추었다. 참 매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을 굳이 꼽아볼 수 있다. 위성영상마다 구글어스가 나오는데 아마도 독자가 접근하기 좋다는 장점을 고려했겠지만, 우리나라의 위성영상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 글꼭지 마무리마다 간단한 삽화가 들어가 있는데, 공공기관의 조악한 교육자료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캐릭터가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에듀만화 형태의 본문이었다면 잘 어울렸을 것 같은데, 글과 자료가 중심이 되는 본문의 형태와는 잘 안어울린다.

그래도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 언급된 사례들을 모아서 학생들이랑 원격탐사 수업에 활용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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